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10.23 입조심! 증권사 모든 통화는 녹음된다 – 한국일보

「쉿! 입조심」

증권사 직원이나 고객들은 앞으로 전화통화할때 적잖이 신경을 써야할 것 같다. 대우 LG 등 대형 증권사들이 모든 전화통화 내용을 녹음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전지점에 설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우증권은 15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104개 전 지점에 통화내용 녹음시스템을 설치하기로 했다. 대우증권은 8월 한달동안 방배동 지점에서 시험가동을 실시한 끝에 현재 설치사업자 최종 선정작업에 들어갔다. 개인 휴대폰으로 걸려온 전화도 녹음장치가 된 전화로 다시 받도록하는 등 모든 통화내용을 철저하게 녹음한다는 방침이다.

6개 지점에서 녹음시스템을 시범운영하고 있는 LG증권도 연말까지 전 지점에 시스템 설치를 완료할 계획이다. 장병국(張丙國)홍보팀장은 『일부 전화기만을 한정해 녹음할 경우 실효성이 없기때문에 전 통화내용을 녹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민법상의 손해배상청구소송 시효를 감안, 통화내용 보관기간은 3년으로 정할 예정이다.

금융기관이 통화내용을 녹음하는 것은 금융분쟁방지와 고객 및 직원 보호 취지에서 비롯된 것. 은행에서는 외환딜링룸 등에서 일부 녹음을 실시하고 있다. 증권사의 경우 고객이 증권사와 맺는 「수탁계약준칙」에 녹음이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몇몇 증권사들은 이전부터 일부 통화녹음을 실시해오고 있다. 하지만 직원이 버튼을 눌러 녹음여부를 결정할 수 있고 시설도 초보적이어서 실질적인 효과는 미미했다. 금융구조조정과정에 접어들면서 최근 고객과의 분쟁이나 금융사고가 급증함에 따라 대형 증권사들이 모든 통화내역을 녹음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에 나선 것이다. 증권감독원도 이를 권장하고 있어 녹음시스템을 신설, 또는 보강하는 증권사가 늘어날 전망이다.

증권사 직원들의 반응은 「긍정반 걱정반」이다. 녹음의 필요성을 인정하지만 사생활보호 측면에서는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김형래(金衡來) 대우증권 마케팅과장은 『통화당사자, 지점장, 영업팀장 등 3명 입회하에만 녹음을 재생시킬수 있도록 하는 등 사생활보호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1998/10/23(금) 18:14 한국일보, 김준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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