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박8일 유럽여행 - (8) 피렌체, 황혼 여행지로도 꼭 선택해야 하는 곳

씨노리아 광장에서 바로 5분 만에 피렌체의 상징인 두오모에 당도했다.
 
"가능한한 장업하게, 더욱더 화려하게" 지어진 '꽃의 성모 마리아 성당'
 
피렌체의 상징인 두오모(Duomo=Dome)의 정식 명칭은 '싼타 마리아 델 피오레(Santa Maria Del Fiore)', 우리말로 해석하면 '꽃의 성모 마리아 성당'이다. 미켈란젤로 광장에서 아르노강 건너편으로 보이던 붉은색 두오모가 바로 이곳 '꽃의 성모 마리아 성당'이다.


[사진설명 : 꽃의 성모 마리아 성당]
 
왜 두오모라고 부를까? 이 '꽃의 성모 마리아 성당'의 커다란 돔(Dome) 때문이다. 이보다 더 큰 성당이 없었기 때문일까? 이 성당에는 약 3만명이 입장할 수 있다고 한다.


처음 공사가 시작된 때는 1296년(단기 3629년, 고려 충렬왕 22년) 마무리 된 때는 1461년(조선 세조 7년). 무려 166년이 걸려서 완성된 곳이다. 우리네 관광객들이 이러한 건축물에 대해서만 감탄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기록문화이다.


성당을 설계한 이는 아놀포 디 깜비오(Arnolfo di Cambio), 106m의 두오모를 설계한 이는 필립포 브루넬레스키(Fillipo Brunelleschi)라는 것이다. 464개의 계단을 따라 꾸뽈라(Cupola, 둥근지붕탑)에 오르면 피렌체가 한 눈에 들어온다.

[사진설명 : 두오모 꼭대기에서 바라본 피렌체, 맞은편 카페 양편으로 서 있는 두 개의 조각상. 왼편이 성당을 설계한 캄피오, 오른편이 지붕을 설계한 브루넬레스키. 지붕을 설계한 것이 확실하다 시선이 하늘을 향하고 있다.]
 
'과거 누구의 예술보다 완전한 것'이라고 칭송 받았던’ 지오또의 종탑
 
지오또 선생님과 제자 피사노가 마무리 했다는 이 지오또의 종탑 (Campanile di Giotto)은 두오모의 남쪽에 우뚝 서 있다. 그냥 서 있는 정도가 아니라, 하늘을 향해 84m나 올라가 있었다. 이 종탑은 단테의 [신곡(神曲)]에도 나오는 명소이다. 이 종탑은 흰색, 분홍색, 그리고 짙은 고동색의 대리석으로  장식되어 그 자태가 고혹스럽기 그지 없었다. 엘리베이터 없이 414계단을 오르내린다는 체력적인 부담으로 등정 포기

[사진 설명 : 지오토의 종탑.]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있다. 바로 싼 조반니 세례당 (San Giovanni Battista Firenze)이다. 1401년 피렌체의 산 조바니 대성당 세례당의 ‘천국의 문’은 나사직물상 조합이 콩쿠르를 거쳐 뽑힌 기베르티에게 의뢰한 작품이다. 조각이라고는 해본 적이 없는 신인 로렌초 기베르티(Lorenzo Ghiberti, 1378~1455.12.1)가 역시 젊고 재능 있는 경쟁자 부르넬리스키를 제치고 당선될 수 있었던 것은 청동이 적게 드는 기베르티의 디자인에 높은 점수를 주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단테가 세례를 받았다는 싼 조반니 세례당 앞에 서니, 미켈란 젤로가 ‘천국의 문’이라고 칭송했다는 세례당 문이 새삼 경외감으로 다가왔다. 10개의 황금 부조작품으로 구성된 '천국의 문'에는 성서 창세기의 아담과 이브에서 솔로몬과 시바 여왕에 이르기까지 구약 사건들을 묘사하고 있다. 황금 빛 화려함이 극에 달하고, 미술적 원근감 표현이 수려하며, 예술적 가치가 출중한 이 천국의 문을 만드는데 28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했다고 한다. 우리 남대문은 몇 년만에 복원한다고?


[사진설명 : 싼 조반니 세례당과 황금빛 '천국의 문']


성당주변의 관광객조차 서로에게는 사진촬영의 대상이 되었다.


성당주변에는 수 많은 관광객들로 가득했고, 광장을 지나치는 마차부터 어린아이들을 유혹하는 와플 그리고 태양의 나라답게 맛에 극치를 보이는 '아이스크림'은 피렌체의 정취를 더욱 선명하게 기억 가운데로 자리잡게 해주는 문화적 코드로 다가왔다.

[사진설명 : 꽃의 성모마리아 성당 및 지오토의 종탑, 그리고 주변 풍경]


아홉이라는 숫자와 단테 그리고 베아뜨리체, 그리고 단테의 생가
 
뒤이어 단테의 생가(Casa id Dante)를 향했다. 단테는 르네상스 시대의 화려함 속에 감춰 진 인간의 교만과 방종을 누구보다 안타까워했다. 특히 교회의 세속화와 황금만능주의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래서 대성당을 지척에 두고도 골목에 있는 작은 교회에 다녔다고 한다. 지금 이 교회의 이름은 단테의 교회(Chiesa Di Dante)로 이름지어져 통용되고 있다. 단테가 다닐 때는 분명 단테의 교회가 아니었을진데.


단테 생가를 향하는 골목에 좌측으로 그 작은 단테 교회를 발견할 수 있었다.

[사진설명 : 단테의 교회이다. 골목만 나서면 아주 거대한 성당들이 있었지만 단테의 고뇌가 얼마나 컸을까?]


그리고 골목을 얼마 지나지 않아 나타난 견고한 석조건물. 그저 안내인이 알려 주어서 알게 된 정도이지만, 이곳은 연인 베아뜨리체를 평생 잊지 못하고 밤마다 시를 쓰면서 슬픔을 달래던 단테의 생가(Casa id Dante) 앞에 도달했다.

[사진설명 : 단테의 생가는 생각보다 단촐하다. 지금은 박물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단테의 간절한 바람에도 불구하고 부유한 집안 딸이었던 베아뜨리체는  아버지의 강요로 돈 많은 상인에게 시집을 가고 말았다. 그리고는 스물네살에 꽃다운 생을 마감했다. 돈만 밝히는 상인들을 탐탁잖게 여기던 그가 사랑하는 베아뜨리체를 돈만 아는 수전노에게 빼앗겼으니 얼마나 비통했겠는가? 그 아픔들을 속으로 삭히고 토하듯이 뿜어낸 것이 바로 '신곡'이다.


단테가 베아뜨리체를 처음 만난 것이 아홉 살 때였다고 한다.


유화로 남겨진 베끼오 다리에서의 만남을 그린 그림은 너무 성숙하게 그려져 있기 때문에 몇 번이고 역사적 사실을 확인을 했다. 단테는 아홉 살 때 베아뜨리체를 만났었다. 다시 만난 게 9년 뒤였으며, '신곡'은 아흔 아홉 개의 칸토와 서곡 하나로 이뤄져 있다. 단테는 작품 속에서 그녀를 아홉 번째 달 아홉번째 날에 죽은 것으로 묘사했다. 단테에게 있어서 9라는 숫자는 끝과 시작이었으리라.

7백 년이 지난 지금, 키 작은 이방인인 나의 심장까지 뜨겁게 달구는 힘. 가장 크고 완벽한 숫자인 9로 사랑의 아픔을 위대한 문학 작품으로 승화시킨 단테. 피렌체 시내를 가로지르는 아르노 강물처럼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은채 피렌체를 아직도 빨갛게 달구고 있었다.


이젠 더 이상 피렌체에 머무를 수 없는 시간이 되었다. 나의 7박8일 유럽여행은 사흘을 마감하고 나흘째로 접어든다. 느린 걸음의 유럽 여행은 다음 행선지인 카사노바의 도시 베네찌아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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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박8일 유럽여행 목록

7박8일 유럽여행 - (25) 묵었던 5개 호텔 돌아보고, 여행 마무리
7박8일 유럽여행 - (24) '에스까르고' 먹고 '파리' 떠나기
7박8일 유럽여행 - (23) 루브르 박물관, 딱 두 시간 동안 관람하기
7박8일 유럽여행 - (22) 프랑스 남자에게 동양 여자는 행운이라는
7박8일 유럽여행 - (21) 14Cm 빨간굽의 구두를 신었던 루이14세
7박8일 유럽여행 - (20) 파리는 '빛의 도시'인가 '꽃의 도시'인가?
7박8일 유럽여행 - (19) 괴테가 극찬한 '아름다운' 베른을 거쳐서 파리로
7박8일 유럽여행 - (18) 스위스 민속공연은 시니어들의 독점부업
7박8일 유럽여행 - (17) 3,454m '젊은 처녀의 어깨'에 오르다.
7박8일 유럽여행 - (16) 융프라우 출발점인 인터라켄은 밝고 깔끔했다.
7박8일 유럽여행 - (15) 역사여행지를 넘어 자연여행지 스위스로 가다.
7박8일 유럽여행 - (14) 450년을 지었다는 대성당을 보고 감격하다.
7박8일 유럽여행 - (13) '카사노바'의 가면과 모자는 지금도 인기절정
7박8일 유럽여행 - (12) 바다와 결혼한 베네찌아, 물과 연애하는 곤돌라
7박8일 유럽여행 - (11) 베네찌아의 유일한 광장 '싼 마르꼬 광장'
7박8일 유럽여행 - (10) 곤돌라와 바포레또 사진을 원없이 찍어대다.
7박8일 유럽여행 - (9) 카사노바의 활동지였던 베네찌아를향해서
7박8일 유럽여행 - (8) 피렌체, 황혼 여행지로도 꼭 선택해야 하는 곳
7박8일 유럽여행 - (7) 돌덩이 하나에 역사를 기록한 '사비니 여인 약탈'
7박8일 유럽여행 - (6) 단테의 첫사랑을 찾아 피렌체를 헤매다.
7박8일 유럽여행 - (5) 오드리 헵번을 스페인광장에서 만나다.
7박8일 유럽여행 - (4) 까따꼼베에서 빤떼온을 향해
7박8일 유럽여행 - (3) 바띠깐 박물관에서 싼 삐에뜨로 광장까지
7박8일 유럽여행 - (2) 바띠깐 시국(市國)을 시작으로
7박8일 유럽여행 - (1) 해외여행이 달갑지 않은 이유
7박8일 유럽여행 - (0)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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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같은 칭찬밖에 하지 못하는 사람은 자신이 우둔하다는 것을 스스로 나타내는 증거다. -버브나르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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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 1, 2008 00:44 07 1, 2008 00:44
개구리운동장

7박8일 유럽여행 - (7) 돌덩이 하나에 역사를 기록한 '사비니 여인 약탈'

단테가 피렌체로 돌아온단다.

피렌체에서 점심 식사를 마치고 첫 유적지는 싼타 크로체(Santa Croce, 1422년) 성당에 다다랐다. 싼타 크로체 성당은 1442년. 148년간의 공사끝에 완공된 '성스러운 십자가'로 해석되는 이름을 가진 성당이다. 일단 첫 눈에 깨끗하고 밝은 대리석으로 꾸며 졌다는 느낌이 강한데 아름답기 그지 없었다. 이 성당 지하에는 피렌체 출신의 미켈란젤로, 갈릴레이, 마케이벨리, 작곡가 로시니 등 거의 유명인사 대부분의 묘소가 있다. 정작 싼타 크로체 성당을 지키고 있는 동상이자, 피렌체의 대표 인물인 단테의 묘소는 있지만 유골이 이곳에 없다는 아이러니. 그는 피렌체에서 추방되었기 때문이라나?

단테 (Alighieri Dante, 1265~1321)는 피렌체 사람이다. 신곡(神曲, Divina Commedia)의 작가이기도 하지만 정치가이기도 했다. 그는 당시 피렌체에 대한 영향력을 놓고 다투던 신성로마제국과 로마 교황청 사이에서 피렌체를 독립지키려는 운동을 펴다가 1302년 교황 세력 집권 후 추방당했다. 그 당시 피렌체 의회에서는 '단테를 추방시키고 프렌체로 돌아올 경우 화형시킨다.'라는 판결을 받고 고향을 떠나야 했으며, 고향을 떠난 망명 생활 속에서 신곡을 썼다고 한다. 단테는 1321년 이딸리아 북동부 라벤나에서 사망했고, 이 때문에 그가 동상으로 지키고 있는 싼타 크로체 성당에 있는 무덤 안은 비어 있다고 한다.

2008년 6월! 피렌체 시의회에서는 1302년의 판결을 취소하고 단테에게 시 최고 훈장을 추서하기로 했다고 한다. 이는 700여년만의 복권이고 환영할 만한 일지만, 단테의 유골이 라벤나에서 되돌아 올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한다.

아무튼 싼타 크로체 성당은 피렌체와 단테를 잇고 있는 가교임에 틀림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 설명 : 싼타 크로체 성당. 성당 왼편에는 성당을 지키고 있는 단테의 모습이 당당하다. 그리고 우측 맨아래 왼쪽이 필자, 그리고 로마와 피렌체 여행전문가 서진성씨]

진짜 가짜를 논할 새가 없다. 줄을 서시요! 미켈란 젤로의 다비드 상

싼타 크로체 교회를 지나서 좁다란 골목길을 따라 정신 없이 걷다 보니 정말로 5분만에 씨뇨리아 광장 (Piazza della Signoria)에 들어섰다. 맨 먼저 좁은 골목길 안쪽에 이렇게 넓은 공간이 있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아쉽다면 이 광장 곳곳에 수 많은 조각품 모두가 모조품들이라는 것. 그러나 모조품이라고 문제될 것은 아닌 듯. 가장 인기 많은 다비드(David)상 앞에서 줄을 서서 사진 찍을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것만으로도 피렌체에 와 있는 것을 실감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다비드는 구약성서 사무엘서 17장에 나오는 골리앗을 죽인 16세 소년으로, 도나텔로, 베르니니, 미켈란젤로 등이 조각하였으나, 그 중에서 씨뇨리아 광장에 있는 미켈란젤로가 조각한 다비드상을 최고로 칭찬하고 있다. 이 조각성 역시 대리석 하나에 모든 조각이 담겨져 있다. 이 다비드 상 또한 모조품이라고 한다. 진짜 다비드상은 오염을 막기 위해 이미 130년 전에 아카데미아 갤러리 안으로 옮겨 졌다고 한다.


[사진 설명 : 씨뇨리아 광장. 가장 많이 등장한 조각상은 바다의 신 넵투누스 상. 그리고 맨 아래 가운데 말을 탄 모습의 청동 조각상은 피렌체의 명문가 메디치 상]
돌덩이 하나에 역사 전부를 기록한 '사비니 여인 약탈' 상

그 중에서도 한 눈에 심장을 관통한 듯 큰 아픔과 함께 충격적으로 다가온 조각상은 역사를 조각으로 만든 지오반니 볼로냐(Giovanni Bologna)의 사비니 여인 약탈(The Rape of The Sabine Women)였다.

지난 1583년 이전에 조각되어 4백 년을 넘게 서 있는 이 동상은 크기 4.11m의 커다란 작품이지만, 슬픈 역사의 전부를 단 하나의 돌덩이에 단 세 사람의 표정과 행동으로 담았다는 점에서 또 한 번의 큰 감탄을 감히 감출 수 없었다. 여자를 약탈하는 로마 병사와 겁에 질린 여자의 얼굴과 약탈자를 막으려고 항거하는 약하디 약한 시아버지의 표정이 비극을 정말 잘 표현하고 있는 이 조각. 바로 앞에선 우리 모두는 에술성에 넋을 잃고 말았다. 예술에 (지식부터 감각까지 모두) 빈약한 나에게 ‘이런 것 예술이구나.’라는 큰 가르침으로 다가왔다.

이 조각에 담긴 슬픔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정교했다. 더구나 이 조각상이 단 한 덩이의 돌덩이로 표현된 것이라고 하니 그 노고에 감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사비니 여인의 약탈'이라는 비극은 다른 무엇보다 전쟁이 남기게 되는 비극과 허무와 무의미함에 대해 떠올리게 했다.

[사진 설명 : 씨뇨리나 광장에 서 있는 사비니 여인 약탈 조각상 (1583년). 지오반니 볼로냐 작]
 사비니의 약탈 얘기는 이렇다.

"로마의 전설적인 건국의 아버지 로물루스(Romulus)는 자기가 건설한 새 도시에 인구가 부족하자 노예든 방랑자든 원하는 사람 모두 로마 시민으로 인정했다. 하지만 새로운 로마 시민은 여자보다 남자가 많았다.
몇 년 후 인구의 불균형으로 로마에 여인들이 부족해졌다. 여자들이 부족함에 따라 결혼 적령기 남자들의 원망이 많아지자 로물루스는 이웃 사비니 족을 습격해 여인들을 약탈해 오기로 마음먹는다. 로물루스는 바다의 신 넵투누스(Neptunus) 축제를 열고 사비니 족들을 초청한다. 로마의 군인들은 시비니 족 남성들이 만취하게 만들고 축제에 온 여인들을 강탈한 후 사비니 남자들을 쫓아버린다.
로마의 역사에 따르면 사비니 여인들은 곧 로마의 남자들과 사이가 좋아졌으며 로물루스 자신도 사비니 여인 헤르실리아(Hersilia)와 결혼했다. 이후 사비니와 로마는 화해하고 로물루스가 사비니의 왕까지 겸하게 된다고 한다.

'사비니 여인들의 약탈' 이라는 유화 작품에서 로물루스는 붉은색 옷을 입고 거대한 건물 위에 서 있다. 그의 모습은 화면 아래 복잡한 장면과 대조를 이룬다.
화면 왼쪽 푸른색 옷을 입은 여인이 자신을 안고 가는 로마 병사에게 저항하고 있다. 로마 병사 발밑에는 잡혀 있는 엄마의 모습을 보고 어린아이가 울고 있다. 로마 역사에 따르면 사비니 여인들 중에 유부녀가 한 명 있었다고 한다. 그녀가 로물루스와 결혼한 헤르실리아다. 이 작품에서 울고 있는 아이를 그려 넣음으로써 푸른 옷을 입고 있는 여인이 헤르실리아라는 것을 알려준다.
어린아이 옆 노파가 잡혀 가는 헤르실리아를 슬픈 듯 바라보고 있다. 화면 오른쪽 한 아버지가 딸을 끌고 가는 젊은 로마 병사에게 달려들고 있고 딸은 아버지의 옷자락을 꽉 잡고 있다. 로마 병사는 자신의 행동을 제지하는 노인을 제거하기 위해 단도를 들고 있다.
이 장면과 대조적으로 화면 가운데 갑옷에 푸른 옷을 입고 있는 로마 병사와 그 옆에 사비니 여인이 나란히 걸어가고 있다. 이 장면은 사비니 여인들과 로마 병사들 간의 화해를 암시한다. 니콜라 푸생은 로마 주재 프랑스 대사의 주문을 받아 이 작품을 제작했다. 그는 인물의 몸짓이나 자세, 표정을 통해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

이렇게 절절한 역사에 담긴 얘기가 조각과 유화에 담겨져 내려오고 있는 것이다. 잠시  조각 앞에 서서 니콜라스 푸생(Nicolas Poussin. 1597~1665)이 그린 그림이 생각났다.

[위 그림설명 : 사비니 여인의 납치, The Rape of the Sabine Women, 1634-35, 니콜라스 푸생 작]

사비니인들은 마냥 자신들의 여인들을 빼았기고 가만 있지 않았다.

자크 루이스 다비드(Jacques Louis David. 1748~1825)는 이후의 역사를 한 편의 유화로 남겼다. 먼저 그 역사를 되짚어 보자.

"사비니인들은 와신상담하여 로마를 공격하기 위해 철저히 준비를 했었다. 복수를 하겠다는 것이다. 드디어 사비니 인들은 로마를 향해 총공격을 감행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사비니 여인들이 전쟁의 한 가운데에서 양쪽의 싸움을 말리고 있지 않은가?

이미 로마인들과의 사이에서 자식까지 낳은 사비니 여인들은 어느 편도 다치기를 원치 않아 괴로워했다고 한다. 그래서 여인들은 자식들을 들쳐 업은 채, 로마군과 사비니군이 대치하고 있는 전쟁터 한가운데로 뛰어들어가 제발 화해하라고 눈물로 호소했다고 한다. 결국 마음이 움직인 양쪽의 남자들은 화해하고 동맹을 맺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 그림은 사비니 여인들이 전투를 중단시키는 극적인 장면을 나타내고 있는데, 가운데에서 양팔을 벌린 여인은 로물루스의 아내가 된 사비니 여인 헤르실리아 Hersilia 고, 그림 왼쪽에 턱수염 난 남자가 그녀의 아버지이며, 오른쪽에 창을 들고 있는 남자가 로물루스라고 한다. 화가 다비드는 프랑스 대혁명 이후의 혼란 상황에서 혁명 세력들간의 화해와 안정을 바라는 마음에서 이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위 그림 설명 : 사비니 여인들의 중재(1799년), 다비드 작품. 루브르 박물관 소장]

아무튼 사비니 여인의 중재는 로마의 역사이지만, 프랑스 화가가 그리고 루브르에 소장되었다는 점이 또한 뭔가를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우리네 역사는 어떻게 그려져야 했을까? 어떤 느낌이신지?

이렇게 피렌체의 여행은 로마의 건국부터 르네상스를 지나서 하나 하나 무심코 지날 수 없게 발뒤꿈치를 쥐고 있었다.

아직 7박8일 유럽여행 3일째 오후 3시 밖에 안되었다. 그래서 피렌체 얘기는 조금 더 그려봐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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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란 자기희생이다. 이것은 우연에 의존하지 않는 유일한 행복이다. - 톨스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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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23, 2008 00:13 06 23, 2008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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