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단_084 공식적인 규범과 비공식적인 문화의 상충

극한으로 치달리고 있던 언론에 선명하던 노사간의 갈등을 가까이서 지켜 본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이목이 미치지 않는 곳에서 노사 양측은 따로 만나서 서로 예의를 갖추며 같은 질문을 던지는 모습을 보이는 장면이 연출되었습니다. “이 문제는 서로 양보하죠?”

조직이 가지고 잇는 공개적이고 공식적인 규범은 직원들의 행동을 선도하는 비공식적이면서도 감춰진 문화에 상충합니다. 공식적인 규범과 커뮤니케이션이 그렇듯, 조직의 비공식적인 문화 역시 윤리적인 행동을 비롯하여 용인될 수 잇는 행동이 무엇인가를 알려 주는 신로를 보냅니다.

윤리 행동 강령과 윤리 교육, 조직 문화와 같은 정규 윤리프로그램은 문서화로 정리되어 있고 논리적입니다. 그러나 비공식적인 문화를 통해서 전해지는 신호는 임직원들의 ‘느낌’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귀로 들은 적은 있지만 논으로 본 적이 없는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비공식적인 문화는 조직 내 윤리적 규범에 관한 비공식적인 메시지를 대변합니다.

임직원은 이러한 비공식적인 환경을 통해서 조직의 ‘참된 윤리 가치’를 배웁니다.

협력사를 포함한 이해관계자까지 지켜주기를 바라는 윤리적 기준을 담은 공식적인 윤리 행동 강령을 보유한 기업은 생각 밖으로 많이 있습니다. 윤리 행동 가이드가 아주 중요한 요소로 간주되기에 모든 직원들은 매뉴얼을 읽고 ‘윤리강령 준수 확인서’에 서명합니다. 이렇게 하면 윤리 행동 강령이 작동해야 합니다.

그런데 ‘엔론’에서는 윤리 행동이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존슨앤존슨도 잘 짜여진 윤리 행동 강령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두 회사는 어떻게 달랐을까요?

두 회사의 진정한 차이는 공식 시스템에 녹아 있는 비공식적인 문화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존슨앤존슨은 1982년 타이레놀 청산가리 훼손 사건이 발생하자 1억 달러에 달하는 비용을 감수하고 자발적인 리콜을 결정했습니다. 이는 존슨앤존슨의 공식적인 윤리 강령은 비공식적인 문화와 궤를 같이 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반대로 엔론은 탐욕과 경쟁의 문화로 악명이 높았습니다. 정교하고 장황한 공식 행동을 가진 엔론은 비공식 문화와도 어울리지 않았고,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에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하기는 커녕 문제로부터 멀리 도망가기에 바빴습니다.

제조업계 직원들의 일탈을 연구한 한 연구에서는 ‘관리자의 공식적인 통제가 동료에 의해 비공식적으로 이루어지는 사회적 통제보다 못하다’라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조직 내에서 비공식 규범은 업무 처리 및 관련된 다른 활동을 이끄는 초기 영향력으로 이해되어 왔습니다. 이를 어떻게 공식화할 것인가? 정답을 향하는 방법입니다.

공식적인 시스템을 능가하는 비공식 문화의 힘은 엔론과 아더 앤더슨의 종말에서 여실히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비공식 문화에 의존하는 구성원이 얼마나 공식적인 시스템과 닮아있느냐가 관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김형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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