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4.14 동거 성인자녀 1명, 월 90만원 든다 – 시니어비즈

결혼 안 한 자녀, 부모의 노후를 갉아 먹고 있다

‘캥거루족’을 아십니까. 자립 연령이 됐는데도 취직하지 않거나, 취직 후에도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젊은이들을 말합니다. 중국에서는 ‘습노족’(啃老族-노부모를 핥아먹는 자녀들)이라고 한답니다. 최근 청년실업과 만혼증가 등으로 등골이 휘는 5060세대 부모님들의 고충이기도 합니다. 김형래 시니어파트너스 상무는 안정된 노후를 위해서는 자녀와 철저하게 선을 그을 것을 주문합니다. 자녀가 인생설계의 위험(risk)으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혹시, 같이 사는 성인자녀가 있다면 오늘 당장 담판을 지으시고, 20~30년 후를 도모하시는 것이 어떨지요.

김형래 시니어파트너스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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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자녀는 위험(risk)인가 위험(danger)인가.

A. 금융공학에서는 ‘위험(risk)’과 ‘위험(danger)’을 엄격하게 구분해 사용한다. 위험(risk)은 예상보다 달라질 가능성을 뜻한다. 좋아지거나 나빠질 가능성을 모두 내포한다. 위험(risk)을 부담하는 대가로 기대수익의 증가라는 보상을 받는다. 좋아하느냐, 싫어하느냐를 따지는 대상이기도 하다. 반면, 위험(danger)은 예상보다 더 나빠질 가능성만 갖는다. 보상도 없고, 대처도 불가능하다. 자녀를 위험(danger)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자녀의 수는 정해져 있고, 예상가능한 문제 범위에 있으면서도,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미래의 결과가 예측보다 좋아질 수도, 나빠질 수도 있다. 따라서 자녀는 인생설계의 위험(risk)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자녀 리스크(child risk)의 근원지는 우리나라보다 고령화를 먼저 경험한 일본이다. 자녀로 인해 노후준비를 못할 것이라는 현재적 위험과 노후에 여유가 사라질 것이라는 미래적 위험을 모두 내포한다. 자녀가 장기적으로 경제적인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Q. 현재 일본은 어떠한 상황인가.

A. 전통적으로 학교를 졸업한 뒤 이성과 연애하고, 취직해 결혼하는 ‘행복보장시대’는 끝났다는 우려가 지배적이다. 우선, 실업이 문제다. 외로운 남성을 뜻하는 ‘고남·독남’을 비롯해 용맹한 사자가 풀을 뜯어먹는 상황을 실직남성에 빗댄 ‘초식남성’, 부모가 백골이 되도록 얹혀산다는 의미의 ‘백골연금’ 등의 신조어가 문제의 심각성을 잘 말해준다. 만혼도 문제다. 정규직은 30%에 불과하고, 비정규직을 전전하니 결혼은 요원하다. 여성이 원하는 신랑감은 20%에 불과하다고 한다. 여기에 갈수록 늦어지는 출산이 겹쳐지고 있다. 이러한 복합적인 상황이 얽히고설켜 노후준비, 부모간병, 자녀교육 등 3대 인생고충을 겪고 있다.

Q. 부모에 대한 의존이 문제인가.

A. 그렇다. 우선, 경제적 지원기간이 늘어나고 있다. 보건사회연구원(2012)에 따르면 부모에 의존하는 기간은 ‘대학졸업까지’(49.6%)가 절반에 달하고, ‘결혼할 때까지’(20.4%), ‘취업할 때까지’(15.7%) 등으로 나타났다. 또, 한국과 일본은 ‘대학등록금은 부모의 책임’이라고 생각하지만 미국은 그렇지 않다. ‘결혼비용은 부모의 책임’이란 인식은 일본도 제외되며, 한국에서만 통용된다.

둘째로, 부모와 동거하는 성인자녀 증가와 이로 인한 추가지출도 문제다. 30~40대 인구 중 부모와 동거하는 자녀비율은 2000년 7.6%에서 2005년 11.4%, 2010년 14.7%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또, 50~60대 가구 중 절반(46.1%)은 미혼자녀와 동거 중이며, 3분의 1은 20대 이상 성인미혼자녀와 함께 살고 있다. 최근에는 결혼 이후에도 자녀양육, 이혼, 실직 등의 이유로 ‘귀가’하는 성인자녀가 늘고 있다. 보건사회연구원이 조사했더니, 성인자녀 1명과 동거하면 매월 수도광열비 등 공동비용(64만원), 식료품비(24만6000원) 등 90만1000원의 생활비가 추가로 지출됐다. 독립하지 않은 성인 자녀가 부모의 국민연금을 쓰는 것과 같다.

Q. 자녀의 결혼도 큰 부담인데. 

A. 우선, 미혼율의 급격한 증가가 우려되고 있다. 50세까지 한 번도 결혼하지 않는 사람의 비율이 1980년 0.4%에서 2010년 5%로 무려 12배 증가했다. 일본의 경우 2010년 기준, 남성의 20%, 여성의 11%가 해당된다. 초혼연령도 늦어지고 있다. 1990년 27.79세에서 2000년 29.28세, 그리고 2012년엔 32.13세로 늦춰지고 있다.

더욱 큰 문제는 결혼비용 지원으로 은퇴빈곤층이 늘어난다는 점이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조사결과, 5060세대 648만 가구 중 271만 가구(42%)가 은퇴빈곤층으로 전락할 위험에 처해 있다. 그런데, 지금처럼 자녀 결혼비용을 지원할 경우 추가적으로 많게는 110만 가구(17%)가 은퇴빈곤층에 합류할 것으로 예측됐다. 더욱이, 2001년 8664만원이던 결혼비용은 2012년 2억808만원으로 약 10년 동안 2.4배나 증가했다.

특히, 신랑측 결혼비용은 집값 상승으로 매우 가파르게 늘어났다. 자녀의 결혼비용이 부모의 노후를 위협하는 것이다.

Q. 자녀 독립 후 퇴직기간도 매우 짧은데.

A. 심각한 청년실업 등으로 인해 자녀의 독립시기는 갈수록 늦어지고 있지만, 부모의 퇴직연령은 크게 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 부모가 자녀독립 후 맞이하는 은퇴준비기간은 1995년 10.3년에서 2005년 9.1년, 2010년 8.7년으로 줄어들고 있다.

2010년, 미국은 15년, 일본은 12.4년이었다. 우리나라 50~60대 부모의 퇴직 이후 은퇴준비 기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퇴직연령이 64세까지 연장돼야 8.7년을 유지할 수 있는 위태로운 상황이다. 특히, 대부분의 은퇴자금을 자녀에게 지출 또는 상속한 뒤 정작 자신의 노후에 자녀의 도움을 받지 못해 빈곤하게 살아가는 ‘상속빈곤층’도 늘어날 전망이다. 실제로, 인구보건복지협회가 최근 젊은층 자녀들을 대상으로 ‘부모 부양책임을 누가 맡아야 하느냐’고 물었더니 44.6%는 ‘각자 사는 게 바람직하다’고 답했을 정도다.

Q. 부모·자녀간 올바른 관계는.

A. 우선, 준비된 은퇴자금은 절대로 자녀에게 양보하지 말아야 한다. 부모의 은퇴자금은 결코 자녀의 몫이 아니라는 점을 부모세대가 먼저 분명하게 선을 그어 강조해야 한다. 둘째로, 지원의 한계를 사전에 명확하게 그어야 한다. 부모가 자녀에 대한 지원시기와 금액을 확실하게 설정하고 실천해야 한다. 자녀에 대한 ‘회수불가’ 투자는 철저히 줄여야 한다. 또, 지원을 약속했다면 일찍 준비해야 한다. 대학자금까지 지원하고 싶다면, 출생과 동시에 적립하는 방식이다.

셋째는 체면을 버리고 현실을 공유해야 한다. 부모도 현재 보유자산에 대한 정확한 계산이 가능해야 한다. 현재 자산과 부채, 미래 수익과 지출을 추정해야 한다. 자녀의 성장과정에서 부채로 지원했던 부분은 신속히 정산해야 한다.

넷째, 자녀의 소신있는 직업선택을 격려해야 한다. 취업준비 과정에서 빚더미에 앉는 ‘스튜던트 푸어’가 34만명에 달한다. 자녀가 타인과 더불어 행복할 수 있는 직업을 선택하도록 하고, 시대변화에 맞는 직업선택을 하도록 이끌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경제교육만큼은 철저하게 가르쳐야 한다. 합리적이고 정상적인 경제생활을 위해서는 반드시 올바른 경제교육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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