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310] 일본의 개호추진법 개정을 보니 남의 일 같지 않다.

지난 2014년 6월 18일 일본 국회에서는 장기요양 관련 법안이 개정되었다. 골자는 ‘부자 노인이 사회보장의 혜택을 누리려면 자기 돈을 더 내라.’라는 것이다.

개정된 법안은 의료개호총합추진법(医療・介護総合推進法), 정식 명칭은 ‘지역의 의료 및 개호의 전체적인 확보를 추진하기 위한 관계 법률의 정비 등에 관한 법률(「地域における医療及び介護の総合的な確保を推進するための関係法律の整備等に関する法律」)인데, 2015년 8월부터 연간 개인수입이 280만 엔 이상이 되는 노인은 자기 부담비율을 10%에서 20%로 올린 것이다. 노인 시설에서 목욕을 하거나 체조를 하는 ‘데이 서비스’를 주 3회 받을 때 내야 하는 비용은 지금까지 일률적으로 한 달에 1만 엔(약 10만 원)이었다. 하지만 2015년 8월부터 연간 개인 수입이 280만 엔 이상이면 2만 엔을 내야 한다. 전체 고령자의 약 20%로 추정되는 고수입 고령자에 대해 각종 요양 및 간병 시설의 자기부담비율을 10%에서 20%로 올린 것이다.

예금 기준으로 1천만 엔 이상을 가지고 있으면 노인보건시설을 이용할 때 국가 보조가 줄어든다. 보건시설의 식사비가 월 2만 엔에서 4만2000엔으로, 독실 이용료는 월 4만 엔에서 6만 엔으로 오른다. 또 항상 간병이 필요한 사람이 이용하는 특별양호노인시설에는 장애를 갖고 있거나 치매에 걸린 고령자를 빼고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신규 입소원칙은 개호 3등급 이상의 중증자에 한하여 가능하도록 하게 된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이번 제도 개정으로 2015∼2017년에 연간 1430억 엔의 국가 보조금이 절감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지만 고령자 지원에 들어가는 국가 보조금은 현재 약 10조 엔에서 2025년에는 약 20조 엔으로 두 배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단카이 세대 650만 명이 만 75세 이상이 되는 2025년에는 인구의 5분의 1이 75세 이상이 되고 이들을 부양하는 15∼64세 인구는 지금보다 13%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이 법률 개정과 관련한 국회답변에서 “사회보장 재원 기반의 안정성을 생각하면 자조(自助)정신 없이 유지되지 않는다”며 고 말하여, 국가 보조를 추가적으로 감축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고령화에 따른 사회 서비스인 일본의 개호보험(介護保險)도 2000년 4월 1일부터 서비스가 시작되어, 같은 성격의 우리나라 장기요양보험(長期療養保險)은 이보다 8년 늦은 2008년 7월 1일부터 시작되었다. 이는 우리나라의 복지 서비스가 일본보다 늦게 시작되었다는 시간적 개념이 아니라 고령화가 늦게 진행되었다는 시기적 개념으로 보는 것이 맞다고 할 것이다. 이에 일본의 고령화 진전과 정책적 대응에 대해서 하나 하나 심도 있게 관찰하지 않을 수 없다. 바로 우리의 미래이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지난 2012년 일본 전후 최대의 베이비붐 세대인 약 664만명의 단카이세대가 본격적인 퇴직을 시작했다.

당초 이들은 60세가 되는 2007년부터 정년퇴직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단카이세대 대량 퇴직에 따른 사회적 충격을 우려한 일본 정부가 65세까지 고용하도록 하는 법을 2006년 제정한 덕분에 단카이세대 남성의 70% 이상이 재취업 상태이다. 하지만 일본 정부엔 비상이 걸렸다. 단카이 세대가 퇴직함에 따라 이들에게 연금을 본격적으로 지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들이 나이가 들면서 의료비도 본격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있어 연간 2조엔(약 30조원) 정도의 복지비 증가가 예상된다.

그래서 일본 정부는 근로소득세를 내는 단카이 세대의 퇴장에 따라 근로소득세수가 줄어들 것을 대비해서 소비세 인상을 서두르게 되었다. 지난 1997년 4월 기존에 소비세 3%를 5%로 인상한 이후 17년 만인 2014년 4월 1일부터 8%로 인상하게 되었다. 소비세 인상의 이유를 정부부채 해소라고 하지만 사회보장 재원 마련이 가장 큰 목적이 아닐까 싶다.

우리나라 사정은 괜찮은 것일까?

마침 지난 16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2013년 노인장기요양보험 통계연보’를 살펴보면 치매 등으로 인한 장기요양서비스 이용자가 늘어나며 최근 5년간 장기 요양급여비가 2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말 기준 65세 이상 노인 619만명 중 6.1%인 37만8493명이 장기요양 등급 인정(1~3등급)을 받았다. 이는 전년 대비 10.7% 늘어난 수치로 2009년 등급 인정자(28만6907명)에 비해선 32% 증가한 것이다. 이 자료를 보면 고령화가 진전될 수록 더 많은 장기 요양급여비가 필요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우리나라의 노인장기요양보험은 2008년 7월 1일부터 시행되었지만, 장기보험료는 단 한 해도 빠짐없이 인상되고 있다. 실제로 추적해 보혐 장기요양보험료는 건강보험료와 연동되어 있고 2008년 첫 시행에는 건강보험료의 4.05%를 부과가 시작이었다. 그런데 시행 1년도 못되어 2009년 1월 1일부터는 4.78%로 인상하였고, 2010년 1월 1일부터는 6.55%로 인상되었다. 그런데 2010년에는 건강보험료가 5.08%에서 5.33%로 올랐으니 장기요양보험료는 건강보험료에 연동되었으니 자동 추가 인상된 셈이다. 이후 장기요양보험료는 변동이 없으니 건강보험료는 2011년 5.64%로 , 2012년에는 5.80%로, 2013년에는 5.89%, 2014년에는 5.99%로 지속적인 인상되었다. 결론적으로 보면 장기요양보험료는 매년 올라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장기요양보험료가 계속 오르는 것은 장기요양급여비는 계속 늘어나고 있기 때문일테고, 다음달부터 시행되는 치매 특별등급제 등으로 장기요양보험 재정 지출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이 개호보험 시행 15년을 맞이하면서 대대적인 의료개호종합추진법을 수술한 사실을 보면서 남의 일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더구나 건강보험 재정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란 우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늘려가며 장기요양 보험 재정의 지출을 늘리는 정책만 쓰고 있는 우리네 장기요양 보험 정책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 김형래

답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