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065] 국민연금은 구원투수용이 아닌 노후대책용이다.

최근 들어 증권시장이 파죽지세로 밀리고 있습니다.

지난해 2007년 11월에는 2,085 포인트를 기록할 때, 대출 받아서 펀드에 투자해도 남는다고 흥청거리는 경제기사가 지면을 가득 메우곤 했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증권시장의 전문가라는 전문가들은 모두 나서서 2천 포인트를 넘어서 새 지평이 열린다고 이구동성으로 탄성했었습니다. 물론 지난 1월에도 3월에도 1,600포인트를 하회하는 불안감이 있었지만, 지난 5월 19일 KOSPI지수가 1,900 포인트를 넘어섰을 때 다시 안도의 시황들이 자리를 잡았었지요. 그런데 최근 증권시장은 누구도 해결할 수 없을 정도의 ‘떨어지는 칼’처럼 불안한 상황이 연속되고 있습니다.

지난 주는 연기금이 구원투수로 나서서 가까스로 시장을 받쳤었습니다.

지난 9월 3일, 수요일 저녁 뉴스 기사를 잠깐 인용하겠습니다.
“코스피 지수는 어제보다 19포인트 오른 1426으로 마감했습니다. 오늘도 증시에서 연기금이 가뭄에 단비였습니다. 연기금은 어제 무려 4천억 원을 순매수한대 이어 오늘도 1457억 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였습니다. 시장에서는 연기금이 시장을 받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면서 상승세에 더욱 탄력을 받았습니다. 증권업협회도 오늘 연기금 투자자금을 조기에 집행해 줄 것을 국민연금 측에 건의하기로 했습니다.”

뒤이어 시장의 펀더멘탈은 괜찮은데 주가가 과도하게 떨어져서 저가 매수시기로 적합하다는 전문가 얘기가 뒤따랐습니다. 그러나 절반 이상을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에 집중한 것은 순수한 투자가 아니라 지수방어 목적이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습니다. 증권업협회도 본업을 망각하고 증권시장을 떠받치는데 내몰려 국민연금을 압박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나 봅니다.

구원투수가 방어에 나선 증권시장은 매수 참여시에만 효과가 있었습니다.

9월 4일에는 0.4 포인트 하락으로 보합세를 보이다가, 금요일인 9월 5일에는 코스피 지수가 22포인트 하락해서 1,404 포인트까지 내려앉은 것입니다. 물론 지금 시기가 주가의 바닥권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연금의 투자 결정을 ‘증권업협회’에서나 ‘정치권인사’들이 지시하듯 추진한다는 것에 큰 걱정이 있는 것입니다.

국민연금은 전국민의 노후가 달려있는 아주 중요한 사회보장입니다.

연기금은 연금과 기금을 줄인 말로, 이 중에 하나인 노후 보장대책의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할 국민연금을 시장 받치기에 동원했다는 것입니다. 당장의 위험이 다급하겠지만, 연금의 성격에 따라 구원투수가 될 수 있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특히 국민연금은 구원투수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국민연금이 무엇입니까? 산업사회로 넘어오면서 환경오염, 산업재해, 실직 등 스스로의 힘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각종 사회적 위험에 노출되고 부양 공동체 역할을 해오던 대가족 제도의 해체로 노인부양 문제는 개인 차원을 넘어서 국가개입의 필요성이 요구되는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었고, 이를 대비하여 국가가 보험의 원리를 도입하여 만든 사회보험의 일종으로 가입자, 사용자 및 국가로부터 일정액의 보험료를 받고 이를 재원으로 노령으로 인한 근로소득 상실을 보전하기 위한 노령연금, 주 소득자의 사망에 따른 소득상실을 보전하기 위한 유족연금, 질병 또는 사고로 인한 장기근로능력 상실에 따른 소득상실을 보전하기 위한 장애연금 등을 지급함으로써 국민의 생활안정과 복지증진을 도모하는 사회보장제도의 하나입니다.

국민연금의 파행적 운영은 수입농산물 문제보다 더 큰 파장을 부를 수 있습니다.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경제상황일수록 투자에는 신중해야 합니다. 환차손을 야기시킬 까봐 국내투자를 늘린다는 둥 전문가 답지 못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국민연금 자체도 문제이지만, 마치 쌈짓돈처럼 위기 상황에 밀쳐내는 주변의 권한 없는 조정자들도 냉큼 국민연금에서 멀찍이 물러나 있어야 할 일입니다. 국민연금의 투자수익률이 나쁘면 우리네 미래뿐만 아니라 후대에 까지 짐이 될 수 밖에 없는 일입니다. 반대로 투자수익률이 좋으면 그 반대의 상황이 되겠지요.

국민연금은 안정적이면서 높은 수익을 올리는 일이 주 임무입니다. ⓒ 김형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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