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매일 당신의 가치를 증명하라

재학 시절 조퇴하는 친구의 뒷모습을 보면서 부러워했던 기억이 있다. 피치 못할 사정이 있을 것이라는 그림자는 보이지 않았고, 수업 중에 굳게 닫힌 교문을 당당하게 밀치고 나갈 수 있는 어떤 특권처럼 비추어졌던 것 같다. 그렇게 좋아 보이던 조퇴라는 특권을 제대로 누려보지 못하고 학창 시절을 마감했다. 아쉬움이 남지 않은 이유는 요즘 들어 유독 늘어나는 ‘조퇴’ 친구들 때문이다. 정년을 채우지 못하고 조기 퇴직을 하는 것이다.

학창 시절 조퇴한 친구들에게 ‘조퇴 기분’이 어떤지 물어보았다. 대답은 간단했다. “몸서리칠 정도로 나쁘다.” 가보지 않은 ‘조퇴’에 대한 감정이 대한 경외심이 절대로 실행하고 싶지 않은 ‘조퇴’로 경계심이 돌연 생길 수밖에 없었다. 덤으로 들려주는 희망 사항은 “계속 일하고 싶다.”라는 것이다. 모두들 단체 기합으로 엉덩이를 내주어야 할 때, ‘반성문’으로 맞는 공포를 벗어났던 ‘꾀’를 생각하면서 ‘조퇴’ 당하지 않을 방법을 궁리한다.

국민 오빠 ‘송해’의 장기근속은 좋은 해법을 알려준다. 1988년 ‘전국노래자랑’ MC를 맡아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1994년 프로그램 개편으로 송해님은 ‘조퇴’ 당하고 대를 이어 김선동 아나운서로 바꾼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를 잊지 못하는 시청자의 응원 덕분에 6개월 만에 국민 오빠는 다시 MC로 복귀하게 된다. 그때 나이는 이미 68세였고,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의 활동 기간만 프로그램 연출자는 120명이나 바뀌었다. 2016년 기준으로 보면 90세이니 대한민국 최고령 현역 연예인이니 그분이 역사인 셈이다. 그의 장기 집권 비결은 무엇일까? 아주 간단하다. 시청률 1위를 이끄는 능력이다. 지난 크리스마스를 중간에 둔 마지막 주 극렬한 시청률 경쟁에서 전국노래자랑은 16.2%로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경쟁사 의 무한 도전이 14.8%로 뒤를 이었다.

 

장면을 바꾸어 몇 달 전 한 중장년 취업아카데미 오리엔테이션 시간으로 가보자. ‘조퇴’한 중장년에게 창업의 노하우를 전해주는 정부지원 프로그램이다. 은행에 근무했다는 한 교육생이 자기소개를 하고 있다. “저는 30년간 죽으라 일했습니다. 그런데 할 줄 아는 게 하나도 없습니다. 그래서…”그런데 모두들 동조하듯 주변의 교육생은 고개를 끄덕인다. 그런데 30년간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서 급여를 받을 수 있을까. 어떻게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직원을 그대로 두었을까? 아마도 아직도 ‘말년 병장 신드롬’이 직장 내에도 그대로 존속하고 있나 보다. 신입에게만 ‘교육’을 강요하고 강조할 것이 아니다. 경력이 쌓일수록 나이가 들수록 세상은 많이 변하고 있으니 더 열심히 배우고 익혀야 한다.

‘송해’님을 부러워하지만 정작 자신은 ‘말년 병장 신드롬’에 빠져서 아랫것들에게 시켜서 지탱하는 자리의 가치가 너무 비싼 것은 아니었는지 반성해야 할 일이다. 의사결정권한이 가장 큰 자리에 있을수록 가장 많은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 ‘공부’다. 방식이야 어떻든 ‘교육’과 ‘훈련’을 게을리하는 순간 ‘조퇴’는 빨리 다가온다.

몇 년 전, 미국 한 주립대학에서 과정 연수를 받으러 갔었을 때 배운 글로벌 비즈니스 룰이 있다. 각국에서 온 임원급 교육생이 군소리 없이 받아 적으며 읊조리던 문구다. 우리 모두 글로벌 환경에 놓여 있다. 그러니 모두에게 적용되는 문구다.

‘매일매일 당신의 가치를 증명하라 (You prove your value/ability every day.)’

ⓒ김형래


http://innoleader.kmac.co.kr/news/article_index.asp?tidx=325

이 칼럼은 [KMA 리더스 칼럼]이라는 제호로 KMA라는 약자를 사용하는 유명협회의 2016년 4월호 월간지에 실린 칼럼입니다. 그런데 원고료도 받지 못했습니다. 가끔 실무자의 실수로 이런 일이 생깁니다. 회사의 수준을 가름하는 안타까운 일이 되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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