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단_108 선택이 쉽지 않을 때가 훨씬 많습니다

같은 기부금이라도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얼마나 큰 혜택이 돌아가는가’를 스스로 되물어 보아야 합니다. 그런데 이 물음에 대한 답을 구하려면 우리의 행동이 가져올 결과부터 따져 봐야 합니다.

연말 정산할 때면 그 많은 세금을 거두어 정부가 무엇을 했는가? 의문도 가고, 또 한편으로는 ‘이런 일도 세금으로 처리하나?’ 싶은 일도 생겨서 자연스럽게 납세자로서는 세금이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 궁금할 때가 있습니다. 뾰족한 답을 얻을 수는 없지만, 그 세금의 혜택이 결국 세금을 내는 납세자에게 어떤 식으로든지 결국 돌아온다는 생각에 깊은 생각을 중단하기도 합니다. 세금은 내가 나와 내 주변이 혜택을 받는 것이라 얼마인지는 알 수 없으나 내가 그 세금의 일부 수혜자라는 귀속 영역이 새겨진 셈입니다.

그런데 기부는 내 재산의 일부가 나 아닌 이에게 완전 이전되는 것이고, 이전된 재산으로부터 내가 얻게 되는 혜택을 기대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더더욱 내가 낸 돈이 어떻게 쓰이는지 궁금할 수밖에 없습니다. 내가 직접 혜택이 필요한 이들을 찾아다닐 수 없고 또 쓰임을 관리 확인할 수 있는 노력을 투여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보니 누군가 전문적으로 그 일을 대행하는 단체나 조직을 찾아 그곳에서 대행해 달라고 부탁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기부할 단체를 선택하는 상황이라고 가정해 보면, 나의 기부 행위로 인한 잠재적인 영향을 평가해 보아야 할 것이고, 그 단체가 당신이 낸 돈으로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대다수의 단체가 이에 관한 내용을 공개하지 않는 편입니다. 웹사이트에 다양한 운영 프로그램이 소개되어 있지만, 큰 범주별로 예산을 어떻게 배분하는지도 알 수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개별 사업에 들어가는 비용이 얼마인지는 나와 있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더구나 내가 1만 원을 기부하면 한 끼 정도의 식사를 지원하는 데 충분해 보이긴 하지만 웹사이트에 나온 정보로는 그게 사실인지 확실히 알 수 없습니다.

이런 경우가 워낙 흔하므로 그러려니 받아들이지만 생각해 보면 몹시 황당한 일입니다. 기부는 나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들을 위해 무언가를 대신 사 주는 일입니다. 내가 낸 돈이 다른 사람을 돕는 데 쓰이는 것을 보고 싶은데 그것을 제대로 보여주지 않기 때문에 믿음이 가지 않는다는 얘기를 자주 듣게 되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낸 기부금으로 어떤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지 명확히 밝히는 단체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당신이 2만 원의 기부금을 제공하는 경우 식량 부족 국가의 어린이 4명이 한 달 끼니를 돕는다고 설명합니다. 좀 더 깊이를 더하면 식량 부족 국가가 어느 나라인지? 끼니의 수준이 영양실조를 해소하는 정도의 수준인지? 알지 못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어떤 행위가 더 큰 혜택을 제공하는지 상대적으로 분명히 드러날 수도 있습니다. 팔다리를 잃은 환자를 치료하는 것보다 다 죽어가는 환자를 치료해 목숨을 구하는 게 훨씬 혜택이 큽니다. 둘 중 한 명만 골라야 한다면 목숨이 경각에 달린 사람을 택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1명의 생명을 살리는 것보다 5명의 목숨을 구할 수 있는 경우가 혜택이 더 큽니다. 간단한 수술로 5명의 목숨을 구할 수 있는 경우와 시간이 오래 걸리는 복잡한 수술로 1명의 목숨을 구할 수 있는 경우가 있다면 전자를 택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하지만 선택이 쉽지 않을 때가 훨씬 많습니다.

우리에게 많은 자원을 제공하지만 않으면서 아주 영향력이 큰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을 말합니다. 늘 선택의 갈림길에서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일에, 의사결정의 중심이 서지 않으면 흔들리는 결과를 만나게 됩니다. 단순히 5명의 목숨을 구하는 것이 옳은 일이라고 생각하는 오류를 낳게 하는 것입니다. ⓒ 김형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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