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321] 은퇴 자유인에게 권하는 세 가지 일

은퇴는 산업혁명이 만들어준 선물이자 확대재생산에 따른 축복이다. 아니다 후유증 많은 재앙일 따름이다. 아무튼 인류 역사상 멀쩡하게 일할 수 있음에도 어떤 이유가 되었든지 은퇴라는 이름으로 ‘인생 1막’을 마감하고 일하지 않도록 배려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거나 없었던 일이다.

준비 안 된 분들에게는 은퇴는 소통 부재를 일으키는 고집불통 집단을 제거하고 도전적이고 창조적인 에너지 집단으로 갈아 끼우기 위한 발명품이다. 능력으로 뽑았으면 능력이 있으면 일을 시켜야지 왜 나이로 내쫓아내느냐? 또는 금융회사가 이익 창출을 위해 새로운 금융 상품을 만들어내려는 음모의 결정체이다. 연금이라는 상품을 또 만들지 않았는가? 등등 은퇴에 대해서 불만 가득 찬 생각을 쏟아붓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준비된 분들에게는 ‘은퇴는 평생 힘쓰고 애쓴 덕분에 인생에 유일하게 받는 가장 큰 자유이자 소중한 보너스다.’라고 응대한다. 그리보면 은퇴는 인생 1막과 인생 2막 사이의 쉬는 시간일 뿐이다.


[송덕비를 보면 절로 숙연해집니다. /사진. 김형래]

우선 이상적인 은퇴를 꿈꾼다면 자신의 내면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인생 1막은 지금까지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일 중심으로 짜였던 일상이라면, 인생 2막은 외부의 시선에 위축되지 않고 자신의 온전한 모습 그 자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때가 된 것이다. 자신의 개성보다는 남들에게 잘 보이려고 세상의 잣대에 맞추어왔던 과거로부터, 차별과 경쟁과 비교의 사회에서 벗어나 진정한 나 자신으로 돌아갈 기회다.

은퇴는 막고 싶어도 다가오는 것이다. 인생 1막은 30년 직장생활을 위해 20년간 학교에 다녔다. 인생 2막도 30년 이상이 펼쳐질 것이다. 이른바 장수시대를 맞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인생 1막이 ‘메인 메뉴’라고 한다면 인생 2막은 이른바 ‘사이드 메뉴’와 같다고 볼 수 있다. 주문하지 않으면 절대로 누릴 수 없는 행복이다. 그래서 은퇴를 준비해야 한다. 적어도 30년 이상의 인생 2막을 위해서.

이상적인 은퇴를 꿈꾼다면 자신의 내면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보는 것도 필요하다. 그래서 나 자신의 소리를 경청해볼 필요가 있다. 좀 더 집중하고 싶다면 은퇴 자유인에게 세 가지 일을 추천한다.

첫째가 의미 있는 일이다. 의미 있는 일은 남을 중심에 두는 일이다.

성공한 그 누구와 똑같이 되려는 세상에서 벗어나 나의 본질을 찾아가는 것, 세상을 보다 나은 곳으로 만드는 데 시간을 쓰는 것, 나의 사회생활을 위해 지원해주었던 배우자와 가족의 생활을 보완해주는 것, 그리고 세상에서 바로 서고 바르게 나갈 수 있도록 도와준 이들을 위해서 보답하는 일, 나의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나의 재능을 나누어주는 것,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도록 좋은 경험을 정리하고 보완해서 남겨주고 나누어주는 것들이 바로 의미 있는 일이다.

둘째는 재미있는 일이다. 재미있는 일은 나를 중심에 두는 일이다.

은퇴 전에 불편한 요소를 빼는 일이고 나를 찾아가는 것이다. 출퇴근의 압박이나 진급, 실적 등 세속적인 이권과 관계없는 창조적이고 예술적인 일인데, 과거에 진정하고 싶었으나 하지 못했던 일이고 이를 위해 노력하는 일이다. 내 감성을 찾아 그것을 표현하고 발산하는 일, 그 누구보다도 사랑하는 나를 사랑하는 시간을 찾는 것, 지금까지 느끼지 못한 창조적인 성취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고, 준비하고 실천하는 과정이 결과보다 더 큰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들이 재미있는 일이다.

셋째는 즐거운 일이다. 즐거운 일은 나와 우리를 중심에 두는 일이다.

인생 1막에서 맛은 보았지만 만끽하지 못했던 정신적, 신체적, 사회적 활동을 하는 것이다. 몸을 움직이고 쓰지 않았던 머리를 쓰고 또 다른 땀을 흘리며 흥분과 모험에 도전하는 것이다. 기회의 제한 없이 남과 어울려서 펼쳐가는 일, 함께 나누고 우리여서 기쁜 일이 바로 즐거운 일이다.

그중에서 은퇴 자유인에게 단 하나의 일을 추천한다면? 단언컨대 ‘의미 있는 일’이다. ⓒ김형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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