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하는 재테크-112] 일본의 ‘2007년 문제’는 ‘2012년’으로 이관, 그럼 우리는?

천재지변이나 전쟁발발 같은 국가적 대응이 일사불란하게 행동하는 것이 습성화되어 있는지 모르나 일본은 사회적 현상에 대한 반응과 대처가 전국민적인 반응과 관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하는 특징적 상황을 보이기도 한다. 일본인들은 지난 2004년에는 ‘2007년’이 다가오는 것을 두려워했다. 심지어 ‘2007년 문제’라고 하는 국가적 과제를 두고 고민해왔다. 바로 단카이세대의 첫 주자가 은퇴를 하는 것이다.

이들이 집단은퇴를 시작할 경우, 그들이 이끌어온 일본의 경제성장의 노하우 및 숙련기술의 승계 실패, 비즈니스 네트워크의 단절과 같은 실질적인 경제적 가치의 하락을 두려워했다. 정부는 집단 은퇴에 따른 연금 부담이 재정적인 문제이고 또 하나는 세금 거두어드릴 당사자가 떠나는 것이 연결된 과제였다.

일본의 2007년 문제는 2007년이 다가오기 직전연도인 2006년에 해결되었다. 바로 2006년 시행된 ‘신고령자고용안전법’ 덕분이었다. 정부가 정년 시점을 60세에서 65세로 5년간 늘렸기 때문에 단카이세대의 은퇴는 2007년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5년이라는 시간은 금새 흘렀고, 올해 2012년을 맞이했다. 일본은 또 다시 ‘2007년 문제’의 후속편 ‘2012년 문제’에 봉착했다.

2007년에 은퇴해야 할 단카이세대인 1947년생이 ‘신고령자고용안정법’에 따라 은퇴할 나이 65세가 된 것이다. 5년간의 은퇴 유예기간이 끝나면서 법적으로 보호받을 근거는 없어졌고, 이 때문에 기업은 65세를 넘긴 근로자를 계속 고용해야 할 의무가 사라진 것이다. 정부도 공적연금 수급개시 연령을 5년 늦추었지만 이제는 피할 수 없는 2012년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더구나 근로소득을 가진 이들이 내던 세금도 이제는 거둘 근거가 없어 일본 정부의 재정적자 폭은 폭주기관차처럼 속도를 제어할 수 없다고 인식하고 소비세 인상과 같은 새로운 세원 확보에 정계가 나섰고 이를 반대는 쪽도 만만치 않아 갈등의 각을 세우고 있다.


▲ 은퇴 후엔 낚시를 제한 없이 즐길 수 있지만, 이런 불편한 자세로 얼마나 오래동안 유지할 수 있을까? /사진.김형래

2007년 문제가 되었던 2012년 문제가 되었던 일본은 피할 수 없는 은퇴봇물을 만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앞으로 3년간 800만 단카이세대가 일자리에서 물러나게 된다. 산업현장에서는 숙련기술자가 떠나고, 이들의 기술과 경험이 산업현장에서 충분히 전수받았는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게된 것이다. 소득이 줄어드니 소비도 줄어들테고, 경제 전반의 활력도 성장의 동력도 잃을 것이라는 우려와 재정 적자의 압박을 실감하게 될 것이다. 반면에 2012년부터는 퇴직금이 일시에 몰려들면서 금융회사는 희색이 만연할 것으로 예상된다. 평균 수령 퇴직금의 예상규모를 2천만엔 수준으로 보고 있는데, 이를 은퇴 예정자 800만 명을 곱하면 단순계산으로도 16조엔(= 한화로 약 224조 원)으로 추정되는 큰 시장이 형성될 것이다. 그래서인지 금융회사들은 ‘단카이 머니(團塊 Money)’를 잡기 위해 혈투를 벌이고 있다. 유치에 나선 금융회사도 운영방법에 대해서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고작 2~3%의 연수익률만을 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위험자산으로 투자를 옮기는 것은 자산의 성격상 맞지 않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고객 서비스만 비대해져서 병원이나 시니어 레지던스, 유산 상속이나 가업승계 같은 본질적 서비스 이외의 특화 서비스 제공으로 관심을 끄는 모습이 목격된다. 2007년 집단 퇴직시 퇴직소비를 통해서 경기가 부양될 것이라는 큰 기대가 무너졌기에 ‘2012년 문제’의 핵심인 집단 퇴직이 가져올 퇴직 소비에 대한 기대는 줄어든 모양이다.

우리나라는 퇴직에 대한 국가 사회적 합의도 느슨한 편이고, 직장에서 정년퇴직하더라도 계속 취업을 할 수 있는 유연성이 있어서인지는 모르나, 1955년생이 55세 정년을 맞이한 지난 2010년부터 해마다 많은 수의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올해로 벌써 3년. 물론 일본과 같이 모든 직장이 일률적인 55세 정년을 사규로 운영하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한 것은 베이비붐 세대가 본격적으로 은퇴를 시작한 것은 사실이다.

기업은 충분히 숙련노동 기술을 전수 받았는지, 정부는 재정적인 문제에 대해서 긍정적인 신호를 받고 있는지, 경제의 활력도는 문제없는지에 대해서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유럽발 위기 분위기 때문인지, 아니면 집단 은퇴에 따는 침체인지는 모르나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있는 반면에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원인 분석과 대응전략이 없어 보인다.

우리나라의 집단 은퇴에 따른 사회적 문제점에 대해서 좀 더 심도 있는 분석과 대응방안을 기대한다.

<(주)시니어파트너즈 김형래 상무>

 

본 칼럼은 필자의 칼럼으로 조선닷컴에 게재된 것입니다.

http://newsplus.chosun.com/site/data/html_dir/2012/07/06/201207060062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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