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완주? 해봤지만! 다 ~ 부질없는 일이야." ??? !

상해에서도 예외없이 아침에 뛰는 사람을 만났다.
지난 주, 점심식사에 초대를 받아 좌중한 참치집 한 귀퉁이 방에 앉아서 들었던 충격적인 고백의 한 귀절이다.
난, 단거리에는 자신이 있었다. 지금도 뛰라면 단거리는 뛰겠지만, 장거리는 엄두가 나질 않는다. 학창시절 난 체력장에서 1천미터 달리기는 가장 부담스러운 장르였다. 턱걸이도 자신있는 부분이 아니었지만, 100미터 달리기나 왕복달리기, 멀리던지기, 멀리뛰기 등은 식은 죽 먹기였다. 맞다. 마라톤은 내 장르가 아니었다.
그런데, 마라톤을 몇 번이나 완주한 대가를 만나기도 쉽지 않는데, 그가 후배들 마라토너들 앞에서 내뱉은 고백이었다. 일행중 나만이 마라톤과는 인연을 갖지 않고 있어, 추억담이 계속 오갔지만, 나에게는 경외스러운 장르라 감히 쉽게 말꼬리를 잡고 동참하기 쉽지 않았다. "마라톤 완주? 다~ 부질없는 일이야."라고 고백한 그 분은 이른바 울트라 마라톤도 완주한 경력을 소개하면서, 100Km의 울트라 마라톤을 뛰니 42.195Km의 마라톤은 너무 쉽더라는 경험담은 내 귀가 의심스러울 지경이었다.
단축마라톤 한 번 변변히 달려보지 못했는데... 감히 근접할 수 없는 도전의 경지를 넘어선 이가, 진정한 인생을, 인생이라는 마라톤을, 아니 마라톤 인생을 몸소 경험한 그가 왜 부질없다고 했을까? 단지 겸손의 우회적 표현이 아님은 분명했다.
그래, 마라톤을 뛰었다는 그가 우리와 다른 점은 별로 없었다. 우리가 지하철 승강장에서나, 영화관 객석에서 만난 그 많은 사람중에 분명 그 힘든 마라톤을 완주한 이들이 있었을 것이다. 물론 딱히 찾으려 하지 않아도 바로 내 앞에 앉아 같은 음식을 먹고 있는 이가 그 어렵다는 고난의 운동 마라톤을 완주한 그 분이시다. 그가 부질없다고 내뱉은 것은 필시 다시 생각하고 싶지 않은 당시 완주라는 아주 부담스러운 목표에 대한 심적인 두려움과 아마도 순간순간의 폐가 갈라지고 다리가 끊어지는 듯한 육체적 고통을 다시 끄집어내기 싫었기 때문이었으리라. 난 숨을 죽여가며 마디마디 경험담에 귀 기울였다. 내가 갖지 않는 경험이었기에 더욱 감동적이었기 때문이다.
내가 가보지 않은 길을 걸어간 이들도 분명 큰 뜻이 있는 길이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큰 한 발을 내딪고 앞으로 나선 이들에 대한 존경심을 감출 수 없다. 꼭 내가 걸었던 길만이 정당할 수는 없다. 그래서 천차만별한 인생이고 감당하기 어려운 일을 겪은 모두의 인생은 본받을 만한 이라고 하는 것 일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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