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243] 호주의 퇴직연금 제도가 부럽다

호주의 퇴직연금 가입률은 95%를 웃돌고 있다. 비교해서 우리나라의 상황을 돌아보면, 2012년 9월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퇴직연금 가입률은 전체 사업장의 12.2%에 불과한 실정이다. 500인 이상 사업장의 퇴직연금 가입률이 79.7%인데 반해 10인 미만의 사업장 가입률은 8.7%에 불과하다.

호주가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퇴직연금제도를 운용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호주는 1980년대 정부와 노조의 다양한 노력과 협의를 거처 1986년 호주 중재위원회의 임금인상분 중 3%까지 사용자가 근로자의 퇴직연금에 납부를 허용하면서 제한된 직종에 한하여 임의제도로 도입되었다. 1988년부터는 일정액 이상의 퇴직연금 급여를 일시금으로 받을 때 초과금액에 대해 최고세율로 과세하여 한꺼번에 많은 퇴직 연금을 찾지 못하게 하는 제도를 시행하였다. 그리고 1992년에는 강제가입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하면서 퇴직연금이 가입 의무화를 통해서 급성장하게 되었다.

이른바 보증부 퇴직연금 도입 20년 만에 호주의 퇴직연금시장규모는 약 1.3조 호주 달러(한화 1,471조 원, 호주 1달러= 1,132원, 3월 13일 기준)로 성장하여 퇴직연금이 호주의 대표적인 노후 소득 보장제도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이로써 GDP 대비 퇴직연금자산의 비중은 103%에 이르러, 우리나라의 3.8% 수준을 부럽게 만들고 있다. 이로써 호주의 자산운용시장은 세계 4위로 도약하게 된 것이다.

퇴직 연금 강제 가입이라는 강수 이외에 지속적인 연금 관련 세금 제도 정비가 호주 퇴직연금제도의 성장에 밑거름이 되었다. 연금 세제 개혁은 2007년과 2012년에 크게 이루어졌는데, 2007년의 개혁은 55세 이상의 연금수령자 중 55세 미만이면 20%의 세율을 적용하고, 55세 이상의 수령자에 대해서는 129,751 호주 달러(한화 약 1억 4천7백만 원)까지는 비과세, 초과분에 대해서는 15%의 세율로 과세했지만, 2007년 개혁 이후에는 연금수령자 기준을 60세로 두고, 60세 미만에 대해서는 나이별 차등과세를 통해서 55세 미만이면 20%를 과세했으나, 55세~60세 미만의 경우에는 비과세 한도 초과분에 대해서는 저율 과세를 하고, 60세 이상의 경우에는 연금형태로 받든 일시금으로 받든 전액 비과세를 시행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이러한 개혁은 65세~74세 노인들은 이전보다 평균 5% 정도 더 많은 연금 급여를 수령하게 되었다. 2012년 7월의 개혁은 저소득계층에 대해 연금 세제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개편되었다.

호주의 연금제도를 들여다보면서 우리나라의 연금 세제에 대한 적극적인 정책 지원을 기대하게 된다. 퇴직 연금의 활성화는 노후 소득의 사각지대를 없애는 것뿐만 아니라 노후 빈곤을 염려하는 정부의 부담을 줄인다는 관점에서 긍정적인 면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일시금에 대한 세금부담을 늘리고 연금 수령에 대한 세율은 낮추어서 연금으로 전환하려는 적극적인 제도 시행을 제안한다. 또 한편으로는 소득이 낮은 사람은 세금을 낮추어도 혜택을 볼 수 없어서 이들에게는 정부가 추가 대납을 통해서 퇴직 준비에 적극 가입하는 방안이 적용되었으면 한다.

강제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이 때문에 피해를 보았던 과거의 또 다른 상처 때문에 반발심을 불러일으키곤 한다. 그러나 어떤 면에서는 강제로라도 준비시켜야 하는 것이 정부나 정책 당국의 노력이고 그것이 명확하게 국민행복과 직결된다면 망설일 이유는 더욱 없어 보인다. 95%의 퇴직연금 가입률을 보이고 있는 호주가 어느 때보다 부러운 이유를 관심 있는 우리가 모두 생각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 김형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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