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단_074 우호적인 상대에겐 눈감아 주는 오류

평기기관이 자신들이 평가한 기업을 기쁘게 해 준 대가로 인센티브를 받는다면, 독립적인 환경에서 평가가 이루어졌다고 해도 더 이상 객관적인 평가는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모두가 이러한 확실한 결론이라고 믿는 것은 아닙니다. 평가기관을 두둔하는 사람들은 기관의 청렴결잭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신용평가기관이 편향된 평가를 내릴 리 없다고 주장합니다. 이러한 신뢰는 감탄할 만하지만 지나치게 낙관적입니다. 더 나쁘게 말하면, 이러한 낙관적인 믿음은 신용평가기관이 비윤리적인 행위를 일삼을 때 사회가 그 행위를 알아채지 못하게 방해합니다.

엔론 사건 이전에 연방정부가 감사 기관에 내재된 이해관계의 충동을 지적하지 않았던 것처럼, 미국의 지도자들은 신용평가기관을 변화시켜 재앙을 막는 데 실패했습니다. 이렇듯 다른 사람의 비윤리적인 행동은 많은 사람들의 눈에 선명하게 보이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의 비윤리적인 행동을 잘 알아채지 못하는 여러 이유가 있습니다. 첫 번째 이유는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갖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 문제에는 주의를 기울이지만, 그렇지 않은 일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이 보통입니다. 다른 사람의 비윤리적인 행동을 알아본다고 해서 내가 이득을 얻는 것이 별로없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이유는 아주 분명한 사실을 보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일반적인 사람들이 충분히 읽어낼 수 있는 분명한 사실도 어떤 한 가지 작업에 몰두하는 순간에는 알아보지 못한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비윤리적인 행동에 눈감게 되는 여러 가지 이유 중의 하나가 동기화된 눈감기입니다. 동기회된 눈감기는 다른 사람의 행동을 목격하는 것이 자신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경우에, 그사람의 비윤리적인 행동을 보지 못하는 일시적인 현상을 묘사합니다.

A가 B를 우호적으로 바라볼 동기가 있거나 우호적으로 보아야 하는 위치에 있을 때, A는 B의 행위에 대한 윤리성을 정확하게 평가하는데 어려움을 느낄 것입니다.

대중적인 물의를 빚은 대부분의 충격적인 사건들을 살펴보면, 이사회 또는 외부감사인, 신용평가기관 등에 속한 많은 사람들은 적절한 자료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이 있었고, 마음만 먹으면 다른 사람들의 비윤리적인 행동을 알아차리고 저지할 수 있었던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그러지 못했습니다. 적어도 자신이 보고 싶지 않은 나쁜 정보는 알아보려고 하지 않는 심리적 성향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기 때문입니다.

21세기 초반을 떠들썩하게 달궜던 윤리가 무너진 거대 사건은 바로 엔론의 몰락입니다. 이 사건은 한 시대를 풍미했던 최고의 유망 업체가 윤리라는 보이지 않는 빙산으로 몰락한 상징이 되었습니다. 엔론의 회계 감사 업무를 맡았던 아더 앤더슨(Arthur Andersen LLP)은 엔론이 주주들에게 수십 억 달러의 돈을 빚지고 있다는 사실을 숨기고 있었습니다. 아더앤더슨은 동기화된 눈감기를 한 대가를 스스로 감당해야 할 충분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2001년 아더 앤더슨은 엔론으로부터 수백 만 달러의 수입을 챙겼습니다. 엔론은 미국 텍사스 주 휴스턴에 본사를 둔 미국의 에너지, 물류 및 서비스 회사로 2001년 12월 2일 파산 전까지 엔론은 약 2만 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었고 2000년 매출 1110억 달러를 달성한 세계 주요 전기, 천연 가스, 통신 및 제지 기업의 하나였습니다. 엔론은 2천 5백만 달러의 회계 감사 비용과 2천 700만 달러의 컨설팅 비용을 아더앤더슨에게 지불했습니다. 아더 앤더슨은 이렇게 수익성 좋은 고객을 유지하고 확장해 나가고 싶근 강한 동기가 있었습니다. 따라서 아더 앤더슨의 입장에서는 엔론을 계속 고객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엔론의 회계정부에서 문제점을 찾아냈더라도 의도적 눈감아 주기로 덮은 것입니다. 게다가 아더 앤더슨에서 근무하는 상당수의 회계사들은 자신의 동료들이 그랬던 것처럼 엔론에 고용되기를 희망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동기가 연결된 동기화된 눈감기가 만연할 수 있었던 미국의 회계감사 시스템의 약점을 그대로 드러난 사건이었습니다.

이 사건에서 아더 앤더슨의 쟁쟁한 회계사들은 엔론의 비리를 적발하는데 실패했습니다. 회사 관계자들이 동료와 고객의 비윤리적인 행동을 간과하지 않고 주목했더라면 이러한 금융 사고는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한 실험에서 외부감사인으로 활동하는 회계사들에게 공정한 전문가의 임장에서 기업의 진정한 가치를 평가해 줄 것을 요구하면서, 정확한 판단을 내린 사람에게는 보상을 줄 것이라는 말을 덧붙였음에도 이해 관계가 있는 기업에 대해서는 평균적으로 높은 평가를 했다고 합니다. 의식적으로 자신의 고객에게 이로운 의사 결정을 내렸다기보다는, 기업에 대한 정보를 편향적으로 이해했다는 것으로도 해석이 가능한 부분입니다. 외부 감사인의 역할 맡음으로써 평가에 편향성이 생기고 고객 행위의 문제를 포착하는 판단력이 흐려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상으로 설정된 외부 감사인과 고객의 관계에서조차 흐린 판단력을 나타내는 것으로 실험 결과가 나왔다는 것입니다.

고객이 비윤리적인 행위를 일삼는 경우에도 외부 감사인은 고객이 자신의 비윤리적인 행동을 보지 못하는 것과 같은 이유로 고객의 이러한 비윤리적 행동을 보지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의 비윤리적인 행동을 계속 보지 않으려는 동기부여 요소는 두려움, 보상, 조직에 대한 충성, 조직 문화 등 여러가지 형태로 유추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좀 더 윤리적으로 행동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눈을 가리고 있는 동기 요인을 제거하고, 이러한 요인들이 자신의 판단에 미치는 영향력 등에 대한 냉철한 판단이 필요해 보입니다. ⓒ 김형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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