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단_070 미래를 준비한다면서 미래를 심각하게 무시하는 경향

40대 남성이 암에 걸릴 확률은 37.5%이고, 이를 대비해서 암보험 가입률은 67.1%입니다. 그런데 이 남성이 94세까지 생존할 확률은 47.3%인데, 개인연금 가입률은 29.6%에 불과합니다.

지난 2015년에 제가 쓴 칼럼이지만, 통계 자료를 보다라도 우리 모두는 미래에 일어날 일들을 지나치게 저평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중요하게 준비해야 할 사항을 고려하지 않은채 단기적인 상황에 과도하게 매달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수명은 늘어나는데 그만큼 은퇴자금을 준비하려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다는 것을 통해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퇴직 후 다녀올 만한 여행지에 젊은 직장인들이 함께 동행하는 것을 목격하게 되고 어떤 경우에는 젊은 여행객이 더 많은 경우도 종종 목격하게 됩니다.

가계대출이 급증하고 있고 경고가 끊이지 않고 있지만 이를 해소하려는 노력이나 줄어드는 장면을 거의 목격하지 못하는 것이 바로 이러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래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무시하는 경향이 개인에게 국한된 것만은 아닙니다. 조직도 마찬가지입니다. 입사 전까지는 필요자격을 갖추기 위해서 높은 장벽을 넘도록 하지만, 일단 입사한 직원이 수 십년 동안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역량을 개발하도록 훈련시키거나 스스로 향상시킨 능력을 평가하지 않는 것이 이러한 미래를 무시하는 경향의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업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비용 면에서 고효율을 보장하는 자재를 사용하지 않고 현재 투입되는 비용을 낮추는데 중점을 두는 경우입니다.  홈페이지 회사 소개에는 미래를 준비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면서 벌이는 일들이 이렇습니다. 실무진에서는 장기적으로 보면 손해라는 사실을 모르는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공사비용의 제약으로 기업은 공사 결정 당시 미래를 내다보지 않는 결정- 가령 싼 가격 중심으로 자재를 구입해서 짓는 결정-을 강행했고, 장기적으로 발생할 문제로 인한 수리비와 운영비의 절감보다 현재 줄일 수 있는 비용에 더 강조점을 두는 것입니다. 이러한 결정에 기업은 당장 투자에 대한 비용의 회수를 생각할 때 바람직한 결정을 한 것입니다. 단기 성과주의라는 것이 바로 이런 것입니다. 내가 맡은 기간 중에만 고장나지 않으면 된다는 생각이 깔려있다고 보여집니다. 더 큰 문제는 당장 시작한 회사의 미래 전략이 허구라는 것을 실증적으로 행동한다는 것입니다. 단기적인 예산 압박으로 미래에 일어날 일들을 과소평가하는 것이 바로 졸속으로 미래 전략을 구상한 것과 궤를 같이하는 것입니다.

개인이나 조직이 의사 결정 상황에서 심각하게 미래를 내다보지 못하는 부적절한 상황을 두고 행동 결정 연구자들은 ‘의사 결정의 실수’로 다루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의사 결정으로 인해 다른 사람들이 고통을 받고 미래 세대가 우리가 저지른 실수를 감당할 것을 강요받는다면, 이는 ‘윤리적인 문제’가 됩니다.

미래를 심학하게 고려하지 않는 처사는 어리석은 것 뿐만 아니라 비도덕적이기까지 합니다. 미래 세대의 기회와 자원을 현재 강탈하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과 조직 그리고 국가들이 자신의 행동이 윤리적으로 한계가 있으면, 많은 경우 결과적으로 비윤리적인 행동이 된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채 이러한 실수를 범합니다. 산을 더럽히는 사람을 산이 좋아 산에 가는 사람들입니다.

사람들이 지구를 소중히 다루고 싶다고 말할 때, 그들은 보통 자신의 후손에 염두를 둡니다. 하지만 막상 우리 자산의 삶의 수준을 낮춰 미래 세대를 위해 투자할 시간이 되면, 미래 세대의 존재는 너무 희미해져 우리 선택에서 충분히 고려되지 못하는 대상으로 변하기 시작합니다. 미국의 생태경제학자 허만 달리(Herman Daly)는 “사람들은 종종 지구가 계속 존재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점포 정리’ 상태인 것처럼 간주하고 환경문제에 대한 결정을 내린다”고 주장합니다. 자신과 거리가 먼 문제인 경우 그리고 세대 간 분배 문제와 관련된 경우에 미래를 가장 고려하지 않는 것이 바로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는 예시입니다.

우리는 이렇게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한다는 미명하에 자신이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비윤리적인 행동을 범하고 있습니다. 미래를 준비한다면서 미래를 심각하게 무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 김형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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