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302] 과연 시니어는 객관적으로 쓸모있는 인력일까?

우리나라에는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떨치는 훌륭한 기업이 많이 있어 자랑스럽다. 이들 회사는 높은 안정성과 장래 가능성 때문에 많은 인재가 몰리고, 그들이 능력 발휘할 기회가 제공되기 때문에 세상의 이목이 쏠리는 긍정적인 신호가 연쇄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그런데 이들 기업이 가진 특징 중의 하나가 입사를 위해서는 철저한 검증 절차를 거친다는 것이다. 그들 회사가 필요한 인재상이 정확하게 정리된 것은 물론이고 절차상 외압이나 청탁은 철저하게 배제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결격사유가 있을 때에는 단호하게 입사를 거절당하게 된다.

이들 세계적인 기업은 설령 검증절차를 통과했더라도 체계적인 인재 관리 체계에 따라서 조직에 맞은 업무능력을 찾아주고 현장 경험을 통해서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것을 관리해주는 인재를 가장 귀한 자산으로 가치를 높이는 활동을 빼놓지 않는다. 그야말로 인재들에게는 제대로 갖추어진 실력을 발휘할 기회를 만들어주는 셈이다.

그런데 이들 회사가 운영하고 있는 인력관리 체계에서 동의하기 어려운 특이점을 찾을 수 있다. 정년제도(停年制度)라는 것이다. 이것은 근로자가 일정한 나이가 되면 근로자의 의사나 능력과 상관없이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제도를 말한다. 세계적인 기업이 가진 회사의 관리 시스템 중에서 가장 낙후된 것이 인사관리 시스템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이다. 능력 있는 직원을 뽑았지만, 능력에 관계없이 근로계약을 종료시키고 있다는 부분을 지적하고자 하는 것이다.

과연 시니어는 객관적으로 쓸모있는 인력일까?

산업 사회로 발전하면서 능력과 성과를 수치 계량화해서 객관적으로 측정하고 결과를 입증하는 과학적인 방법이 일반화되고 있다. 또 이러한 검증체계를 거치지 않으면 감성적인 판단으로 받아들여지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면 시니어의 경험과 지혜는 주니어의 능력에 비해서 얼마 만큼의 가치가 있는지 입증해야 할 상황에 도달하게 된다.

여기서 지난 1994년 핀란드의 ‘직업건강연구소(FIOH, Finnish Institute of Occupational Health)’에서 만든 ‘작업능력지수(WAI, Work Ability Index)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의료계 전문가들이 개인의 건강 상태를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그 결과를 ‘작업능력지수’로 수치화한 결과를 기준으로 비교 판단하는 것이다. 지난 2010년 대한인간공학회에서 발간된 자료 중 ‘업종, 연령, 업무형태에 따른 작업능력지수에 관한 연구(A Study on the Work Ability Index by the Type of Business, Age and Job.Journal of the Ergonomics Society of Korea , Vol. 29, No. 1 pp.101-105, February 2010)’라는 제목의 논문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논문에서는 ‘업무조건 다음으로 건강과 체력이 작업능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Ilmarinen J., et al., 2005)는 연구가 발표되고 있지만 장년층(50세 이상)은 청년층(39세 이하)과 신체적 능력의 차이가 상대적으로 적으며, 필수적인 업무에서 특정한 신체능력을 유지할 수 있다(BrentG., Wade P., 2004)는 연구가 발표된 바 있다.’라는 서론을 기반으로 주택관리공단에 근무하는 관리자 736명, 기계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 446명 그리고 조선업에 종사하는 근로자 153명으로 총 1335명에 설문이 시행되었다. 전체 작업자의 평균연령은 41.5±8.3세이며, 작업자들의 평균 근속연수는 15.1±8.5년 이었다.

평가결과는 전체의 45% 이상의 작업자가 Excellent Level에 속한다고 응답하여, 현재 자신의 작업능력상태를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 비교해보니 20대와 30대 초반에서 작업능력이 높게 나타났으나 30대 후반부터 점차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다가 오히려 55세 이상의 연령대에서 가장 높은 WAI Score를 나타냈으며 Excellent Level의 비율 또한 가장 높았다. 업무형태에 따른 작업능력은 비교적 눈에 띄게 큰 차이를 보였다. 기계산업의 경우 29세 이하의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기계산업의 경우 중위값이 42.0으로 29세 이하는 중위값이 42.5으로 0.5 높지만, 55세 이상은 39.5로 중위값에 2.5 낮은 수치가 나왔다. 근력을 많이 쓰는 작업환경도 나이는 작업능력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반면 조선업은 40대에서 그리고 공기업인 주택공사의 경우에는 55세 이상의 연령대에서의 작업능력상태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 업종별로 차이가 큰 것을 알 수 있었다. 오히려 나이가 들수록 높아지는 것은 경험과 지혜가 작업능력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객관적인 사실로 입증되었다.

결론적으로 ‘작업능력지수’를 측정해 보니 시니어의 업무 능력이 주니어에 못지않더라는 것이 객관적이고 입증된 셈이다.

철저하게 실력으로 인재를 뽑은 회사가 실력과 관계없는 나이로 퇴직을 시키는 잘못된 인사 관행에 대해서 좀 더 진취적인 태도로 접근하고 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하는 할 것이다. 종업원이 퇴직시기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독일의 자동차 그룹인 BMW의 경쟁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사실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 김형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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