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152] 1g 짜리 순금 돌반지 등장을 쌍수로 환영한다.

금모으기를 통해서 애국심을 확인했던 시절이 있다. 19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IMF에서 구제금융으로 연명시키면서 외채를 갚으라고 압박할 때, 국민들의 애국심으로 가장 값 나가는 귀금속인 금반지를 빼들고 은행으로 달려갔다.

은행이 귀금속을 모으는 창구가 된 셈이고, 그 당시 대한민국의 외채가 약 304억 달러에 이르렀던 아주 절박하면서 해결점을 찾지 못하던 상황에 전국적으로 약 350만 명의 국민이 참여한 ‘제2의 국채보상운동’으로도 이름 붙여지며 약 227톤의 금이 모아졌었다.

금모으기에 참여한 금융기관은 주택은행, 외환은행, 국민은행, 농협 등, 98년 10월 한국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98년 1월 22일부터 4월 24일까지 금을 팔아 모은 외화를 한국은행이 사들인 실적은 약 19억 6천만 달러에 달했다.

앞다투어 종합상사들이 국제 금시장에 팔자고 덤벼드는 덕분에 국제금값이 떨어졌고, 몇 달 뒤에 팔았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도 남았지만, 그때 금이라도 있었기에 아쉬운데로 큰 위기를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이다.

1g짜리 돌반지 등장을 쌍수로 환영하는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한 돈을 사기에는 부담스러워 감히 선물로 꼽지 못했지만, 이제는 돌잔치 선물로 생각해볼만큼 가까이 다가왔기 때문이다. 선물로 등장하는 귀금속 중에서 가장 환금성이 좋은 것이 금이다. 요즈음 금값이 많이 오르다보니 왠만한 경제력으로는 돌잔치에 가서 한 돈짜리 금반지를 선물로 내놓는 풍경을 쉽게 볼 수 없다.

그러다보니 아이들 옷이며 장난감이며 필요량을 확인하지 못하고 체면치레로 던져놓듯이 두고 가는 선물들을 보면 선물의 경제학 측면에서 다시 돌아볼 필요가 있다.

선물로 받은 것을 소중히 다루는 이들을 보면 참 마음이 고운 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돌잔치에 받은 아이가 입을 수 있는 옷이 몇 벌이나 될까? 한 철에 수 십 벌씩을 입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그러나보니 안입히고 지나치는 경우가 있거나, 한 두 번 입히고 나서는 값없는 취급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 현실이다.

1g 금반지는 1년이 지나도 1g으로 무게가 변하는 것도 아니고 아이가 커서 착용하지 못할 것도 아니다. 더구나 선물을 받는 입장에서도 그 숫자가 많고 적고 간에 받아 보관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헤아리는데는 큰 차이가 없다.

더 큰 장점은 값이 오르 내리는 것은 있지만, 팔 수도 있고 공정한 시세가 형성되는 귀금속이라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선물을 팔 수 있는 것으로 준다는 의미가 아니라, 선물이라도 일시에 몰려 그 가치를 상실하는 경우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것이다.

아무리 명절날 선물대신 ‘돈’을 받는 것을 선호한다는 설문조사가 대세라고 하더라도, 미풍양속인 선물에 ‘돈’을 포함시키는 것은 뭔가 아쉬운 방법이 아닐까 싶다.

금이라고 하는 재화가 나름대로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내성이 있는 귀금속 중에 하나이다. 금값은 급격한 자산가치의 변동속에서도 안정적인 투자매력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기록을 보면 지난 16세기 영국에서는 금 1kg으로 1년간 생활이 가능했었다고 한다. 아마 2011년 6월의 금시세로 본다면 1kg이 약 6천만원에 해당하고, 한 가족이 1년을 생활 할 수 있는 금액이다.

물가 상승이 가파르다보니, 아예 저축을 하기보다는 실물을 미리 다 사놓고 지내는 것이 올바른 투자가 아니냐는 반문이 나오고 있는 현 상황에서, 수 십년의 여생을 두고 있는 시니어에겐 장수위험만큼이나

인플레이션의 두려움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고, 어떻게 이를 극복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지금 유능한 금융주치의가 앞으로도 30년이 넘도록 내 금융자산을 돌볼 수 있을 것일까에 대해서는 걱정스럽지 않은가?

돌반지 1g이 주는 경제적인 의미를 다시 한 번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 김형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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