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274] 시니어의 자원봉사는 세상을 더욱 빛나게 한다.

우리나라에는 자원봉사의 뿌리가 깊다.

길흉사가 있거나 일손이 모자라서 일이 밀려 있는 마을 사람들이 무보수로 노동력을 제공해주는 협동 관행이 있었다. 함경북도 명천군 하운면 명천동에서는 환자가 생겨서 농사일이 뒤처지거나 곤란을 받는 농가, 혹은 주택의 신축이나 개축, 10세 이하의 사망자가 생겨서 장례를 치러야 할 때, 그밖에 농가에서 곤란한 사정이 생겨 농사일을 도와주어야 할 필요가 있을 때는 마을 사람들이 공동으로 도와주는 관습이 있었다. 이를 부근(附近)이라고 한다. 부군을 행할 때는 마을의 대표인 존위(尊位)가 총지휘하여 작업을 진행하며, 모든 마을 사람들이 동원된다. 이와 같은 협동 관행은 1940년대까지만 해도 함경북도에서 자주 행하여진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 용어는 달리하지만 이와 유사한 협동 내지는 봉사노동 관행이 우리나라의 촌락 사회에서 널리 관행되어 왔다. 경상북도 문경 지방에서 관행되었던 ‘우살미’와 경상남도 내륙지방에서 아직도 간혹 행하여지고 있는 ‘울력’이 그 좋은 예에 속한다. 우살미는 신축가옥의 지붕이기를 할 때 마을 사람들이 무보수로 공동작업을 해 주는 관습이다. 울력은 길흉사가 있거나 일손이 모자라 농사일이나 가사(家事)가 밀려 있는 가정이 있으면 마을 사람들이 의논하여 무보수로 노동력을 제공해 주는 관습을 말한다. 부군을 비롯한 이런 관습은 두레나 품앗이보다 공동체의식이 더욱 강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협동이라기보다는 봉사에 가까운 성질의 노동방식이다. 이러한 성격의 노동관습은 우리나라의 어느 곳에서나 쉽게 찾아볼 수 있었던 관습인데, 현대사회에서는 자원봉사자(自願奉仕者, Volunteer)라는 이름으로 사회 또는 공공의 이익을 위한 일을 자기 의지로 행하는 일로 행해지고 있다.

자원봉사자는 사회 또는 공공의 자원봉사자를 줄여서 봉사자라고도 하며, 그런 자원봉사자가 모인 단체를 자원봉사단이라 한다. 이들의 봉사 활동은 보통 비영리단체(非營利團體, NPO, Non-Profit Organization)를 통하는 경우가 많다. 때때로 이 방식의 봉사 활동은 공식 봉사 활동으로 불린다. 하지만 이들 공식 봉사 단체와는 별도의 개인 또는 몇몇 사람들이 비교적 격식을 차리지 않고 자유롭게 봉사 활동을 펼치는 예도 있다. 이러한 비공식적인 봉사 활동은 보통 알려지지 않기 때문에 통계치로 잡기가 무척 어렵다. 내 배 채우기 보다는 남의 허기를 걱정하는 것이니 숭고하다고 아니할 수 없다.

자원봉사자는 국가에 대한 7대 의무 사항으로 생각한다.

복잡한 사회 현상을 반영하듯 봉사 활동을 하는 동기도 다양하다. 한층 더 높은 영적인 상태에 도달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봉사 활동을 하는 예도 있고, 종교적인 의무감에서 봉사 활동을 하는 예도 있다.  다른 사람의 안녕을 위해 봉사 활동을 한다는 예도 있다. 그런데 진정한 애타심(愛他心)에서 우러나온 봉사 활동이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어떤 이들은 봉사 활동을 시민, 국민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로 받아들인다. 이 경우의 봉사자 중에는 자신들을 봉사자라고 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봉사 활동이 봉사자 자신의 삶을 윤택하게 한다. 이것은 봉사 활동의 가장 중요한 동기가 될 수 있다. 봉사 활동을 하면서 봉사자는 다른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으며, 사회 활동을 유지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삶의 다른 영역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끈끈한 유대감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 많은 사람에게 봉사 활동을 하는 이유가 된다.

자원봉사에 임하는 사람은 어떤 형태로든 보상을 받지 않는 것이라는 오해가 있으나, 다양한 형태로 보상을 얻는다. 보람이나 경험 등을 얻게 되는데 이는 정신적 보상이라고 할 수 있다. 교통비나 식사비, 소정의 활동비 등을 받는 금전적 보상이 있을 수 있다. 또한, 그 밖에도 취업 또는 진학에 도움이 되는 경력 보상을 위한 목적에서 자원봉사를 하기도 한다. 자원봉사는 국방, 납세, 교육, 근로, 재산권 행사, 환경보전 다음 7대 의무사항이라고도 한다.

국방과 납세를 제외하고는 권리인 동시에 의무에 해당하지만, 자원봉사가 7대 의무사항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아마도 시대적 흐름이라고 하는 것이 가장 쉬운 기부 (Donation)이라고 하는 의미와 직결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시니어에게 기부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받은 혜택 중 일부를 공동체에 반환하는 것이고, 부유하거나 가난하거나, 기업이나 개인이거나 예외 없이 이를 감당해야 한다는 사회의식이 발전해 온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안락한 생활을 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을 초과한다면 그것을 기부하자는 운동도 확산하고 있다. 일부 선진국에서는 퇴직 후 시간을 취미와 봉사로 2/3 할애하고, 나머지는 약간의 금전적 보상을 받는 일을 한다고 한다. 그들이 받는 급여는 아주 작지만, 그 줄어든 급여를 사회에 기부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2006년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남녀 인구 중 봉사에 참여하는 사람의 비율은 평균 20%라고 한다. 나머지 80%는 봉사하기 싫은 것일까? 그 이유를 확인해보면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와 ‘현재는 여유가 없다.’라는 것이다. 대부분 사람은 자원봉사 활동을 어렵게 여기고 무언가가 갖춰졌을 때 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지혜와 경험, 인적 관계를 주변과 자녀 그리고 사회에 나누어주는 것은 큰 기부 중의 하나고 인류에 대한 봉사다. 어쩌면 가옥, 음식, 의복, 의료 보험료, 이동 수단, 여가 생활 비용 그리고 비상시를 위한 자금만 마련되었다면 나머지는 잉여 자산인 셈이고 기부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물론 잉여 자산이 없는 경우라면 질서를 지키고, 친절을 나누고, 다른 사람에게 기회를 주는 것도 기부라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시니어를 위한 민간 최대의 엑스포 행사인 2013 서울국제시니어엑스포에 수십 분의 시니어가 빛도 이름도 없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하신다. 시니어를 위한 행사이기에 시니어의 자원봉사는 더없이 빛날 수 밖에 없다. 시니어의 심정은 시니어가 되어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들의 절박하고 절실하고 꼭 맞고 절대적으로 필요한 요구를 즉석해서 해결해줄 수 있다는 장점이 여과 없이 발휘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들을 응원하고 노고에 깊이 감사한다. 시니어의 자원봉사로 세상이 더욱 빛나게 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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