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노후 컨설팅] 박수칠 때 떠나는 법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빚’을 없애는 것이다. 

정치 바람이 불면 ‘누가 당선 되면 빚을 탕감해준다.’하는 희소식이 꿈결처럼 다가오곤 하지만,  ‘빚’의 짐은 집요하게 달라 붙어 인생의 짐을 더 무겁게 짓누른다. 저금한 돈도 일부 있고, 갚을 빚도 있고 해서 어느 정도 균형을 맞추는 것같이 보일지라도 빚이 훨씬 더 무거운 법이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세상 어느 예금 이자가 빚에 딸려오는 이자보다 높지 않다는 것이다. 만일 예금 이자가 빚에 따라오는 이자를 넘는다면,  빚을 내서 예금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물론 특별한 조건에 따른 무이자대출 같은 경우는 예외지만 말이다.  더구나 ‘빚’이라는 것이 예금처럼 선택적으로 물려주고 안 물려주고를 결정할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가족이나 자녀에게 빚은 모두 사라지기 전에는 끊임없는 부담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빚이라는 것이 금전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적용되는 것이다. 아마도 은퇴를 하기 직전이 가장 높은 직급일 것이다. 그러다보니 함께 일하던 직원에게 잔뜩 지시만 했었을 것이고 필요한 것을 요구만 했을테니 얼마나 많은 빚을 지고 있었겠는가. 그러니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빚을 갚아야 한다. 불편한 감정도 앙금도 다 세척해야 하고, 오히려 덤으로 빚을 남겨주고 온다면 박수 받으며 떠날 수 있지 않겠는가.

적어도 1년 간의 생활비 직접 계산 해보아야 한다. 

요즘 들어 신문에 자주 등장하는 은퇴 비용은 이제 식상한 주제이다. 그래도 시선이 자꾸 돌아가는 것은 경제적인 문제다. ‘은퇴 후 생활비가 5억 원이 드네’, ‘연금으로 모자르네’하는 소리를 달갑지 않게만 들었지, 실제로 아파트 관리비가 얼마나 들고, 난방비가 얼마나 들고, 투자자산인 예금과 적금이 얼마나 들고, 교통비, 통신비, 의료비, 식비, 여가생활비가 얼마나 드는지 직접 확인해 볼 일이다. 적어도 1년간 비용을 계산해 보아야 사계절인 우리나라 현실을 반영한 비용이 계산되는 것이다. 급여야 일정하지만 경조비가 많이 나가는 봄과 가을이 있고, 난방비가 많이 나가는 겨울이 있는 법이다. 생활비를 직접 계산해 보아야 은퇴 후 생활 계획이 나오고 절약 방법을 강구하게 된다. 우리 가족의 기호를 전혀 모르는 금융회사 은퇴설계사가 뽑아주는 은퇴 예상 비용은 백화점에서 파는 기성복과 마찬가지이다. 내 생활과 맞으면 다행이지만, 차이가 많이 날 경우에는 쓸데없이 가혹한 내핍 생활을 강요 당할 수도 있고, 어쩌면 은퇴 후 생활비가 부족해서 고통을 당할 수도 있다. 계산하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은퇴 후 전체 필요한 생활비가 계산될 것이고 이를 위해 어떻게 생활 패턴을 가져야 할 것 인지에 대해서 자연스러운 각오와 실천적인 계획이 만들어지게 마련이다.

정작 나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준비하고 실천해야 한다. 

은퇴 전의 생활은 가족과 회사 더 나가서는 국가를 위한 일이라고 하기에 적합한 사명감과 의무감이 충만했던 생활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나 자신에 대해서는 엄격하고 자제하는 생활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내 경험을 나누어 주는 일이건, 남에게 도움을 주는 일이건, 즐기고 노는 일이건 망설이지 말고 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진 셈이다. 기타를 치고 노래하고 싶으면 적어도 기타 치는 법을 배워야 할 것이고 때에 따라서는 기타를 사야 할지도 모른다. 매일 골프를 치던, 봉사를 하던 은퇴 후의 생활이 준비되었다면 은퇴하는 날, 당연히 쏟아지는 “앙코르” 세례를 받게 마련이다.

좋은 대인 관계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는 때가 바로 은퇴 후의 생활이다. 만일 당신의 생활 중 대인 관계의 일부라도 은퇴한 선배와 나누고 있다면 은퇴 후 생활이 비교 우위에 놓여 있다고 장담할 수 있다. 대부분의 사회 생활은 현직과 연관된 관계만 유지하기도 버겁기 마련이다. 그러나 갑자기 외로워지는 때가 바로 조직에서 멀어질 때이다. 하다못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를 통해서라도 과거의 동료와 가까이 지내야 하고, 취미와 관심이 같은 사람과 동호회 활동이라도 시작해야 한다. 바로 이러한 활동이 사회적으로 건강해지는 것인데, 신체 건강이 1/3 그리고 정신 건강이 1/3이면 나머지 1/3은 사회적 건강으로 채워진다는 것을 이해한다면 그 중요성을 잊지 않을 것이다. @김형래

본 칼럼은 교보생명에서 매월 발행하는 잡지 ‘Health & Life’ 2012년 2월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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