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117] 지금은 대출까지 받아 무리하게 ‘평수’ 늘릴 때가 아닙니다.

국가간의 경제가 교류가 활발해질수록 특히 금융시장이 서로 연관성을 높여갈 때, ‘동조화(커플링, coupling)현상’이 보다 극명하게 나타나게 된다고 합니다. 이렇게 함께 움직이는 현상을 완곡하게는 ‘전염(contagion)’이라고도 부릅니다.

지난해 9월 미국에서 시작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붕괴는 전세계의 금융시장에 그야말로 ‘동조화 현상’을 보였고, 미국에서 시작된 집값 하락은 전 세계로 확산되었었습니다. 그야말로 경제라는 것이 연관되었다는 이유로 집값하락이 연쇄현상을 보일 때, 납득하기 힘든 상황을 두고 분노밖에는 할 도리가 없었습니다.

물론 그 이후 경제 회복은 각 나라의 몫이 되었고, 경기회복을 위한 각나라별 탈출 노력이 진행되었습니다. 그 가운데 끈질기게 따라다니던 ‘동조화 현상’이 깨지는 기묘한 현상이 세계 경제권역 내에서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의 부동산가격이 떨어지면 중국도 일본도 한국도 예외가 없었는데, 그 예외가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부동산 특히 주택시장이 ‘탈 동조화’의 시발이 되고 있습니다.

아직도 미국과 유럽 등의 선진국의 주택시장은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고있는 가운데, 일부 한국과 중국에서는 확연하게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정부의 규제책이 동원되고, 주택가격은 금융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거나 올라서는 등의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중국의 경우 주택 가격은 지난해 8월 이후 줄곧 내리막을 걷다가, 올 3월을 바닥권으로 해서 매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주택 거래량도 금년 들어 7월까지 전년 동기보다 65.3%나 증가했다고 합니다. 과열이란 말이 나왔던 2007년의 48.6% 수준을 이미 뛰어넘은 수치입니다.

우리나라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작년 10월부터 6개월 연속 하락했던 국민은행 주택매매가격지수를 통해서 본 전국 주택가격은 지난 4월부터 5개월 연속 상승하며 이미 사상 최고 수준이던 작년 말 수준으로 돌아갔습니다. 강남 아파트 역시 작년 10월 리먼 브러더스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했습니다.

그동안 보조를 맞춰 오던 세계 주택 시장이 왜 각자 다른 길을 걷고 이유에 대해서는 대출부실의 정도가 나라마다 달랐고, 우리나라의 경우 부실이 상대적으로 적었기 때문이라고 평하기도 하는 모양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주택 가격에서 담보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30% 안팎에 불과하고 하니, 금융 경색과 경기 침체가 일어나도 부실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고, 차입자도 어느 정도 버틸 여력이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집값이 반값으로 떨어진다손 치더라도 은행이 대출금을 회수하는데 문제가 없다는 것입니다.

금융위기에서 벗어나기 시작했지만, 급등하는 주택시장은 또 다른 불안감을 안게하고 있습니다.

주택을 단순히 거주의 수단이 아닌 재산 증식의 수단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부동산 불패 신화’를 상기하면서 대출로 집을 사들이는 현상들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으면, 대출수요에 목말라하던 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을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세계의 경제는 큰 흐름을 홀로 역행하는 것도 한계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또한 정부에서도 주택시장이 급등세가 꺽이지 않으면, 규제의 강도를 점차 높여갈 수밖에 없습니다.

직접적으로 주택시장에 개입하지 않더라도 경기 회복이 가시화된다면 통화당국은 ‘출구 전략’ 중에 하나로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 들 수 있습니다. 이른 반증하듯 우리나라를 ‘세계에서 금리 인상이 가장 빨리 일어날 수 있는 나라 중 하나’로 꼽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따라서, 뒤늦게 은행 대출을 받아가며 ‘평수’ 늘리는 재테크 전략에 동참하는 것에 대해서는 신중하셔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 김형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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