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단_082 세상에서 보기드문 제재 시스템, 신상필교

윤리 준수 프로그램은 주로 비윤리적 행동을 억제하기 위한 제재 시스템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제재 시스템은 주로 징계로 이루어집니다. 하지만 이런 프로그램들은 종종 비윤리적인 행동을 억제하기는 커녕 부추기는 역효과를 낳기도 합니다.

한 실험을 통해 비윤리적인 행동을 줄이기 위해 고안된 규정 주순 시스템을 적용함으로써 오히여 비윤리적인 행동이 실제 더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였습니다.

한 연구에서 연구 참가자들이 독성 가스를 분출하는 업계의 제조사 측 역할을 맡았습니다. 요즘처럼 미세먼지가 큰 사회적 관심이 되는 시점에서 제조사의 환경 오염 물질 배출은 중요한 비즈니스 이슈인 것은 분명합니다. 환경 단체가 오염 물질 분출 대상으로 제조사를 지목하고 해법으로 공기 정화기를 가동할 것을 권유할 것입니다. 환경 단체가 권유하는 데로 공기 정화기를 가동할 것인가? 아니면 비용을 고려하여 공기 정화기를 가동하지 않을 것인가?  이런 상황에서 제조사가 의사 결정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환경 단체의 권유가 어떻든, 이를 준수하지 않았을 경우 제재를 받게 되는 벌금보다 가장 적은 비용이 드는 쪽으로 선택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결론이었습니다.

경제학자들은 법금 부과에 관해서 적은 벌금은 어떠한 행동의 변화도 이끌어 내지 못할 것이며, 높은 벌금의 부과는 공기 정화기 가동을 더 많이 할 것이라고 예상하게 됩니다.

참가자들은 어떤 행동이 옳은 것일까라는 문제에 대해 집중하기 보다는 어느 쪽이 더 비용 합리적일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고 의사 결정 문제에 있어서 선택의 기준에서 윤리적인 측면을 배제한 경제논리에 집중하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회사가 설립되었다는 측면을 고려하면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린이집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매일 늦게 퇴근하는 맞벌이 부모를 둔 아이들의 귀가가 늦어지고, 이를 위해 항상 마지막 어린이가 귀가하는 시간까지 기다려야 하는 어린이집 선생님들이 묘안을 생각해 냈습니다. 늦게 아이를 데리러 오는 부모에게는 벌금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 보려고 했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참담하게도 벌금 제도를 시행하게 되면서 늦게 아이를 찾아가는 부모가 늘어났고, 오히려 당당하게 늦은 시간에 아이를 찾아가더라는 것입니다.

이유는 이렇습니다. 벌금 제도를 바라보는 부모의 의사 결정 과정을 이해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벌금이 아이를 빨리 데리고 가야 한다는 윤리적 측면을 지워버리고, 경제적인 문제로 부각시킨 것입니다. 부모에게 어린이집의 벌금 제도 등장은 새로운 서비스가 시작된 것으로 의사 결정의 틀을 바꾸어 버린 것입니다.

어린이집에서 벌금 제도가 새로운 서비스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을 간파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뚜렷하게 벌금으로 인한 부가 수입이 증가하지도 않았습니다. 결국 벌금 제도를 철회하게 됩니다. 그러면 그 후에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예상하시는 바와 같습니다. 벌금 제도가 사라진 어린이집, 부모들이 아이를 늦게 찾아가는 빈도거 그 벌금 제도를 시행했을 대보다 더 늘어났습니다.

이와 같이 의무를 준수해야 하는 일종의 제재 시스템은 실패하기 십상이고 윤리적인 의사결정을 방해하는 결정적인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자신의 자율적 의사결정을 제한 하는 것에 대한 반발이 생기고 심지어는 저항하는 ‘심리적 반발’ 현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이런 반발심이 과하게 통제를 당할 때, 준수 사항을 따르지 않는 것이 더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금지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도로를 무단 횡단하면 벌금이 10만 원’이라는 경고문을 본 젊은이들이 멀리서 경찰이 쳐다보고 있음에도 “10만 원 벌었다”라고 하면서 무단으로 도로를 가로질러 달려가는 장면을 연상하게 합니다.

의무를 따르라는 제도가 제재를 더하면서 효과를 발휘할 수도 있지만, 실패율은 놀랄 만큼 높기 때문에 사후적으로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보다 결정적인 위험성은 윤리적인 의사 결정을 왜곡한다는 것입니다. 올바른 행동에 대한 생각을 우선하기 보다는, 의무 준수 프로그램을 이행할 경우의 이익과 불이행 했을 경우의 손해를 수치로 계산하는 방법을 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모니터링과 감시 그리고 제재 시스템을 통해 윤리를 강제하고자 하는 덫에 걸리는 것을 경계해야 할 것입니다. 의사 결정에서 의무를 준수하는 측면보다는 윤리적인 면을 강조하는 구조를 만들어서, 의사결정을 할 때마다 항상 되뇌이며 의사결정을 점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나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나는 문제의 원인을 나에게서 찾는다. 나는 모든 힘을 다해 회사를 사랑한다. 나는 동료를 부모형제같이 대한다. ” 한 회사의 윤리 선언서 입니다. 회의 시작 전에 암송하고 시작합니다. 덧붙여 ‘신상필교(信賞必敎)’라는 세상에서 보기드문 제재 시스템을 소개해 봅니다. ‘잘 한 사람에게는 상을 주고, 잘 못한 사람에게는 교육을 통해 재도전의 기회를 준다.’ 이러한 제재 시스템은 윤리적 의사결정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항상 의사결정권자는 한 번 더 고민해 보아야 합니다. ⓒ김형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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