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8.05 [인터뷰]” ‘눈높이 낮춘 일자리, 평생 취미, 관심사 나눌 친구를 찾아가’ – 중앙일보

1. 최근 은퇴 관련 기사가 많아 덩달아 초조하기까지 하다. 50대라면 은퇴 준비하기에 이미 늦은 나이인가.

> 50대가 되어서 은퇴 준비를 시작하는 것은 늦었다. 길어야 준비기간이 10년인데, 은퇴이후 30년이 준비될 수 있겠는가? 그러나 지금이라도 준비하지 않으면 행복했던 50년을 뒤로하고 불행한 나머지 30년 인생을 살지도 모른다. 또한 은퇴 준비가 단순하게 돈만 있으면 된다는 생각은 잘못된 생각이다. 그러니 은퇴 준비도 전문가의 조언이 필요한 부분이 되었다.

2. 현재의 50~60대와 과거 노인들과 가장 다른 점은 무엇인가. 이들의 은퇴 준비 패턴에 주목할만한 변화가 있나.

> 몇 가지 짚어볼 부분이 있다. 첫 번째 은퇴 기간의 연장이다. 과거 노인은 은퇴 후에 길어야 10년을 살았다. 그런데 현재 50대는 은퇴 후 30년을 산다. 본질적인 차이가 여기서 시작된다.  두 번째는 평생소비 기간의 연장이다. 과거나 지금이나 똑같이 직장에 다니는 기간은 30년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에는 30년간 벌어서 40년간 살면 되었다. 그런데 지금은 30년간 벌어서 60년간 살아야 한다. 따라서 과거에는 100을 벌어서 75를 쓰고 25를 저축하면 소득없는 10년을 위해 25씩 30년간 모아두었던 75를 은퇴기간 10년동안 쓰면 되었는데, 지금은 100을 벌어서 50만 쓰고 50씩 준비하지 않으면 소득없이 소비만 하는 30년에 대한 대책이 없는 셈이다. 세 번째 은퇴 후 30년에 대한 생활준비이다. 과거 은퇴기간 10년은 마무리하는 기간이었을지 모르나, 현재 50에게 주어진 은퇴기간 30년은 인생을 다시 돌아보고 경험과 지혜를 후세에게 남겨주기에 충분한 기간이다. 그렇게 많은 구별점을 은퇴 준비 패턴이 달라질 수 밖에 없다.

3. 주변을 돌아보면, 노후자금이 넉넉하다고 해서 꼭 생활이 행복한 것 같지는 않다.

> 환갑이 되면 지식이 평등해지고, 진갑이 되면 재산이 평등해진다는 얘기를 한다. 노후자금이 부족한 분들에게는 반발심이 생길 수 있겠으나, 돈이 많은 분들의 말을 빌리면 돈을 쓰고 싶어도 나를 위해서 쓸 수 있는 범위는 점점 줄어든다고 한다. 고작해야 병원비와 체면유지비 말고는 사고 싶은 물건도 줄어들고 쓰는 즐거움도 젊은 시절보다 못하다고 한다. 노후에는 돈의 우선 순위보다 건강이 우선순위로 바뀐다는 것이다. 신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적, 사회적, 영적 건강을 추구하는 대상과 방향이 바뀐다고 한다. 그래서 돈만 추구했던 젊은 시절을 뒤로 하고, 인간의 본성인 관계와 환원을 생각하고 그것을 통해서 다른 차원의 행복을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다. 돈은 행복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그 자체는 아니라는 것다.

4. 은퇴 교육 사업을 준비하신다고 들었는데, 어떤 내용인지.

> 30년 직장생활을 위해 거의 30년의 교육을 받는다. 젊은 시절의 교육은 바로 30년 동안 돈을 벌기 위한 교육으로 마무리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은퇴 후 30년을 위한 교육에는 생계를 보장해주는 교육이 아니기에 별 관심을 두지 않고 있는 셈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은퇴 교육 사업은 기회이고 목적이 분명해진다. 비서 A와 기사B를 두었던 중역C, 세 사람이 은퇴를 같이 했다고 가정해보자. 중역 C에게 은퇴교육이 가장 필요하다. 의사결정권한이나 사회적 기여도는 높았을지 모르나, 스스로 모든 일을 처리하면서 사회생활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보통사람들로 낮아지는 교육이 필요하다. 더구나 금융회사가 은퇴자금 마련이라는 마케팅 포인트로 진행해온 거의 대부분 은퇴 교육은 재무적 관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비재무적 은퇴 영역이 더 많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점수 확보나 시험 통과같은 하나의 목표를 달성해가는 과거의 교육과는 달리, 은퇴 교육은 참여 각각의 모든 사람들이 다른 목표를 향하는 맞춤형 교육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어야 진정한 은퇴 준비 교육이다. 그리고 준비하는 은퇴 준비 교육에는 성공적인 은퇴생활을 하고 있는 멘토들이 강사로 참여할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직접 참여해서 확인해보라. 발상부터 다르니 내용도 운영방식도 다를 것이다.

5. 상무님은 은퇴 준비를 어떻게 하고 계신지.

> 나의 은퇴준비는 ‘Nevertiree (은퇴하지 않는 사람)’으로 집중되어 있다. 지난 2007년 현재 일하는 시니어파트너즈의 회사 창립 맴버로 참여하면서부터인데, 회사의 캐치프레이즈가 바로 ‘시니어의 행복 업그레이드’이어서 은퇴 준비에 대해서 누구보다도 절실하고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다. 물론 재무적인 은퇴 준비는 30대부터 시작해서 탄탄한 편이고, 은퇴하지 않기 위해서 전문성 확보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그 중에 하나가 격년으로 전문서를 쓰는 것인데 2010년에 ‘나는 치사(致仕)하게 은퇴하고 싶다.’라는 책을 썼고, 올해에는 아내와 함께 ‘어느날 갑자기 포스트부머(Post-Boomer)가 되었다.’를 출간했다. 그리고 시니어 전문 칼럼을 매월 6~10건 정도 쓰고 있다. 매월 1~2회의 강의도 소화하고 있다. 물론 공부에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고, 15년 전부터 시작한 블로그(www.Henrykim.kr)도 9년전부터는 매일 빼놓지 않고 기록하고 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그리고 유어스테이지 SNS를 통해서 대학과 고등학교 동문 그리고 업계 전문가와 옛 동료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소홀하지 않고 있다. 물론 기독교인으로서 신앙생활도 열심이고, 매일 아침 운동도 빼놓지 않고 있다. 내 업무가 은퇴한 분들과 함께 행복한 은퇴를 준비시켜 드리는 일이기에 일상 모두가 은퇴 준비인 셈이다. 나는 언젠가 회사를 떠날지 모르나 ‘Nevertiree’로 행복한 은퇴를 도와주는 은퇴하지 않는 사람을 생활할 것이다. 어쩌면 내 일상 모두가 ‘Nevertiree’가 되기 위한 은퇴준비인 셈이다.

6.  좋은 은퇴란 무엇일까.

> 좋은 은퇴는 나누어주고 남기는 일이다. 젊은 시절의 생활은 채우기 위한 것었다고 정의하는 것에 대한 반대적 해석이다. 질서를 지키고 예의를 나누고 웃음을 주고 먼저 인사하는 것도 귀한 시절이 되어버렸다. 더 많이 갖고 더 빨리 성장하고 더 크게 이기고 더 적게 비용을 쓰는데 훈련되었고 습성화 될수록 행복하고 성취감으로 즐거워하는데 빠져들었다. 좋은 은퇴는 그러한 경쟁에서 벗어나서 진정한 이성을 가진 인간으로 회복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아프게 쌓았던 경험, 어렵게 찾았던 지혜를 가감없이 필요한 이들에게 나누어주는 것이다. 그리고 국가와 사회에서 외부적 요구에 강조된 의무감으로 나를 채찍질해 왔다면, 좋은 은퇴는 내 자신이 이 세상에 태어나서 긍극적으로 해야 목적을 찾아내고 그 일을 해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회적 욕구와 경제적 욕망을 채우기 치달았던 젊은 시절의 행복 기준을 보다 다른 차원으로 바꾸는 것이 바로 좋은 은퇴의 시작이다. 이 사회는 매일 아무런 경험을 갖지 않고 세상에 태어나는 많은 새 생명이 놓여져 있다. 시행착오를 모두 겪지 않도록 처음에는 오솔길에 표지를 달아주었던 따뜻한 마음으로 시작해서 수 많은 사람들이 빠르고 많이 지날 수 있는 고속도로를 만들었던 것과 같이 현역시절의 경험과 지혜를 후배들에게 아낌없이 나누어주고 남겨주는 일이 가장 좋은 은퇴라고 생각한다.

중앙SUNDAY FOCUS에 실린 기사

http://sunday.joins.com/article/view.asp?aid=27047

눈높이 낮춘 일자리, 평생 취미, 관심사 나눌 친구를 찾아라

유쾌한 인생2막 … 그들의 노하우

전영선 기자, 문창석 인턴기자 azul@joongang.co.kr
20120805 입력

현역 은퇴를 앞둔 50대 초중반의 방향설정이 인생 후반전의 승패를 가른다. 중앙SUNDAY는 은퇴 후 만족스러운 인생2막을 살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 비결을 들어봤다. 각각의 처지와 추구하는 삶의 형태, 만족 기준 등은 서로 달랐지만 이들을 관통하는 공통의 키워드는 있었다. 바로 ‘균형 잡힌 생활’이었다. 적당한 일거리와 놀거리가 있고, 스스럼 없이 어울릴 친구나 동호인들이 항상 주변에 있었다. 이 3박자가 어우러져야 은퇴 후 생활이 여유롭고 행복했다. 유쾌한 인생2막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3일 오전 10시30분 서울 역삼동 강남파이낸스센터 25층의 한 회의실. 30여년에 걸친 직장 생활을 지난해 정리한 이근수(59)씨는 지난 6월부터 이곳에서 일본어 강의를 듣고 있었다. 이 모임은 시니어 포털사이트인 유어스테이지의 일본어 클럽에서 만난 사람들이 결성한 것이다. 포털사에서 장소 등을 제공하고 강사와 강의 일정은 회원들이 알아서 짠다. 50세 이상만 참여할 수 있다. 이씨는 퇴직 후에도 경력을 살려 화공약품 매매를 중개하는 인터넷 업체를 운영하고 있지만 직장생활을 할 때보단 시간적 여유가 많다. 이씨는 “학원에 가면 젊은 사람들 틈에 껴서 잘 못할까, 혹시 폐가 될까 스트레스가 많다. 하지만 이 모임은 진도를 천천히 나가기 때문에 부담이 없고, 동년배들이라 마음도 편하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어를 잘하는 딸과 대화거리가 생긴 게 가장 큰 소득”이라고 덧붙였다. 이 모임 초급반 회원은 모두 11명. 50대가 6명, 60대가 5명이다. 서로 전혀 모르는 사이였지만 어색함은 없다. 대부분 현업에서 한발 물러나 있지만 바쁘게 생활하고 노후자금에 대한 압박이 적다는 공통점도 갖고 있었다.

모임 회원인 차도련(59·여)씨는 오랜 기간 약국을 운영했지만 현재는 일선에서 물러나 사회 공헌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그는 “일본 선교에 관심이 있고,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일본 유학도 꿈꾼다”고 말했다.

은퇴를 하면 사회에서 이해관계에 얽혀 만난 사람들과의 관계는 갈수록 희미해진다. 대신 공통의 관심사를 갖거나 종교활동 중 만나는 사람들과의 관계는 나이가 들수록 돈독해진다. 최근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시니어 모임이 활성화되는 이유다. 최근까지 현직에 있었던 50대는 인터넷 사용에 대한 거부감이 적고, 사회 봉사활동 등에도 적극적이다. 유어스테이지 회원은 약 35만 명이며 이곳엔 일본어 클럽과 같은 모임이 500여 개 결성돼 있다. 노인 대상 인터넷 신문인 시니어넷, 노인 일자리 사업을 하는 한국시니어 클럽 등에서 결성된 모임도 활발한 편이다.

김형래 시니어 파트너즈 상무는 “50대 중후반은 돈을 벌기 위해 공부하고 채우는 데 급급했던 젊은 시절을 뒤로하고 인간의 본성인 인간 관계를 다시 생각하고, 다른 차원의 행복을 추구하게 되는 시점”이라면서 “신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적·사회적·영적 건강에 관심을 갖고 추구하게 된다”고 말했다.

현재의 50대들은 일이 취미이자 특기였던 세대다. 주말도 휴일도 없이 직장에 올인했기 때문에 대부분 이렇다 할 취미가 없다. 이를 증명하듯 한국 50대 중 절반은 취미로 ‘TV 시청’을 꼽는다. 2위는 ‘편히 쉬기’다. 하지만 은퇴 후 시간이 많이 생겼다고 갑자기 취미를 만드는 건 한계가 있다.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좋아하는 것을 찾아 평생 취미로 삼도록 준비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추정운(58)씨는 일과 취미 사이의 균형점을 잘 찾아낸 50대에 속한다. 추씨는 2004년 KT에서 퇴직했다. 일은 여전히 하고 있다. 현역 시절엔 주로 예산·회계 업무를 담당했지만 퇴직 후엔 다니던 회사에 계약직으로 재취업했다. 맡은 업무는 인터넷 장비를 회수하는 일로 현역 때보다 시간적 여유가 많다.

그는 “돈보다는 내게 뭔가 계속할 일이 주어졌다는 것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장급으로 퇴직한 분도 경비업무를 하고 있지만 모두 일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있다” 고 전했다.

그가 직장을 그만두기 전부터 꾸준히 공을 들여온 것은 글쓰기다. 추씨는 2002년 등단을 했고 시집과 수필집 등 3권의 책도 출간했다. 노인 대상 인터넷 신문인 실버넷에서 기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추씨는 “취미로 글쓰기를 시작하면서 정서적으로 많이 안정이 됐고 집에서 대화도 늘었다”고 말했다. 매일 책상에 앉아 글을 쓰거나 책을 읽는 추씨의 모습을 보고 자란 두 아들도 아버지 옆에서 책읽는 습관을 들였다. 그러는 동안 아들들의 성적은 중위권에서 상위권으로 뛰었고 상위권 대학에 진학했다. 큰아들(29)은 현재 산업디자이너로 일하고, 작은아들(26)도 최근 대기업에 취직했다. 그의 향후 계획도 글쓰기를 하면서 구체화됐다. 추씨는 “소속 문학회에서 보육원과 결연을 맺고 있어 글쓰기 지도를 하는데, 가르친 학생 중 도내에서 상을 타는 것을 보고 많은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추씨는 “복지기관에서 상담 업무를 하면 적성에 맞을 것 같아 사회복지사 2급 자격증을 따기 위한 공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후자금은 은퇴를 앞둔 모든 사람의 관심사다. 현역 시절보다 돈을 많이 벌기는 어렵지만 그렇다고 생활비를 갑자기 줄이기도 힘들다. 하지만 은퇴 후 필요한 노후자금이 금융사나 보험사의 입맛에 맞게 부풀려져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장 노후자금이 부족한 경우, 좋아하는 일과 관련된 창업도 고려해볼만하다. 물론 과욕을 부리거나,‘잘나가던 시절’에 눈높이를 맞추는 것은 금물이다.

성기용(51)씨는 인생의 후반전을 ‘내 일’에 집중하기로 하고 창업 전선에 뛰어든 경우다. 성씨는 2010년 10월, 건설회사 임원을 마지막으로 25년 월급쟁이 생활을 접었다. 그는 “기업 안에서는 뭘 해도 윗사람의 확인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에 삶의 의욕이 떨어지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퇴직 후엔 취미로 해온 비디오 촬영 실력을 살려 개인·기업의 영상 홍보물을 제작하는 업체를 창업했다. 성씨는 “다니는 교회에서 봉사활동으로 촬영을 자청했고, 인터넷 생방송 진행, 인터넷 매체 영상을 공급하면서 감각을 익혔다”고 말했다. 창업을 준비하는 동안 소득이 없어 어느 정도의 희생은 감수해야 했다. 성씨는 “아이들 학원을 끊고 온라인 강좌로 돌리면서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다행히 잘 따라와줘 가족에게 고마움을 느낀다”고 했다. 성씨가 운영하는 회사의 올 상반기 매출은 약 1억원으로 한 달에 400만원 정도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그는 “아직 수익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다”며 “영상교육으로 사업을 조금씩 확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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