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362] 나의 배우자가 날 속이고 바람을 피울 확률은 얼마나 될까?

조건부 확률(conditional probability)과 관련이 있습니다. 즉, 어떤 사건이 일어났다는 전재 아래 이론이라 가설이 참이나 거짓일 확률을 찾는다면 가능할 수 있습니다.

당신은 결혼한 사람인데, 당신이 출장을 마지고 집에 돌아와보니 처음보는 속옷이 당신 옷장 서랍속에 들어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당신은 직접 배우자에게 바람을 피웠는지 묻지 못하고, 아마도 당신 자신에게 물을 것입니까?

“나의 배우자가 날 속이고 바람을 피울 확률은 얼마나 될까?”

여기서 ‘조건’은 당신이 문제의 그 속옷을 발견했다는 것이고, 당신이 관심을 가지고 참과 거짓을 평가하려는 ‘가설’은 당신의 배우자가 바람피운다는 것이며, 당신은 구하고자 한다는 것입니다. 베이즈 정리는 이런 종류의 의문에 해답을 제시합니다. 다음 세 가지 변수의 값을 알거나, 이런 종류의 의문에 해답을 제시합니다. 물론 세 가지 변수의 값을 안다면 또는 기꺼이 그 값을 추정하고자 한다면 당신은 그 확률을 정확하게 계산할 수 있습니다.

첫째. 문제의 그 속옷이 당신의 배우자가 바람을 피운다는 그 가설이 참인 조건 아래에서 등장했을 확률을 추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편의상 당신이 여자이고 당신의 배우자가 남자라고 칩시다. 문제의 속옷은 만일 당신 남편이 바람을 피운다면, 그 속옷이 어째서 그 자리에 있는지 상상하는 것은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그런데 설령 남편이 바람을 피운다고 하더라도 당신은 남편이 더 조심했어야 하는 게 아닐까 하고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그래도 당신은 그런 조건아래에서 남편이 바람을 피웠기 때문에 문제의 속옷이 거기에 있을 확률을 50%로 설정합니다.

둘째. 그 가설이 거짓인 조건’ 아래에서 문제의 속옷이 등장했을 확률도 추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남편이 바람을 피우는 게 아니라면, 그 속옷이 거기에 있는 결백한 설명이 있을 것입니다. 당신도 신뢰하는 여자 친구의 속옷이며, 남편은 이 여자 친구와 순전히 정신적 교감을 나누면서 하룻밤 당신 집에서 잠을 잤을 수도 있습니다. 또는 그 속옷은 남편이 당신에게 주려고 산 선물인데 미처 포장하지 못하고 그냥 옷장 서랍에 넣을 수도 있습니다. 터무니 없긴 하지만 그렇다고 전혀 있을 수 없는 얘기는 아닙니다. 이 모든 확률을 통틀어서 5%라고 설정합니다.

셋째, 가장 중요한 ‘사전 확률(prior probability– 특정 사건이 일어날 것에 관한 추가 정보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알고 있는, 또는 임의적으로 설정하는 그 사전의 확률, 선험적 확률)’이 있어야 합니다. 당신이 그 속옷을 발견하지 전에, 남편이 생각한 확률입니다. 당신이 이 확률을 얼마로 설정하겠는가? 물론 문제의 속옷이 등장한 지금 그 확률을 완전하게 객관적으로 설정하기 어려울 것이다, 때로는 확률을 경험에 비추어 추정할 수도 있습니다. 이를테면, 결혼한 부부가 한 해 동안 바람을 피울 확률은 약 4%라는 여러 연구 결과들이 나와 있으니, 이 4%를 당신의 사전확률로 설정할 수도 있습니다.
만약 이 세 개의 값을 추정했다면, 베이즈 정리를 적용해서 ‘사후확률(prior possibility)’을 계산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알려는 확률, 즉 낯선 속옷이 등장한 상황에서 배우자가 바람을 피우고 있을 확률입니다.
> 사전확률 (x=4%) 남편이 바람을 피울 확률의 초기 추정치 – 여러 연구 결과 참조
> 새로운 사건 발생 (y=50%) 남편이 바람을 피운다는 조건 아래에서 속옷이 등장했을 확률
> 새로운 사건 발생 (z=5%) 남편이 바람을 피우지 않는다는 조건 아래애서 속옷이 등장했을 확률
> 사후확률 [29%=xy/{xy+z(1-x)}당신이 속옷을 발견했다는 조건 아래에서 남편이 바람을 피우고 있을 가능성에 대한 수정된 추정치

당신의 집에서 낯선 속옷이 발견되었을 때 배우자가 바람을 피우고 있을 확률은 29%로 꽤 낮습니다. 직관적으로 떠오르는 확률(50%)에 비하면 매우 낮은 편입니다. 그렇다면 속옷이 나타났는데도 배우자가 바람을 피우지 않았단 말입니까?

확률이 이처럼 낮은 것은 배우자가 바람을 피울 사전확률을 낮게 설정했기 때문입니다. 비록 결백한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낯선 속옷의 등장을 설명하려고 내놓을 수 있는 그럴듯한 이유가 적긴 하겠지만, 어쨋거나 애초에 배우자가 배우자가 매우 결백하다고 생각하고 확률을 계산한 만큼, 이런 가중치가 강력하게 반영되어 낮은 확률이 도출된 것입니다.

이 칼럼에 첨부된 사진의 원류를 보면 그런 것 같습니다. 그 공무원의 의사결정이 단순하게 윗선에서 결정된 것을 전달한 수준의 참여도로 볼 수 있습니다. 아카데미의 목적이 중장년의 망하지 않는 창업을 목적으로 추진되었으나 창업이 저조하고 단지 음식 만드는 것을 가르치는 요리교실로 전락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사업 전체를 이끌어온 주체에 대한 신뢰가 낮았기 때문에 애초부터 중단이라는 의사결정에 대한 매우 높은 확률을 계산한 만큼, 누군가에게 그 책임 또는 의사결정의 근원지를 단정하려고 하는 마음이 작동했을 것입니다.

평번한 시민에게 비친 공무원의 모습은 ‘복지부동’이거든요. 더구나 그 윗선이 누구인지 쉽게 알 수 없고, 명시적으로 최종 통보한 사무관급의 공무원이 서류에 적혀있으니 당연한 결론을 내리는 것입니다. 물론 이는 심증적입니다. 그 심증을 좀 더 이론적으로 접근하려다 보니 베이즈의 정리를 적용한 것입니다. 아무튼 시니어의 창업의 길은 험난합니다. 정부가 나서고 최고의 민간기업이 붙어서 수 백 명을 길러냈는데, 정작 수료자 중에서 목적에 부합한 창업자는 한 자리 수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김형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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