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264] [꽃보다 할배]가 히트 상품이 된 비결 세 가지

2013년 시니어 대상 상반기 히트 상품 ‘꽃보다 할배’. 금요일 저녁 8시 50분은 ‘꽃보다 할배’가 방영되는 시간이다. 시니어가 주변인이 아닌 주인공이 되어 히트 상품이 되었다는 새로운 문화계 흐름을 대변한다고 볼 수 있다.

주변인들의 관심이 있어서 인정하기보다는 히트 상품이라는 객관적인 증명은 시청률과 VOD(Video On Demand, 다시보기) 조사결과를 통해서 알 수 있다. 우선 시청률을 보면 케이블 가입 가구 기준 평균 시청률 5.3%를 기록했고, 수도권 최고 시청률은 8.9%까지 기록했다는 것이다.

전 연령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4주 연속 기록했다는 것이다. 또 1, 2회차 방송일부터 1주일 동안 기록한 VOD 매출이 총 2억 원을 넘었다고 한다. 이는 지상파 최고의 프로그램과 비교해도 높은 결과라고 한다. 객관적인 자료를 검토해 보아도 히트 상품이 분명하다.

대중매체란 것이 품격과 교양을 추구하자는 순수함과는 거리를 두자는 관점이 다른 출발점에 있는 것이기는 하지만, 방송의 화두가 ‘아름다움과 젊음’이라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 그러다 보니 어려 보이려는 노력, 늙지 않으려고 애쓰는 모습만이 좋은 모습으로만 등장하는 기현상도 벌어지고 있고, 나이 들었다는 진실을 은폐하려는 행위가 선행하는 것처럼 비추어지는 현실도 자주 마주하게 된다. 그래서 대중문화는 쉽게 식상하게 된다.

더구나 시니어를 사회적 구성원이 아닌, 사회적 문제로 인식하고 통계 수치와 경제 지표가 그들을 부담스러운 존재로만 담아왔던 것이 사실이다. TV에서 그들은 사회와 단절된 채, 죽을 때를 기다리는 무기력한 모습, 거추장스러운 존재, 극복해야 할 대상, 그리고 향수를 자극하는 주변인이었다.

시청자는 일상 속에서 젊은이들과 마찬가지로 느끼고 생각하고 사회와 교류하는, 활동하는 주체로서의 시니어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간혹, 이들이 활동 주체가 될 경우는, 치매나 병에 걸려, 젊은이들의 고통을 형성하거나, 고부간의 갈등에서 문제의 발단이 되는 괴팍한 시어머니로 등장하게 하거나, 사사건건 참견하는 젊은 사람을 성가시게 만들거나, 고집불통에 독단적인 성격으로 성장한 자식들을 벌벌 떨게 만드는 모습으로 묘사되는 것에 그쳤었다.

이들이 긍정적인 이미지로 묘사되는 드라마도 있었으나, 이 경우, 시니어는 세상사에 달관한 현학적인 이미지로 젊은이들에게 깨우침을 주는 존재, 가족을 위해 헌신하는 존재, 혹은 어린 시절 추억 속의 순수한 시골 외할머니와 같은 이미지로 그려짐으로써, 역시 다면성을 가진 인간의 모습을 표현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과연 ‘꽃보다 할배’가 히트 상품이 된 비결은 무엇일까?

첫 번째, 성공적으로 노화한 시니어의 모습을 담았다.

현대 시니어에게 가장 선명하게 기준이 되는 좌표를 보여주는 것으로 부족함이 없다. 이들은 과거와 현재를 수용하고 동시에 삶의 의미나 목적을 잃지 않고 정신적으로 성숙해가는 심리 상태 그리고 정신, 신체상의 질병이 없으며, 사회 관계도 잘 유지하면서 살아가는 시니어의 표상적인 모습을 담았다는 것이다.

우리는 여기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펴낸 ‘노인문화의 현황과 정책적 함의’라는 연구보고서에서 밝힌 ‘성공적 노화’ 담론에 대한 비판적 검토 내용에서 언급한 ‘성공적 노화’에 대한 결론과 일치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 신선한 원재료를 사용했다.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인물은 직진순재의 이순재(1935년생), 구아형의 신구(1936년생), 로맨틱 가이 박근형 (1940년생), 섭섭이의 백일섭 (1944년생) 평균연령이 70세를 넘는 시니어다. 그러나 그들은 무리해서 젊어 보이려 하지 않았고, 될 수 있는 대로 꾸미지 않았고, 있는 그대로의 인물 모습을 보였다는데 비결을 찾을 수 있다.

지금까지 상상할 수 없었던 솔직한 입담과 거침없는 행동 그리고 깊숙한 일상을 볼 수 있었다. 그런 것이 프로그램의 신선도를 높였다고 본다. 참살이 시대에 신선한 재료를 쓴다는 것은 당연히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세 번째, 평등의식으로의 도전이 담겨 있다.

배낭여행은 나이 어린이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왔고, 시니어는 호화로운 패키지여행이 어울린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인생 경험 70년에 연기 경력 50년의 할배들이 자신을 낮추어 젊은이의 행동반경을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다.

다리도 아프고, 숙소도 비좁고, 음식도 큰 대접을 받는 수준이 아니었지만, 순순히 받아들이고 참여하는 모습에 시청자의 공감을 산 것이다. 이름도 경어체를 달지 않았지만 하대한다는 느낌은 적었다. 더구나 시니어와 주니어가 함께 좌충우돌하는 모습이 그중에 압권이라고 할 수 있다. 시니어만 등장했더라면 이처럼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다. 물론 비결을 세 가지만 꼽는 것은 모자람이 있다.

할배 네 명의 9박 10일간의 유럽여행을 다룬 ‘꽃보다 할배’가 100% 성공이라고 할 수는 없다. 잘못된 부분에 대한 지적사항도 적지 않다. 여전히 40대 초반의 미남 배우가 쩔쩔매며 수발을 드는 모습이라든지, 여전히 나이를 앞세우는 위계질서와 젊은이에게 거칠게 대하는 말투와 행동 등이 그대로 노출되었다는 것이다.

어쩌면 이렇게 다듬지 않은 모습이 실상이라는 것을 반영하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는 것이다. 또한, 서로를 향해 예절에 어긋나는 부분은 고쳐나가야 할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는 것으로 발전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으로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시니어가 주인공으로 등장해서 히트상품으로 등극하고 큰 반향을 일으키게 한 ‘꽃보다 할배’는 히트 상품이기에 충분하다. 이를 계기로 시니어가 주인공이 되고, 본질적으로 시니어를 제대로 인식하고 대접하는 보다 적극적인 상품과 서비스의 개발과 보급이 확대되기를 희망한다.

또 다른 작은 바람이 있다면, 올해 10월에 열리는 2013 서울국제시니어엑스포에 할배 H4 주인공들이 깜짝 등장해서 많은 액티브 시니어와 함께 도전과 용기를 공유하는 자리가 만들어졌으면 한다. ⓒ 김형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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