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단_066 모든 부탁을 거절했다고 자신할 수 있을까요?

사함들은 고향과 같은 지역이나 학벌이나 종교, 인종, 성별이 같은 사람에 대해 편향성을 가집니다. 희소한 자원을 할당 받거나, 어떤 사회 집단에 들어갈 자격을 얻거나, 좋은 입지 조건의 아파트를 분양받거나, 은행의 대출담당자를 소개받는 등의 일에서 여러분도 친구나 친구의 친구 또는 친척으로부터 부탁을 받은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심리학자들은 이러한 현상을 내집단 편향(in-group favoritism)이라고 부릅니다.

자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자신과 비슷한 부류의 사람에게 유리하도록 그들 편을 든다면, 그 결과는 우리와 다른 사람들에 대한 차별로 이어지게 됩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우리와 생김새가 비슷한 사람들의 편을 드는 것은 우리와 다른 생김새를 가진 사람들을 밀어내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우리는 그런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도 지난 20년간 주택담보대출 영업 부문에서 우입과 주택의 입지 조건 등 대출 요건을 충족하고도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거부당한 사례가 일반적으로 백인에 비해 흑인이 월등히 높다는 사실이 밝혀졋습니다. 1990년대 이 사실이 처음 발표되자, 언론은 이 사례를 흑인 사회에 대한 은행의 편견과 적대감을 나타내는 인종차별 사례로 꼽았습니다. 한편에서는 이를 흑인에 대한 편견과 적대감으로 발생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대출 담당자들은 단순히 인종이나 환경 또는 그 밖의 조건들에서 주로 자기와 비슷한 사람들에게 대출을 승인해 주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백인이 대부분인 대출 담당자들은 백인 대출 신청자의 대출 요건이 약간 미흡하다고 해도 다른 지원자들보다 자신과 생김새가 비슷한 그 백인 고객에게 대출을 승인해주고 싶은 마음이 더 커진 것입니다. 결국 ‘바깥 집단’에 돌아갈 대출금이 그만큼 줄어들게 되며, 결과적으로 인종 차별적인 은행원이 소수 인종에게 대출을 해 주지 않는 것과 똑같은 차별이 발생한 셈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단순히 대출 담당자가 자기 그룹 사람들에게 선심을 베풀면서 발생하는 일입니다. 여기서 가장 핵심이 되는 대목은, 내집단 편향은 바깥 집단에 대한 적대감과 똑같은 결과를 낳게 되며, 이런 일은 자신이 무슨 잘못을 하고 있다는 인종차별적인 생각 없이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2009년 미국에서는 ‘카테고리I’으로 불리는 비밀 입학 시스템에 의해 입학 담당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자격이 안 되는 학생들이 입학 자격을 얻기도 하고 불합격된 학생들이 슬그머니 학격 통지를 받기도 하는 일이 발생되기도 했습니다. 2017년 한국에서도 국영기업에 국회의원의 추천으로 입사한 직원의 비율이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 입사한 직원보다 높았다는 기사가 유사성으로 설명되는 대목입니다.

“오랜 기간 동안 이어져 온 냉소주의와 조악한 기회주의 문화로 인해 완벽한 위기를 자초했다”는 조사 위원회의 보고서가 총괄총장직 사임까지 몰고 갔던 사례로 이를 설명합니다.

의심의 여지없이, 비행을 저지를 사람들 중 몇 사람은 자신의 행동이 비윤리적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떤 이들은 자신과 가까운 사람을 도와준다는 생각에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모르는 누군가가 불공평하게 탈락될 것이라는 사실을 간과했을 것입니다. 당시 청탁한 의원들에게 기자가 물었습니다. 답변은 간단했습니다. “그저 제 일을 했을 뿐입니다”라고 대답했답니다. “시민들은 도로포장이나 보도블록 교체 또는 자녀의 대학 입학 등을 부탁합니다. 나는 이런 부탁들이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라는 의원의 답변은 당당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보다 더 일반적인 것이 ‘기여 입학’이라는 것입니다. ‘기여 입학(Legacy admits)’ 제도는 입학 기준이 미달되는 경우 부모가 해당학교의 동문이거나 기부금을 내거나 좋은 인맥을 지녔다는 이유로 입학을 허가하는 제도입니다. 대부분의 아이비리그 신입생 중 10~15%에 해당하는 학생들이 기여 입학 전형으로 입학합니다. 1990년 미국의 교육부가 펴낸 보고서는 하버드대학교의 기여 입학 학생들은 다른 일반 전형 학생들에 비해 스포츠 분야를 제외하고는 ‘우려할 정도로 낮은’ 자격 요건을 가지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아마도 대학의 기여입학제도 담당자나 은행의 대출 담당자들도 차별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을 것입니다.

많은 미국 대학들의 입시 제도에 나타나 있는 내집단 편향과 대부분의 사람들이 보여 주는 의사 결정 과정은 한계를 지니는 윤리성의 핵심적 측면, 즉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비윤리적으로 행동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이러한 행태의 비윤리적인 행동은 고의적으로 저지르는 부정행위보다 더 만연되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행동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기존의 방법 말고 아주 다른 방법이 필요합니다. ⓒ 김형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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