경영진단_050 스톡옵션, 생겼다가 사라진 이유

미국 특유의 개척정신이 비즈니스에 잘 적용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이 ‘스톡옵션(Stock Option)’입니다. 열심히 일할 수 있는 동기부여를 하는 방법으로는 최고의 툴로 작동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스톡옵션을 도입한 진짜의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그것은 스톡옵션 부여에 관한 비용을 회계처리하지 않았었기 때문입니다. 연봉 2억원의 엔지니어에게 2억원의 스톡옵션을 추가로 지급하는 조건으로 스카우트 제의를 한다면 어떤 엔지니어가 마다하겠습니까? 회사의 입장에서는 스톡옵션을 지급한다고 해서 지금 당장 현금 지출이 뒤따르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미래의 특정 시점에 해당 엔지니어가 스톡옵션을 행사한다면 2억원의 비용을 지출해야 하는 구조입니다.

회계는 비용을 이렇게 정의합니다.

비용= 현재 발생한 사건의 결과로 현재 또는 미래에 현금 등의 순자산이 희생될 경우 그 순자산의 현재가치

스톡옵션의 부여시점에 비용으로 처리해야 하는 것이 회계의 원칙이지만, 스톡옵션 도입 초기의 회계기준에서는 이는 비용처리를 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이유로 단기업적으로 평가받는 경영자들은 현재의 인건비를 아끼면서 유능한 인재를 스카우트하거나 회사에 붙잡아 두기 위해 스톡옵션을 물쓰듯 나누어 준 것입니다. 그 결과 스톡옵션을 받은 직원도 일의 성과에 따라 주식의 시세가 영향을 받는 사실에 고무되어 최선의 성과를 이루기 위해 노력했고, 주가 상승이 최고 경영자 뿐만 아니라 스톡옵션을 부여받는 직원에게도 큰 혜택이 공유되는 상황이 연출되었습니다.

그러나 예정된 비용은 반드시 시간의 차이일 뿐 결국 도래하게 됩니다. 1990년대 말 미국 재무회계기준위원회는 스톡옵션을 비용으로 처리하는 회계방안을 마련했습니다. 물론 많은 스톡옵션 지급회사들은 반발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반대입장의 로비활동이 의회를 통해 스톡옵션 비용처리 제도화를 금지하는 사태로 선회했습니다.

한편으로는 스톡옵션에 관한 투명성을 제시해야 금융위기의 해결된다고 하는 의견을 제시한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조셉 스티글리츠 Joseph Stiglitz)도 있습니다. 경영자에게는 단기 실적대신 장기 실적을 바탕으로 보너스를 지급하는 식으로 성과 평가체계를 바꿔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국의 정부가 스톡옵션 지급을 비용으로 처리하는 법안을 마련한 것은 당시 반대하는 기업이 없었기 때문으로 보여집니다. 한국 기업이 그만큼 회계의 중요성에 대해 무관심하지 않았는가 하는 의구심이 들게 하는 장면입니다. 몇 몇 기업이 세상에도 없는 불필요한 규제라고 불평하기는 했지만 소수의견으로 채택되지 않고 말았습니다. 미국도 엔론 회계 부정 스캔들 이후 기업의 투명성을 강화하자는 취지에서 회계 기준을 개정하고, 스톡옵션 지급을 비용으로 처리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스톡옵션 지급이 급감하게 되었고 거의 사라지게 된 것입니다.

요즘에는 스톡옵션제도를 보유한 기업들조차 최고경영자나 몇몇 고위 임원 정도에게만 스톡옵션을 주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스톡옵션대신 양도제한부 주식(Restricted Stock)을 주는 기업도 생겨았습니다.

양도제한부 주식은 직원에게 주식을 공짜로 주는 제도입니다. 직원은 임기를 채울 때까지 주식을 마음대로 처분하거나 양도하지 못하게 됩니다. 양도제한부 주식을 지급한 기업은 지급 시점에 곧바로 비용처리를 하기 때문에 회사의 이익 조정에 아무런 영향을 미칠 수 없고, 스톡옵션보다 회계 투명성의 향상에 도움을 주는 제도로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스톡옵션이 주는 위력도 있습니다. 위기에 처한 회사를 회복시키고 성장으로 이끄는 동력으로 작용하고, 좋은 결과가 도출되었을 때 자연스럽게 보상의 규모도 시장에 의해서 결정되는 구조로 보아서는 스톡옵션만한 전략도 없어 보입니다.

스톡옵션 제도의 흥망성쇠를 돌아보면 회사의 경영성과를 어떻게 높일 것인가에 대한 목적을 염두에 둔 발상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과 비용처리에 관한 기막힌 발상이 만들어 낸 한 시대를 풍미했던 추억의 사건으로 잊혀져 간다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스톡옵션을 얼마나 받으셨습니까? ⓒ 김형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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