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시니어와 함께 ICT에서 일하기를 두려워 말라. [아세아투데이]

1998년에 설립한 신생 ICT 기업인 구글에는 에릭 슈밋(Eric Schmidt, 1955~) 회장이 대외 활동을 하고 있다. 구글의 창업자는 래리 페이지(Larry Page, 1973~)와 세르게이 브린(Sergey Brin, 1973~)으로 동갑내기이자 스탠퍼드 대학원 컴퓨터 공학 동문이다. 창업자가 엄연히 현재 일하고 있지만, 에릭 슈미츠 회장이 구글의 명성과 더불어 세상에 더 많이 알려져 있다. 지난 1월에 빌 리처드슨 미국 뉴멕시코 주지사와 북한을 방문한 장본인도 에릭 슈밋 회장이었다.

그들의 만남은 젊은 창업자들이 경험 많은 경영자를 찾는 것으로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아주 영리한 두 창업자에게 더는 무엇이 필요했을까? 그들의 번뜩이는 창의력으로 충분히 세상의 주목을 받을 수 있었지만, 더 큰 발전을 위해서는 그들에게 없는 풍부한 경험을 가진 경영자가 필요했던 것이다. 2001년 당시 소프트웨어 기업인 노벨(Novell)의 CEO로 일하던 슈밋 회장은 구글 CEO 인터뷰에 부탁을 받고 마지못해서 떠밀려 나간다. 이미 2000년대 초반 닷컴 버블이 꺼진 시점이라 흥미도 많이 사라졌고 같은 시기에 우후죽순으로 설립된 회사 주 하나였던 구글 역시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젊은 두 창업자와의 인터뷰에서 에렉 슈밋은 그들의 발칙한 사고와 통찰력에 감탄하고 합류를 결심한다.

베이비붐 세대 첫해인 1955년 양띠 슈밋 회장과 포스트부머 세대의 끝자락에 있던 1973년 소띠 페이지와 브린 창업자의 사이의 시간 간격은 18년. 슈밋 회장이 프린스턴 대학교에 입학했을 때 페이지와 브린은 태어났다. 우리나라 관행으로 치자면 범접하거나 소통하기 쉽지 않은 세대 차가라고 할 수 있다. 세대는 달랐지만, 세상을 바라보고 일을 추구하는 방향이 반 마이크로소프트(Anti-MS)라는 공통전선을 가지고 있었기에 의기투합해낼 수 있었던 것으로 본다. 방향과 전략이 일치하면 함께 힘을 더하며 고난을 한마음으로 극복할 수 있고, 그런 의미에서 동역자가 된 셈이다.

‘우리는 그들처럼 할 수 없을까?’라는 질문을 주변에 던지면 우리는 항상 각본에 짜여진 것 같이 꼭 같은 정답이 튀어 나온다. ‘우리는 그들과 달라.’ 왜 일까? 좋은 사례로 적용하는 것을 거부하는 이유는 무얼까.

최근 들어 IT라는 용어가 ICT라는 용어로 발전 진화하기 시작했다. 정보(Information) 기술(Technology)이라는 단어의 조합에 가운데 들어선 C는 통신(Communication)을 의미한다. 어쩌면 IT라는 단어의 구체성이 담긴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다. 아무튼, ICT 산업은 창조경제의 중요한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에 의도적이면서도 지배적인 대세를 이루고 있다. 특히 하드웨어 기술의 진보 덕분에 콘텐츠를 담고 보고 운영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동시키고 저장하는 방식의 획기적인 변화는 가히 속도를 따라가기 어려울 정도가 되어 버렸다.

ICT 패러다임을 구성하는 어떤 플랫폼(Platform)이던, 네트워크(Network)던, 디바이스(Device)던, 콘텐츠(Contents)와 함께 있을 때 비로소 가치가 창출될 수 있다. 그 가치를 더 배가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콘텐츠고, 창의력이며 창조경제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다.

시니어 비즈니스 전문 기업인 (주)시니어파트너즈가 운영하는 시니어 전문 포털 사이트 유어스테이지 (www.yourstage.com)에서는 지난 11월부터 ‘시니어 리포터’를 운영했다. 시니어 리포터란 직책으로 자발적이고 자유롭게 후배들에게 전해줄 만한 가치가 있는 지혜와 경험을 글과 사진이라는 콘텐츠로 게재하는 활동을 해왔는데, 전체 40만 회원 중 불과 144명이 참여했을 뿐이지만 6개월 동안 채택된 글은 3,500개가 넘었고, 책으로 발간하려니 300여 페이지 분량으로 14권이나 되었다. 이 디지털로 관리되는 콘텐츠는 어떤 플랫폼이든, 네트워크던, 디바이스던 자유롭게 유통될 것이다. 누구도 선뜻 나서길 꺼리는 아날로그 노하우를 후배에 대한 무한 사랑으로 주니어가 원하는 디지털로 변환시켜 내놓았다는 것에 감사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도 이러한 활동은 다양하게 확대될 것이다.

시니어 세대를 ICT와 연관할 때 ‘독수리 타법’이라는 과거의 짧은 경험으로 얕잡아 보는 순간, 시간 흐름이라는 헤어날 수 없는 마법에 걸려 있는 자신을 돌아보아야 한다. 시니어에게도 주니어 같은 통신망 4G를 사용하고,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단말기가 쥐어져 있고, 더 많은 지인들과 연결되어 있으며, 시간이 지나야 쌓이는 경험과 노하우까지 함께 지니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더욱이 이들만이 가진 특권적 시간적인 여유를 기반으로 형식지로 바꾸는 대역사적 창조 활동에도 적극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

국내 포털 시장 점유율 70%를 점유하고 있는 ICT 기업은 경륜 있는 경영자를 모시지 않고 있다는 것이고, 전 세계 검색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구글은 경륜 있는 경영자를 모셨다는 서로 다른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이제 전 세계 무대로 나가라는 ‘창조경제’의 엄명이 ICT 산업에 집중되고 있다. 이 시점에서 더 큰 지혜와 오랜 시간 착실히 쌓여온 경험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곰곰이 해 보아야 할 것이다. ⓒ 김형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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