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나올 책 “나는 치사하게 은퇴하고 싶다.”의 저작 배경

70세가 되면 나이가 많아 벼슬을 사양하고 물러나던 일을 치사(致仕)라고 한다. 우리 전통사회의 정년이라고 할 치사의 한계 연령은 70세였다. 치사했다가도 그 사람이 필요하면 중복(重卜)이라 하여 재기용했고 또 치사하더라도 향직(鄕職) 또는 노인직(老人職)을 주어 고향에서 존경받으며 생계에 걱정 없이 살 수 있었다. 신라시대 문장 최치원, 고려시대 김부식, 조선시대 하륜 또한 70세에 치사했다.

심리학자 스틸의 연령별 인간능력의 추이 연구에 따르면, 각 능력의 절정은 기억력은 10~23세요, 상상력은 20~30세, 창조력은 30~55세, 기(技)력은 33~43세, 인(忍)력은 38~48세, 지(志)력은 40~70세라고 한다. 따라서 사물이나 사리를 판단하고 뜻을 세우는 일은 70~80세까지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직장에서 38선(38세가 되면 직장에서 버티든지 나가서 살길을 찾든지 해야 한다)만 넘어서면 사오정(45세가 되면 정년퇴직을 해야 한다)이니 오륙도(56세가 되도록 직장에 남아 있으면 도둑이다)니 하며 여기저기서 떠나라고 박수를 친다.

그러나 평균 수명 80세에 달하는 요즘, 중년 남자들은 여전히 할 일이 많다. 하고 싶을 때까지, 할 수 있을 때까지 일하고 싶다. 그리고 이젠 쉬어야겠다고 돌아설 때, 붙잡는 사람들을 물리치며 찬란하게 은퇴하고 싶다.
실제로 미국 시빅 벤처스(고령자를 위한 사회적 창업 보육센터)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인생의 후반기에 들어선 사람들 중 대부분은 일하지 않는 자유를 원치 않으며, 이를 누릴 여유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44~70세까지의 인구 절반은 지속적인 수입원, 개인적인 의미 추구, 사회적 영향력이라는 3박자를 고루 갖춘 후반기의 일자리를 뜻하는 앙코르 커리어(encore carrior)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0 노무라 보고서’에 따르면 은퇴 후 취침이나 식사 시간 등을 빼고 하루 어림잡아 10시간을 자유 시간으로 보낸다고 했을 때 60∼80세의 20년을 계산해 보면 8만 시간 이상이 남아 있다고 한다. 이 시간은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의 전체 수업 시간의 3배를 훨씬 넘으며 표준 직장인이 22세부터 60세까지 일하는 근무 시간에 필적한다. 은퇴 후 여행을 다니고 골프를 즐기겠다는 단순한 취미 활동을 넘어선 진정 새로운 인생을 위한 철저한 계획이 필요한 것이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이 책은 은퇴에 관한 그리고 은퇴한 이후의 삶에 대해 대한민국 남자들이 갖고 있는 밑바닥 심리를 들여다보고 그들을 위로한다. 그리고 인생 전반전과 다르게 새롭게 시작되는 인생 후반전의 시나리오를 풍성한 사례를 통해 생생히 펼쳐 보이고, 수동적인 삶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행복을 영위해 나가는 시니어들의 삶을 제시한다.

김형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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