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너있는 리더와 에티켓을 아는 리더

‘리더’의 어원은 인도유럽어의 ‘leit’라고 합니다. 그 뜻은 “전쟁터에서 깃발을 들고 맨 앞에 서서 적을 공격하는 사람, 적에게 가장 먼저 공격을 당해서 사망할 위험이 큰 사람을 묘사하는 단어”라 합니다.

변화 속에서 조직 차원의 성과를 만들어내는 리더십을 발휘한다는 것은 어렵고 위험한 일입니다. 조직은 변화를 직시하기보다 회피하기 마련이며, 손실에 대한 저항과 축적된 관성은 한층 힘이 세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리더는 불안정한 상태 속에서 자기 자신부터 잘 다스려야 한다는 것, 압박을 받더라도 지치지 말고 인내하라는 것, 학습 과정에서 고통과 손실이 따르는 것을 조직 구성원들이 함께 직면하게끔 만들면서 앞으로 나아가도록 이끌어야 합니다.

리더십은“직업이나 직위가 아니라 어떤 특정한 사람이 특정한 순간에 하는 행동”이며“의미 있는 변화는 긴 시간을 통해 수많은 실험이 축적된 결과물”입니다. 《어댑티드 리더십》

‘예(禮)’나 ‘에티켓’이라는 말을 현대적으로 해석하면, 사회생활에서 필요로 하고 있는 관행이나 관습을 형식화하여 지키는 것으로, 이를 통해 사회생활을 원만하게 운영하는 사람은 교양 있는 사람으로 평가받게 됩니다. 한 마디로 ‘예’ 에티켓’은 하나의 사회적 불문율로 행동의 기준인 것입니다. 반면 ‘매너(Manner)’는 ‘에티켓’을 행동으로 나타내는 것입니다.

‘에티켓’은 정해진 복잡한 형식이고 ‘매너’는 배려하고 칭찬하고 관심을 표현하는 방법입니다. ‘인사를 한다’는 것은 에티켓이며, 그 인사를 경망스럽게 하느냐 공손하게 하느냐는 매너의 문제입니다. 따라서 아무리 에티켓에 부합하는 행동이라 하더라도 매너가 좋지 않으면 ‘리더’로서 대접받기 어려울 것입니다.

엄밀한 의미에서 서로 다른 것임에도 불구하고, ‘에티켓’과 ‘매너’라는 용어는 ‘예의’라는 의미로 서로 구분 없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매너는 에티켓과 달리 정해진 복잡한 행동 양식을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이 아닌,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면서 타인을 조금 더 배려하고 칭찬하면서 관심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매너는 고급 레스토랑이나 파티장에서나 필요한 것이 아닌, 우리가 살아가면서 일상생활 속에서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으로 그것이 몸에 배도록 습관화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매너를 습관화하는 일은 리더로서의 덕목을 갖게 되는 것이고, 사회적으로 진정성 있는 소통의 길을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아무리 좋은 매너라도 그 속에 상대방을 존중하는 진실한 마음을 담고 있지 않다면, 그 가치는 반감될뿐더러 때로는 상대방을 조롱하는 것으로 오해받을 수도 있습니다. 사람들은 형식적인 매너나 가식적인 매너를 본능적인 느낌으로 알아챌 수 있으면, 이렇게 시작된 사회에서는 사회적 자본이 축적될 수 없습니다.

돈 많고 권력만 있는 사람이 리더라고 하며 한 사회를 이끄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런데 진정한 상류층은 매너가 좋은 사람입니다. 아무리 직책이 높고 권력이 많은 사람이라도 다른 사람을 생각해주는 마음, 나로 인하여 타인이 불편하지 않도록 배려해주는 마음이 없다면 그는 진정한 존경을 얻기는커녕 사람들에게 외면당할 것이며, 그 사회가 통합된 하나의 결집력을 가져갈 수 없을 것입니다. 매너의 기본 정신이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것인 만큼, 내 생각을 고집하기 이전에 상대방의 입장을 배려하는 것이 매너의 핵심이며, 리더의 덕목이자, 사회가 하나로 통합되어 갈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지는 것이라 할 것입니다.

참고로 ‘에티켓(Etiquette)’에 대해서 정리해보면 이렇습니다. 프랑스어로 ‘예의범절’이라는 뜻 외에 ‘명찰’이라 ‘상표’ 또는 ‘꼬리표’라는 의미도 지니고 있습니다. 이 에티켓의 유래에 관한 주장이 엇갈리는데, 하나는 17세기 프랑스의 태양왕 루이 14세가 살던 베르사유 궁전에 출입할 수 있는 귀족들의 출입증인 티켓(Ticket)에서 유래했다는 주장이 있고, 다른 하나는 베르사유 궁전의 스코틀랜드 출신 정원사가 정원을 보호하기 위해 통로를 안내하는 푯말을 세웠는데 그 푯말 이름이 에티켓이라고 불렀다는 데서 나왔다는 것입니다. 첫 번째 주장은 당시 귀족들이 에티켓을 통해 귀족 신분을 나타내기 위한 상표와 같이 겉으로 드러나는 예절과 친절함, 배려의 기준 등의 의미로 해석이 되면, 또 다른 해석은 ‘정원 출입안내 표지’와 같이 다른 사람의 ‘마음 정원’을 해지지 않는다는 뜻으로 넓게 해석할 수 있습니다. 지금도 프랑스에서는 ‘예의범절’과 ‘꼬리표’라는 두 가지 의미가 혼용되어 사용되고 있습니다. 독일에서는 ‘표(Etikett)’라는 말과 ‘예의범절(Etikette)’라는 다른 용어로 구분해서 사용합니다. 영어에서는 ‘표’라는 의미로 ‘티켓(Ticket)’으로 바꾸어 쓰고 있습니다.

프랑스에서 신사에 해당하는 ‘오네뜨 옴(Honnete Homme, 정직한 사람)’은 출신 가문이 좋고 궁정 출입이 허용되고, 궁정의 분위기를 잘 아는 사람을 의미하는 형식에 충실한 단어로 적용했습니다. 그러나 영국의 신사에게 있어서는 집안의 가문을 떠나 그 사람의 도덕적, 교양적 수준이 중요시 되었습니다. 프랑스 혁명은 귀족을 몰아냈습니다. 이때 프랑스의 ‘에티켓’은 영국으로 넘어가서 ‘신사(Gentleman)’의 기초가 되었습니다. 프랑스의 에티켓이 런던을 중심으로 새로운 매너로 변신하게 됩니다. 당시 영국은 세계로 영토를 넓혀가던 시기로, 그때 새롭게 형성된 상류사회의 사람들은 자신의 세련된 몸가짐과 고상함을 보여 다른 사람으로부터 존경을 받으려고 매너를 만들어 냈습니다.

시민혁명으로 귀족 계급이 붕괴하고 동등한 권리를 부여받은 시민에게 에티켓과 매너는 과연 어떻게 자리 잡아야 할까요? 모든 국민이 귀족이 된 지금, 이 사회에서 또 다른 리더를 만들어 숭배할 것이 아니라, 내가 리더가 되고 내가 귀족이 되어 예절의 형식적인 모습의 에티켓과 배려의 속마음인 매너를 동시에 갖추어야 할 의무를 소홀히 한다면, 그는 스스로 또다시 노예와 같은 신분으로 낮아지는 것으로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어렵게 얻은 평등의 권리가 의무를 다하지 않으면 모두가 행복한 세상은 요원할 것입니다. ⓒ 김형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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