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266] 구직하실 시니어에게 드릴 몇 가지 조언

얼마 전 면접을 앞둔 고등학교 D 선배로부터 “30년 전에 떨면서 면접을 기다렸는데 지금도 그때와 변함이 없다.”라고 하면서 조언을 부탁받았다. 면접 본 기억은 내가 더 빠르니 후배임에도 선배에게 조언할 수 있는 역전 상황이 만들어졌다.

선배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임원으로 면접관으로 일했던 바라 직접적인 면접 요령이 필요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선배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부족한 후배에게 말을 건네셨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좀 더 적극적으로 의견을 받아들였다.

시니어에게 면접 기회란 지금과 같은 불황기 그리고 청년 실업이 넘치는 시기에는 쉽사리 생기지 않는 일이다. 그러나 정작 기회가 온다면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자녀들에게 의존하기보다는 지금까지 경험과 요즘의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여 차근차근 답변할 준비를 해보는 것도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감히 선배를 가르칠 요량이 아닌, 정보 전달 차원에서 구직하실 시니어에게 드릴 몇 가지 조언을 엮어보았다.

직장을 구한다는 것은 취업할 때까지 이력서를 보내고, 전화하고, 면접 시간을 정하고, 낙방의 고통까지 따를 수 있는, 인내심이 요구되는 작업이다. 다른 것과 마찬가지로 직장을 찾는 방법도 변화해왔는데, 경쟁이 치열한 채용 현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다시 한 번 되짚어 볼 일이다. 능력이 있을 때만 찾아온 기회도 반갑게 느껴진다. 오랫동안 직장 생활을 했다고 하더라도 급속하게 변화하는 직장 환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새롭게 연마해야 할 부분이 있기에 함께 공유하고자 한다.

첫째, 가장 먼저 본인의 직업 가치관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

주니어 구직자는 급여나 안정성 같은 세속적인 판단 기준에 따라서 직업을 선택하고, 대중적인 인기가 있으면 본인의 취향과 관계없이 감내하고 수긍하는 세속적 판단을 따르지만, 시니어 구직자에게 있어서는 그러한 판단의 기준을 보다 세상이 아닌 자신을 중심에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급여 수준, 안정성, 창의력, 사회적 명성, 봉사, 능력 발휘 등 자신의 직업 가치관을 명확하게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보람도 찾을 수 있고 사회에 기여도 할 수 있으며 후회하지 않는다.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라는 것이다.

둘째,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파악해 보아야 한다.

그동안 자신이 해왔던 일이나 이룬 성과를 다시 한 번 뒤돌아 볼 필요가 있다. 진정 나의 능력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조직이나 시스템이 이를 뒷받침해 주었는지 분명하게 가늠해 보아야 한다. 어쩌면 자신의 독자적인 능력보다는 외부적 도움을 받아서 성사된 일이 더 많을 수 있다.

따라서 냉정하게 홀로 할 수 있는 능력을 판단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닥치게 될 작은 일이라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알고 있다면 조금 더 큰 일도 감당해 낼 수 있지만, 작은 일이라고 무시하듯 가볍게 생각한다면 홀로 처리해보지 못하면 의외의 어려움을 겪어가면서 처리해야 할 수도 있다.

그리고 야망이 있는지, 논리적인지, 명확한 성격인지, 적응력이 뛰어난지, 아직도 민첩하고 합리적인 판단력이 있는지, 효율적인지, 정직한지, 상상력이 풍부한지, 사리 분별력이 있는지, 충실한지, 개방적인 성격인지, 인내심이 있는지 또는 학구적인지……. 자신의 능력과 견주어 가늠해 볼 일이다. 그리고 그 능력이 현재 하고자 하는 일과 어떤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을지 파악해 보아야 한다.

셋째, 구직의 범위를 면밀하게 살펴보아야 한다.

궁지에 몰려 정말 아무 일이라도 해야 할 경우도 생기겠지만, 일이 자신의 업무를 결정하도록 하지 말고, 당신이 어떤 업무를 할지 결정할 수 있도록 구직의 범위를 생각해야 한다. 많은 구직자는 구걸하듯 얻은 직장을 기쁘게 생각하며 받아들이지만, 경제적 부담, 내키지 않는 직장 생활에서 유발되는 감정과 행동은 잘못된 출발의 계기가 될 수 있다.

정작 그 자리에 맞지 않는 사람은 직장과 본인에게도 불편하고 비효율이 생길 수밖에 없다. 최악의 동료나 상가, 가장 싫어하는 업무, 가장 나쁜 근로 환경 등을 스스로 작성해보면 어떤 곳은 가지 말아야 할 곳인지 구직의 범위가 자연스레 만들어진다. 그것을 준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면접을 준비할 때는 면접관의 처지에서 보면 쉬워진다.

당신이 가진 장점은 무엇인가? 왜 이곳에서 근무하려고 하는가? 이전 직장에서 맡았던 주요 업무는 무엇인가? 일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꼈던 것은 무엇인가? 시니어가 되어서 하고 싶었던 일은 무엇인가? 어떤 일에 재미를 느끼고, 이 일을 하고 싶은 이유는 무엇인가? 등의 기본적인 질문을 받게 된다. 꾸밈없는 답변이 가장 강력하고 설득력 있게 전달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시니어는 더 꾸밀 필요 없는 그 자체가 상품이고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시니어에게 구직 기회가 있다는 것, 그 자체가 기분 좋은 사건임이 분명하다. D 선배가 꼭 구직에 성공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구직을 원하는 시니어에게 많은 기회가 오는 시절이 되었으면 정말 좋겠다. 물론 많은 일자리가 주니어를 찾는 시절도 고대한다. ⓒ 김형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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