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교제하기 위해서 육고기를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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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는 육즙이 마르지 않은 상태에서 먹어야 제 맛을 느낄 수 있다. 벌써 맛이 없어진 상태이다.
1872년 1월 24일, 천황이 대신과 참의들을 궁중의 학문소(學問所)로 불렀다. 『요시이 도모자네 일기』에는 ‘천황, 서양요리의 만찬에 임하시다‘라는 글과 함께 당시 일본의 역사에 이름을 남긴 쟁쟁한 정치가들의 이름이 적혀있다. 메이지 천황의 이날 회고담에는 “육식은 양생(養生)을 위해서라기보다는 외국인과 교제하기 위해 먹는다”라고 오쿠보 도시미치에게 전했다고 되어 있다. 서양의 사절단을 계속해서 초빙하는 판에 육고기 없이 생선만 있는 기묘한 일본요리만 내놓아서는 도무지 체면이 안 섰던 것이다.
이렇게 해서 일본에 육식문화가 시작되었다. 그 이후 60년이 흘러 도쿄 우에노의 폰치켄이 ‘돈가스’를 처음 팔았다는 1929년은 사실은 양식이 가정에도 상당히 보급된 때였다. 그 60여년간 다양한 요리법으로 앞선 사람들이 고심하고 노력한 끝에 서민을 위한 양식이 쏟아져 나오고 음식문화의 정점에 달했을 때 바로 돈가스가 탄생했다. 돈가스는 양식의 왕자답게 우에노나 아사쿠사 같은 서민들의 거주지에서 전국 각지로 급속도로 퍼져나가며 위세를 떨쳤다. ‘돈가스의 탄생’에 이르는 과정을 짚어보면, 메이지 시대 양식이 시작된 이래 60년이라는 세월이 흐르고서야 겨우 일본의 서민들이 ‘육식’을 본격적으로 받아들였음을 알 수 있다. 한 조각의 돈가스에는 수많은 일본인의 지혜가 응축되어 있다.
육식도 하나의 문화이고 산업이다. 음식도 목적이 있고 때가 있는 법, 그러나 연말에 집중되는 육식은 모두 교제를 위해서 먹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 생각해 보니 거의 고기가 주음식이었다. 그러나 영양은 말짱, 황! 참, 식객도 일본의 음식이야기처럼 자료조사의 심도를 좀 더 깊이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감동은 오나, 깊이가 생각보다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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