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스런 이탈리아 남자
다른 나라의 다른 문화에 대해서 이러구 저러구 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인줄 알면서도 여행 중에 유독 남(男)다른 문화 얘기를 한 가지 하고 넘어갈까 한다. 이탈리아(Italia)남자들 얘기이다. 이탈리아어로 남자는 우오모(Uomo)이다.
한국에서 로마(Roma)로 가는 길은 아주 많다. 모든 길이 로마로 통한다고 하니까. 우리나라에서도 이탈리아, 그 중에서도 바로 로마까지 직행하는 항로가 있다. 로마로 간다고 해서 공항의 이름이 로마공항은 아니다. 지역명을 따서 피우미치노(Fiumicino) 공항 또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 공항(Leonardo da Vinci)이라고 부른다. 현지 사람들은 피우미치노 공항이라고 부른다. 더도 덜도 말고 관문인 공항에 도착하면서 부터 이탈리아 우오모 얘기가 시작된다.
이탈리아에 간다면, 무엇보다도 [이탈리아 우오모]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내 사진기에 담긴 이탈리아 우오미니(Uomini, 남자들). 유독 머리 숱이 적은 이들이 찍힌 이유는 시기심?]
이탈리아 우오미니는 참으로 잘 생겼다. 이목구비가 뚜렸한데다가, 기다랗고 오똑한 코에 짙은 눈썹 등 전세계 모든 여성들에게 가장 호감을 주는 그런 멋진 외모의 표상이라고 하더라도 부족함이 없다. 굳이 부정할 명분이 없다.
공항에 처음 접하게 되었던 이탈리아 우오모인 공항입국심사대에서 여권을 심사하는 법무부 직원부터 시작해서 쓰레기통을 운반하는 청소부, 그 흔한 커피점의 점원까지, 이렇게 잘 생기고 몸매좋은 친구들이 '왜? 모델안하고 이런 일을 할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드는 외모들을 가졌다. 남자인 내 눈에도 거의 대부분 (잘 생기지 않은 우오모를 보면 분명 실수였을 것이야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모두들 아주 잘 생겼다.
그러니 이탈리아에 여행할 때, '세상의 남자들이여, 동반하는 여자분들의 눈길을 붙들어 매려면 아주 많은 고생을 할 것이다.'
이탈리아 우오모들의 점수를 깍아내리는 특징이지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수다이다. 한국 아줌마들 모양으로 이탈리아 우오모들은 엄청나게 수다스럽다.
여행지에서 버스가 출발하기 전에 가이드가 '부탁의 말씀인데요.' 하면서 마이크를 집어 들었다. '이곳의 문화이니 양지바랍니다.'하면서 이탈리아 우오모들의 수다에 대해서 조분조분 설명을 이어갔다. '운전 중에 통화하는 것이 한국에서는 불법이지만, 이곳에서는 불법이 아니라 문화입니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핸드폰을 어깨와 귓밥사이에 낀 운전자는 10여분 동안 전혀 동요없이 큰 소리로 통화를 이어갔다. 마치 계모임에 한바탕 스트레스 해소에 빠져든 우리네 아줌마들과 왜 그렇게 같아 보이는지? 이탈리아 우오모는 여자들보다 참으로 수다스럽다. 세계적으로 수다스럽다.
[왼쪽 사진은 그 수다스러운 운전자 레오나르도. 이 친구 역시 운전 중에도 양손을 들었다 놨다 하면서 수다를 즐기는 전형적인 이탈리아 우오모이다.]
바티칸 시국 앞에서 줄을 서는 동안 길 옆에서 남녀 경찰의 대화를 지켜 보았다. 여자 경찰은 그저 듣느냐고 고객를 끄덕일 뿐인데, 남자 경찰은 대화 삼매경에 빠져있었다. 수 십명의 관람객들은 줄을 서서 그 남자 경찰의 수다에 뜻도 모른채 넋이 빠져 버렸을 정도였다.
유럽 여행할 때, 피곤에 지쳐 잠시 정신을 놓더라도 남자 소리가 시끄러우면 '이 곳은 이탈리아구나'생각대고 틀림이 없을 정도이다.
이탈리아 우오모들의 제스쳐는 세계적이다. 정말이라는 단서를 두고 얘기를 들었다. 경찰서에서 조서를 꾸밀 때, 우리나라에서는 수갑을 채우고 조서를 꾸미는데, 이탈리아에서는 수갑을 풀어준다고 한다. 이탈리아 우오모들은 대화를 하면서 손을 같이 움직이지 않으면 대화를 못하고 속병이 난다고 한다.
우리네야 그저 '반갑다.'의 표시로 오른손을 들어 표시하거나 헤어질 때 손을 흔드는 정도가 고작인데, 이탈리아 우오모는 '어쩌라고' '먼저가' '맛있다.' '엄청 맛있다.' '배고프다.' '나쁜XX' 등을 손으로 표시한다고 한다. 몇 가지 배워보기는 했지만, 역시 얼굴표정을 함께 표현해야 제맛이고 나름대로 충분히 의미전달이 될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웃자고 하는 얘기로 '프랑스 도둑과 이탈리아 도둑' 얘기가 있다는 데, 프랑스인과 이탈리아인이 길거리에서 싸워서 경찰서로 붙들어 가는 과정에서 이탈리아인이 차 안에서 아무런 외상없이 스스로 사망했다는 것이다. 이유는 '손에 수갑을 채워서 갑갑증이 심장을 발작시켜 사망에 이르렀다는 진단이었다는 것이다. 이탈리아 우오모들은 손으로 제스쳐를 쓰지 않고는 말을 하지 못한다. 그러니 대화 중 손을 올린다고 해서 폭행을 하려는 것이 아니니 유의해야 할 것이다.
여행지를 다니면서 유독 그 나라의 여자, 남자를 구분지은 적이 없는데, 이탈리아 남자를 보고는 '한국에는 아줌마가 있고, 이탈리아에는 우오모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었다.
그렇다. 세계는 넓고, 이탈리아 우오모는 잘 생겼으나 수다스럽다.
[표기 중에 이탈리아로의 국가면 표기는 이탈리아 국가의 입장에서 바른 표기를 선택한다는 원칙에서 적용한 것입니다. 동경은 우리가 부르는 이름이고 바른 표기는 토쿄가 맞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그리고 남자는 우오모(Uomo), 남자의 복수인 남자들은 (Uomini)라고 합니다. ]
김형래 상무 (hr.kim@yourstage-k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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