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7.17 [머니위크] 100세 시대, ‘내일’을 돌려다오 / 선진국 사례 보니

[커버스토리] 실버 일자리 창출, 독일·일본에게 배운다

100세 시대, ‘내일’을 돌려다오 / 선진국 사례 보니

편집자주|100세 시대, 대한민국 노인들은 일하고 싶다. 이유는 거창하지 않다. 단지 먹고 살기 위해서다. <머니위크>는 당신들의 생계를 위해 취업전선에 뛰어든 우리네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배고픈 오늘을 집중 조명했다.

100세 시대, 대한민국 노인들은 일하고 싶다. 이유는 거창하지 않다. 단지 먹고 살기 위해서다. <머니위크>는 당신들의 생계를 위해 취업전선에 뛰어든 우리네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배고픈 오늘을 집중 조명했다.

나이 어린 학생들이 사라지고 있다. 과거 한 학급당 50명이 훌쩍 넘었던 학생 수가 이제 30명 수준으로 줄었다. 우리나라 출산율이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총 인구는 현재 5100만명을 돌파했다. 지금도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유소년이 줄었음에도 총 인구가 늘어난 이유는 현재 고령화사회로 분류되는 우리나라의 상황에서 찾을 수 있다. 특히 오는 2018년 우리나라가 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이라는 통계청의 발표는 노년층 증가로 인한 일자리 부족현상을 예고한다.

만 60세로 정해진 정년퇴직은 100세시대를 살아가는 노년층에게 부담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 기대수명은 82세로 194개 회원국 중 9번째로 높다. 지난 2012년 출생아를 기준으로 한 지난해 조사보다 한살 늘어난 것으로 1990년(72세)과 비교하면 10살이나 길어졌다. 만 60세가 정년퇴직이니 은퇴 후 22년가량의 공백이 생기는 셈이다.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으로 구성된 3층 보장제도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은퇴 후 즐겁고 풍요한 노후를 기대하기 어렵다. 이 3층 보장이 제공하는 혜택수준이 미미하다면 은퇴한 노년층은 어쩔 수 없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 나서야 한다. 하지만 나이 든 이들이 자신 있게 뛰어들 수 있는 일자리는 과연 몇개나 될까. 노년층을 위한 일자리 창출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한 이유다.

선진국들도 이 같은 상황을 이미 겪었다. 독일·일본·프랑스 등은 이에 대한 대책 마련에 머리를 싸맨 지 오래다. 우리보다 먼저 저출산·고령화 현상을 경험한 선진국들은 어떤 해답을 얻었을까.

독일은 ‘발상의 전환’으로 노년층 일자리 문제를 해결했다.

◆독일, ‘발상의 전환’으로 일자리 해결

저출산·고령화를 겪은 선진국 가운데 독일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독일은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지난 2013년 독일의 65세 이상 인구는 21.1%에 달했다. 오는 2030년에는 독일 인구의 절반가량이 50세를 넘는다. 65세 이상인 사람이 3명 중 1명꼴이 되는 셈이다.

이처럼 고령층이 급속도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지난해 독일의 경제성장률이 2.1%를 기록했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 다른 초고령국가인 일본(1.1%)이나 이탈리아(1.7%)와 비교했을 때 눈에 띄는 차이다. 독일은 재정적자 규모가 개선됐고 국가부채 증가속도도 느리다. 독일은 노년층에 대한 ‘발상의 전환’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독일정부는 노년층에 대한 정의를 새롭게 제시했다. ‘도움을 필요로 하는 존재’가 아니라 ‘지식과 경험을 지닌 가치 있는 인간’으로 바꾼 것이다. 인식변화를 통해 노년층의 경험을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일자리 창출에 나섰다.

독일정부는 기술개발과 설비투자 등을 고령자 일자리 확보의 기회로 삼았다. 이를 통해 고령화 진행속도를 최대한 늦추면서 사회 시스템 구조조정에 나섰다. 지난 2003년 독일 슈뢰더 정부 때는 ‘하르츠 법안’을 내놓으며 고용제도 개선을 위해 시간제를 도입했다. 그 결과 시간제 일자리는 지난 2003년 778만개에서 2012년 1039개로 늘었다. 고령자 고용률은 19.5%포인트 증가했다.

제조업에서 두각을 보이는 독일은 공장 자동화 공정에 IT를 접목한 ‘인더스트리 4.0’을 도입하며 고령 기술자에게 활로를 열었다. BMW의 경우 지난 2011년 독일 뮌헨에서 동쪽으로 100㎞ 떨어진 딘골핑공장을 리모델링했다. 자동화시스템을 크게 늘렸고 직원 의견을 수용해 조명을 바꿨으며 고급 의자와 확대경을 설치했다. 노인전문의료진도 배치했다. 고령 근로자의 편의를 위해서다.

지멘스도 공장 자동화를 통해 고령층 일자리 창출에 나섰다. 사물인터넷 기술을 활용해 제조라인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생산량을 높였다. 또 직장을 더 좋은 환경에서 더 오래 다닐 수 있도록 개선했다. 기업이 정책에 보조를 맞추며 효과를 냈기 때문에 정부에도 이득이 됐다.

롤프 마파엘 주한 독일대사는 한 시니어전문 미디어와의 인터뷰에서 “독일은 국가 차원에서 일자리를 창출할 필요가 없을 정도”라며 “오히려 기업이 일자리를 만들고 평생직장이라는 인식이 강해 이직이 한두번에 그친다”고 말했다. 또 “한 직장에서 오래 일하기 때문에 숙련된 전문인력이라는 생각이 짙어 기업의 수요가 높다”고 덧붙였다.

일본은 지난 2004년 정년을 65세로 연장했다.

◆일본, 정년연장으로 고령층 실업 해결

지난 1970년대 이미 고령화사회에 진입한 일본을 통해서도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일본은 고령화사회에 접어들면서 일자리를 창출하고 사회교육시설을 늘리는 등 노령인구의 건전한 사회생활을 위해 안간힘을 썼다.

30여년 전 일본이 고령화사회에 진입했을 때 고령층은 건강하면 계속 일해야 한다는 의지가 강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일본경제의 장기불황이 지속됐고 베이비붐세대인 단카이세대가 60세에 진입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일본정부는 지난 2004년 정년을 65세로 연장했다. 지난 2006년에는 65세까지 계속 고용하는 것을 기업의 의무사항으로 규정해 기업들이 ‘촉탁사원’ 등의 형태로 60~64세 연령자를 고용하도록 했다.

단카이세대의 첫 주자인 1947년생이 60세가 된 지난 2007년과 2008년에 전세계를 강타한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고령자 실업은 나타나지 않았다. 더구나 지난해 일본의 65세 이상 근로자 수는 60만명으로 10년 전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또 일본기업 가운데 정년을 70세로 정한 곳도 전체 기업의 20%에 달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선진국에 비해 고령사회에 대비한 인프라 구축이 미흡하다. 독일이나 일본 등의 고령화 선진국들은 오랜 시간에 걸쳐 축적한 경험을 토대로 노인을 위한 일자리 창출뿐만 아니라 주거환경, 질병 예방 및 치료, 요양시설, 문화공간 등을 다양하게 개발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다가오는 고령사회를 맞이할 준비가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이에 대한 해법을 구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김형래 시니어파트너즈 상무는 시니어가 더 잘할 수 있는 일 5가지를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선진국에서 나타난 새로운 일자리들로 ▲커리어 멘토 ▲정신 대화사 ▲양육 코디네이터 ▲조손 유대관계 전문가 ▲시니어 리스타트 강사 ▲마을 도우미 등 경험과 지혜가 필요한 직종이다.

김 상무는 “선진국형 일자리 수요가 확산되려면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며 “고용노동부, 미래창조과학부, 보건복지부 등이 해외 유망직업, 시니어 일자리 창출에 관심을 갖고 앞으로 민간과 함께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9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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