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06.10 "또 한 분의 CEO가 떠난다."

P 사장님과의 점심약속이 있는 날이다.

아침부터 안개가 자욱한데 기온은 올라가고...
한 낮의 기온이 30도를 육박하는 본격적인 여름날씨를 예견하고 있다.
점심식사는 지난 주 목요일 점심으로 약속되었다가 연기된 것이다.

KSM부장과 1층 로비에서 사장님을 기다리고
JWU부장과 LJS부장은 직접 사장실로 올라가서 모시고 나왔다.

'스타차이나'로 예약되었다는 J부장의 설명이 있었다.
회사 건물을 우측으로 돌아서 주상주차장을 거쳐 식당으로 향했다.

증권금융 빌딩을 지나칠 때,
증권거래소 옥치장 고문과 홍석주 전 조흥은행장의
경선상황이 화제에 올랐다.

그러나 여전히 분위기는 "공허"한 상황이다.
침묵이 5초동안 지속되더라도, 길게 느껴질 정도로
긴장감이 흘렀다. 이런 상황을 긴장감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
계속 얘기는 겉돌고...

식당에 들어서자 "중국식"복장의 여종업원 둘이서 문을 양옆으로
활짝 열어 우리 일행을 맞는다.
좌석은 정면의 통로를 거쳐 별도의 작은 방으로 안내되었다.
입구를 중심으로 시계방향으로 KSM부장, 나. LJS부장, PJS사장님,
JWU부장, KHB부장 순으로 앉았다.

사장님의 직접 점심 주문에 곁들여, 쌩떼밀리옹 포도주가 골라졌고
무겁게 가라앉은 공기에 말문을 계속 사장님이 이어가셨다.
포도주 얘기가 제일 먼저 앞서나갔다. 그러나 오랫동안 얘기를 잇지 못하고,
이해찬 총리의 71학번세대, 운동권 출신, 평등주의자, 이해찬세대의
교육피해자, 사장님의 국민학교시절 참고서를 빌려서 공부하신 얘기,
과다한 사교육비, 금융통합법, 거래소통합에 따른 인원감축 정도...

"어쨋든 간에 회사가 잘 되어야 한다."는 주제의 말씀이 있으셨다.
다들 동의 수준의 넘어서 공감했지만 여전히 짧지만 지루한
시간이 간격 간격을 매워갔다.

그래도 시원하게 웃음으로 좌중을 이끌만한 화제는 없었고,
옥치장 후보와 홍석주 후보의 각축전에 제3의...가 개입된 상황으로...
홍석주 후보의 '판정승'을 JYC 본부장을 통해서 보고받으시고
은행장출신이 증권가에 들러서심에 대한 우려의 말씀으로 식사가 끝났다.
머리싸움에 진거야... 하시며 선출방식에 의야하는 좌중의 혼선을 정리하시고...

돌아오는 길에 나는 사장님 왼편에 서서 '부동산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와
사옥 매각을 가속화 해야하는 의견을 강조하시면서 현관을 들어섰다.
출입문은 중앙의 회전문을 선택하지 않으시고,
정문 좌측의 여닫이 문의 왼쪽 편을 택하셨다. 나는 발걸음을 재촉해서
걸음속도에 맞추어 문을 당겨서 열어드렸다.

중앙 엘리베이터 앞에 섰을 때
이내 홀수편 첫 엘리베이터가 열리고
사장님은 "목례"로 문을 닫으셨다.

바로 뒤이어 왁자한 분위기를 몰고 "KNI" 전무님께서
IB부장들을 무리로 현관을 통과해서 엘리베이터 앞을 거의 메웠다.
이때 시간은 1시 20분.

그렇게 CEO는 10층 마케팅관련 부장들과의 기나긴 긴장과 갈등과
의사결정과 추진의 여정을 정리하셨다.

이제는 더 이상의 의사결정 권한이 없으시게 된 것이다.
그렇게 CEO는 지난 99년, 그러니까 내가 입성해서 1년이 지나고
첫 대외연설문을 써 드린 이후 6년간의 CEO자리를 함께 하시면서
그렇게 현장에서 물러나시게 된 것이다.

내일 오전 아홉시.
의장 PJS 대표이사 사장은
본인의 직을 전 LG선물 SBJ 사장에게 물려주게 된다.

그동안 정말로 정말로 많은 일들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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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se Saying
가장 찬사(讚辭)를 들어 마땅한 사람은 사람들이 부당하게도 그에게 찬사를 보내지 않으려고 하는 바로 그 사람이다. -칼릴 지브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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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10, 2004 11:07 06 10, 2004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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