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270] 일본인 40%는 현재 생활이 어렵지만, 18%는 정이 깊어졌다고 답했다.

명절은 혈족 간의 더욱 긴밀하고 절대적인 관계와 지지 기반을 확인하는 좋은 계기가 된다. 어려운 일이 있을 때 힘이 되어주고, 슬픈 일이 생기면 서로 위로해주는 머뭇거림 없이 실리의 벽의 넘어설 수 있는 버팀목이 되어준다. 최근 불황의 골이 깊어짐에 따라 서로들 크기나 경우가 다를 뿐이지 거의 모든 국민이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있다. ‘곳간에서 인심 난다.’는 옛말이 있는데, 과연 서로 풍족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주변 사람들에게 어떤 도움과 지지가 되어 줄 수 있을지 자못 궁금하다.

남들은 어떻게 대처하고 있을까? 그리고 나는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옳을까? 정답 없는 난제에 대해 대체적 이황을 파악할 수 있는 ‘생활과 버팀목에 관한 조사’라는 제목의 결과가 지난 7월 말경에 발표되었다.

우리나라가 아닌 일본에서 조사된 것으로 어려운 상황과 가족과 지역 주민의 지지 실태를 파악하고 공공 지원이 필요한 사람들은 누군지 등을 조사하는 것을 목적으로 5년마다 실시하는 조사가 바로 그것. 일본의 ‘국립 사회 보장 · 인구 문제 연구소(http://www.ipss.go.jp/)’는 지난해 7월에 ‘생활과 버팀목에 관한 조사’를 지난 7월 말에 발표하였다. 이 조사는 지난 2007년 처음 실행한 ‘사회 보장 실태 조사’의 연속적인 선상에서 불황이나 지진이 가계에 미치는 영향 등을 조사 항목에 추가하고 조사 명칭도 변경하여 실시했다. 조사 대상은 2012년 국민 생활 기초조사로 설정된 전국의 조사 지역 1,102지구에서 무작위로 선정된 300개 지역에 거주하는 가구주 및 20세 이상의 가구원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아쉽게도 이번 조사에서 동일본 대지진의 영향으로 후쿠시마 현에서는 조사하지 않았고, 수치 또한 후쿠시마 현을 제외한 것으로 되어 있다.

조사 결과를 통해서 본 일본인들의 현재 ‘생활과 버팀목’ 조사결과를 요약해 보자.

첫 번째: 부모에게 경제적 지원을 하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일본인 버팀목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대부터 60대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부모에게 경제적 지원을 하는 사람의 비율은 남성 14.3%, 여성 10.5%로 지난 2007년 조사의 12.0%, 10.5%에 비해 그 비율이 높아졌다. 남성은 40대가 17.4%로 가장 많았고, 여성은 20대가 16.3%로 가장 많았다. 이는 자녀의 경제적인 능력이 향상된 것보다는 부모들의 경제력이 약화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두 번째: 혼자 생활하는 노인의 사회적 고립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20세 이상의 사람 속에서 보통의 대화 빈도 (전화 통화 포함) 이 ‘2주일에 1회’이하가 되는 사람의 비율은 2.1%. 그러나 혼자 생활하는 65세 이상의 남성에서는 그 비율이 16.7%로 나타났으며, 사회적 고립이 우려된다. 세대별로 보면 20대에서 50대 사람들은 90% 이상이 ‘매일’ 대화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65세 이상이면서 소득이 낮을수록 ‘매일’ 대화를 하는 사람의 비율은 낮아지고 있다고 조사되었다. 우리나라의 1인 가구, 특히 노인 1인 가구의 증가에 대한 대책이 구체적이며 실천적인 것에 대한 기대가 생기게 된다.

세 번째: 대략 70~80%의 사람들은 다양한 지원을 가족에서 받고 있지만, 그 외에는 사람들은 ‘(그 일을 감당해 줄)믿을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대략 70~80%의 사람들이 ‘간병 및 관리, 보육’ 또는 ‘건강 유지, 간호, 육아에 관한 상담’ 등에 대해 상호 의존하고 있으며 ‘만일의 경우 소액 지원’ ‘재해 복구하기’에 대해 의지할 ‘가족 · 친족’이 있다고 답변했으나, 한편, 소득이 낮을수록 ‘의지할 사람이 없다’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경우에는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적 구호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네 번째: 일본인 40%는 현재 생활 형편이 어렵다는 것이다.

현재 약 40%는 ‘다소 어렵다.’ ‘매우 어렵다.’로 답했고, 특히 30 ~ 59세 무직 남성 비율이 높았다. 현재 ‘ 살림살이 ‘에 대해서는 약 반수의 사람은 ‘보통’인 ‘매우 여유가 있다.’ 또는 ‘여유가 있다.’는 10% 미만, 약 40 %의 사람은 ‘다소 어렵다.’ 또는 ‘매우 괴롭다.’고 했다. 형편이 ‘어려운'( ‘매우 어려운’ 또는 ‘다소 어려운’)라고 대답 한 사람을 성별, 나이별, 취업 상황별로 보면, 무직의 30대 남성은 66.9%, 40대 남성은 71.9%, 50대 남성은 65.1%가 ‘어려운’ 것으로 답했다.

그런데 취업을 하고 있는 남성 가운데 40대는 43.3%, 50대는 43.8%가 ‘어렵다’고 대답했다. 취업을 한 경우에도 생활이 어렵다는 것이 40%를 넘어선 것을 보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치가 한껏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면에 5년 전과 비교한 생활의 변화를 생활 수준, 소득, 지출, 저축 측면에서 살펴보면, 현재의 생활 수준을 5년 전보다 ‘매우 좋아졌다’고 한 사람은 남녀 모두 1%를 조금 넘었으며, ‘잘 됐다’고 하는 사람도, 여성 8.2% , 남성 8.1%로 거의 같은 비율로 나타났다.

현재가 5년 전보다 악화됐다는 사람의 비율은 남성 쪽이 약간 높고, ‘나빠졌다’고 한 사람의 비율은 여성 29.1%, 남성 30.5%, 그리고 ‘매우 나빠졌다’고 답한 여성은 8.6%, 남성 9.3%로 조사되었다. 나이 별로는 20대에서 60대까지 연령이 올라갈수록 ‘상당히 좋아졌다’ ‘좋아졌다’ ‘거의 다르지 않다’고 대답한 사람의 비율이 낮아지고, ‘나빠졌다’ ‘매우 나빠졌다’고 한 사람의 비율이 가장 높았던 것은 60대이며, 거의 절반의 사람이 생활 수준의 악화를 느겼다고 한다.

다섯 번째: 동일본 대지진의 영향으로 10.4%가 소득이 감소했지만, 17.6%는 ‘정이 깊어졌다’고 답했다.

동일본 대지진의 영향에 대해서는 ‘가족이나 친구 · 지인과의 유대가 강해졌다’가 17.6%,’자원 봉사 활동을 시작했다’가 2.1%로 나타났다. 한편,’야외 활동 자제 등 생활 양상이 변화 했다.’가 11.3%,’수입이 감소했다.’가 10.4%, ‘의료기관 진료를 필요할 정도의 심리적 불안이 높아졌다 ‘가 2.7% ‘전직이나 실직을 했다.’가 0.8% 등 부정적인 영향이 일본 전국에 확산되고 있다. 아직도 동일본 대지진은 회복되지 않은 피해를 통해서 계속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 일본의 현실이다.

일본은 동일본 대지진이라는 큰 자연재해로 아직도 고통 받고 있다. 이러한 어려운 주변환경으로  말미암아서 발생한 고통은 피하기 쉽지 않지만, 이웃과의 유대관계가 돈독해지고 가족과의 친밀감이 높아지는 순기능을 가져오게 된 뜻하지 않은 반전 상황도 나타났다. 일본정부는 이러한 현장 조사를 바탕으로 사회 보장에 대한 정책을 개발하는 데 활용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5년 만에 진행되는 조사이기 때문에 현실적인 문제에 얼마만큼 해결책을 내놓을지 걱정스러운 면도 없지 않다. 무엇보다도 일본인 40%가 현재 생활이 어렵다고 토로한 부분이다. 철저한 계획과 대비를 생활화하는 나라라고는 하지만 장기불황에 견디는 비법은 없는 것 같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도 ‘일본의 잃어버린 세월’만큼 상처가 깊진 않지만,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어쩌면 성경 창세기 41장의 한 장면인 7년 풍년 뒤에 7년 흉년이 찾아온 교훈을 생각해 보면, 지난 7년의 풍년을 기억할 수 없을 정도의 7년 흉년이 온다손 치더라도 철저히 준비해가면 어려운 때를 이겨낼 수 있다. 이미 7년 흉년의 한가운데를 지나고 있다면 물질적인 어려움이 더 깊어가겠지만, 생활 가운데 서로 버팀목이 되어주는 가족과 이웃 친지간의 유대관계가 좀 더 긴밀하게 회복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함께 위로하고 격려해가면서 극복해 나가는 지혜가 필요해 보인다. ⓒ 김형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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