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179] 시니어 고용증가가 청년 일자리를 빼았았을까?

우리나라는 급격한 출산율 저하와 기대 수명 연장으로 고령화 속도가 세계 최고를 달리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2010년 1.22명으로 OECD 국가 중에서 최저인 반면, 기대 수명 증가율은 18.4%로 세계 주요국 중 최고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고령화는 다른 나라에 비해서 늦게 시작되었지만 가속도가 붙은 상황으로 판단되고 있다. 마치 100km 속도에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다루는 자동차 성능표처럼 고령 사회에서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는 시간이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70년이 걸렸지만, 우리나라는 불과 26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야말로 울트라 속도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급격한 고령화는 노동 시장에서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먼저 언급할 수 있는 부분은 고용구조에 관한 것으로 중년 또는 고령층 위주의 개편이고, 이로 인해서 세대 간의 일자리 경합 문제가 어떤 식으로 전개될 것인가에 대해서 걱정스런 시선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는 것이다.

사회복지비 조기 지출을 차단해야 한다는 부분과 향후 예상되는 숙련 고용자의 노동시장 참여를 촉진해야 한다는 과제를 타개하기 위한 대안으로 고령자의 고용 연장이 제시되면서 즉각적인 반론이 표출되면서 이른바 세대간의 일자리 갈등 문제가 표면화되고 있다. 시니어 고용을 늘리면 젊은이의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냐는 반론이 바로 그것이다.

자료를 통해서 되짚어보면 시니어와 청년의 고용률은 1980년대 중반까지 시니어의 고용률은 65% 내외 수준에서 등락을 반복하였고, 청년의 고용률은 56~58% 수준을 기록하였다. 이후 두 연령대의 고용률이 외환 위기 이전까지 대체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시현하였으나, 2005년 이후 청년층과 시니어층의 고용률이 서로 상반된 흐름을 나타내면서 양 세대 간의 고용률 격차가 확대되기 시작했다. 50대의 고용률은 2005년 68.1%에서 2010년 70.8%로 상승하였지만, 같은 기간 20대의 고용률은 61.2%에서 2010년 58.2%로 하락하게 된 것이다. 이로 인해서 양 세대간의 고용률 격차가 점차 확대되면서, 2010년에는 역대 최고 수준인 12.7%의 고용률 격차를 보이게 된 것이다.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시니어 채용만을 늘린 것이 아니라 베이비붐 세대가 2005년부터 50대에 편입되기 시작하면서 전체 노동력 중 50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하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2000년 초반에 외환위기를 맞이하면서 경영 위기에 직면한 기업들이 시행한 대규모의 구조조정에서 40~50대 중심의 구조조정이 기업 내부에 커다란 부작용이 있었음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즉각적인 고용 조정보다는 노사의 고통 분담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로 위기를 극복하자는 전략이 선택되었던 배경도 빼놓을 수 없다.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2005년 이후 구조적인 요인과 기업 및 정부의 위기 극복을 위한 정책적 대응의 산물이었다.

아무튼 2005년부터 가속화한 청년층과 시니어간의 일자리 갈등은 2018년 정도로 예상되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종료되는 시점에서 자연스럽게 완화될 것으로 예상될 것이라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막연하게 세월 만을 기다리면서 일자리 갈등을 방관해서는 안될 상황이라는 입장이라면, 기업과 공기업 그리고 공무원까지도 나서서 적극적인 해결 방안을 강구하고 실천에 동참해야 할 것이다. 고령화 대책의 일환으로 가까운 일본에서는 1994년 60세 정년 법제화 이후에 65세로 추가적인 정년 연장이 추진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이해 당사자간의 견해차로 노사정위원회에서 결론을 얻지 못한 상태에 있다. 정년 연장은 청년 실업의 장애 요인으로 인식하는 분위기와 맞물려 쉽게 도입하기도 어려운 첨예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가장 좋은 방법은 전체 일자리를 늘리면 청년의 실업 해소와 시니어의 일자기 기회가 동시에 증가되어 어느 계층을 막론하고 불만 요인은 사라지게 되지만, 경기 회복이나 경제 호전을 낙관만 한다고 해결점을 찾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 대안 중에 하나가 임금 피크제를 실시하는 것이다. 연공서열에 다른 고비용 임금체계를 좀더 개편하면서 격차를 줄여나가고 그 공백을 청년이 채워가는 것이다. 또 하나는 일자리 분할(Work-Sharing)을 실시하는 것이다. 일자리 분할은 근로자가 일정 수준 이상의 나이가 되면 근로시간을 줄이고, 그 줄인 시간만큼 청년을 고용하는 방식이다. 이에 관해서는 많은 논의가 진행되고 있으므로 좀 더 정교하게 분석하고 희망하는 기업 중심으로 적극적 추진이 필요해 보인다.

조사 자료를 통해서 확인해 보았지만, 시니어 고용 증가가 청년 일자리를 빼앗은 것은 아니라는 것은 확인되었다. 그러나 결백의 증명이 청년 일자리를 늘려주는 방안은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양보와 협조의 미덕으로 어려운 갈등 문제를 해소해나가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더더욱 필요한 것은 가진 자가 일부를 포기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 김형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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