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래의 금융주의보] 지금은 대출까지 받아 무리하게 '평수' 늘릴 때가 아닙니다.

국가간의 경제가 교류가 활발해질수록 특히 금융시장이 서로 연관성을 높여갈 때, '동조화(커플링, coupling)현상'이 보다 극명하게 나타나게 된다고 합니다. 이렇게 함께 움직이는 현상을 완곡하게는 '전염(contagion)'이라고도 부릅니다.

지난해 9월 미국에서 시작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붕괴는 전세계의 금융시장에 그야말로 '동조화 현상'을 보였고, 미국에서 시작된 집값 하락은 전 세계로 확산되었었습니다. 그야말로 경제라는 것이 연관되었다는 이유로 집값하락이 연쇄현상을 보일 때, 납득하기 힘든 상황을 두고 분노밖에는 할 도리가 없었습니다.

물론 그 이후 경제 회복은 각 나라의 몫이 되었고, 경기회복을 위한 각나라별 탈출 노력이 진행되었습니다. 그 가운데 끈질기게 따라다니던 '동조화 현상'이 깨지는 기묘한 현상이 세계 경제권역 내에서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의 부동산가격이 떨어지면 중국도 일본도 한국도 예외가 없었는데, 그 예외가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부동산 특히 주택시장이 '탈 동조화'의 시발이 되고 있습니다.

아직도 미국과 유럽 등의 선진국의 주택시장은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고있는 가운데, 일부 한국과 중국에서는 확연하게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정부의 규제책이 동원되고, 주택가격은 금융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거나 올라서는 등의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중국의 경우 주택 가격은 지난해 8월 이후 줄곧 내리막을 걷다가, 올 3월을 바닥권으로 해서 매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주택 거래량도 금년 들어 7월까지 전년 동기보다 65.3%나 증가했다고 합니다. 과열이란 말이 나왔던 2007년의 48.6% 수준을 이미 뛰어넘은 수치입니다.

우리나라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작년 10월부터 6개월 연속 하락했던 국민은행 주택매매가격지수를 통해서 본 전국 주택가격은 지난 4월부터 5개월 연속 상승하며 이미 사상 최고 수준이던 작년 말 수준으로 돌아갔습니다. 강남 아파트 역시 작년 10월 리먼 브러더스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했습니다.

그동안 보조를 맞춰 오던 세계 주택 시장이 왜 각자 다른 길을 걷고 이유에 대해서는 대출부실의 정도가 나라마다 달랐고, 우리나라의 경우 부실이 상대적으로 적었기 때문이라고 평하기도 하는 모양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주택 가격에서 담보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30% 안팎에 불과하고 하니, 금융 경색과 경기 침체가 일어나도 부실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고, 차입자도 어느 정도 버틸 여력이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집값이 반값으로 떨어진다손 치더라도 은행이 대출금을 회수하는데 문제가 없다는 것입니다.

금융위기에서 벗어나기 시작했지만, 급등하는 주택시장은 또 다른 불안감을 안게하고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400 x 284 pixels
주택을 단순히 거주의 수단이 아닌 재산 증식의 수단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부동산 불패 신화'를 상기하면서 대출로 집을 사들이는 현상들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으면, 대출수요에 목말라하던 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을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세계의 경제는 큰 흐름을 홀로 역행하는 것도 한계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또한 정부에서도 주택시장이 급등세가 꺽이지 않으면, 규제의 강도를 점차 높여갈 수밖에 없습니다.

직접적으로 주택시장에 개입하지 않더라도 경기 회복이 가시화된다면 통화당국은 '출구 전략' 중에 하나로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 들 수 있습니다. 이른 반증하듯 우리나라를 '세계에서 금리 인상이 가장 빨리 일어날 수 있는 나라 중 하나'로 꼽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따라서, 뒤늦게 은행 대출을 받아가며 '평수' 늘리는 재테크 전략에 동참하는 것에 대해서는 신중하셔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

Wise Saying
지혜 없는 힘은 그 자체의 무게 때문에 쓰러진다. -호라티우스
이올린에 북마크하기(0) 이올린에 추천하기(0)
09 12, 2009 06:55 09 12, 2009 06:55
개구리운동장

정부는 무정부로 주택시장에 대응하라!

◇ 수전 왁터 교수.

얼마전 한국을 찾았던 미국 와튼스쿨의 수전 왁터 석좌교수가 한국 기자들과 인터뷰했던 내용을 소개합니다. 왁터 교수는 클린턴 정부 시절 한국의 건교부에 해당하는 '주택도시개발부' 차관을 지냈고, 현재는 미국 연방주택금융공사 고문으로도 활동중입니다. 와튼 스쿨은 아시죠? 미국에서 부동산 관련 학과에서 가장 권위있는 학교라고 보시면 됩니다.

왁터 교수의 지적은 한마디로 "한국 집값은 그렇게 많이 오른 게 아니다. 버블을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 정부가 인위적으로 시장에 개입하면 부작용만 더 커진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다음은 왁터 교수와의 일문일답 내용.

- 미국의 주택가격이 오르는 이유는 뭔가? (금리를 두차례나 올렸지 않나?)
"미국에서도 이런 질문이 계속 돼왔다. 물론 금리인상이 있었던 것은 맞다. 하지만, FRB의 단기 금리가 오른 것이지, 10년이상 장기 금리는 전혀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주택가격 상승률은 점차 둔화되는 추세인데, 역시 이자율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봐야 한다. 집값 상승에는 저금리뿐만 아니라, 미국의 경기 활성화도 상당한 영향을 줬다."

-한국 집값 상승률이 높은 게 아니라고 했는데, 그 근거는?
"GNP나 경제활동도 등에 비춰보면 그렇다는 것이다. 소득증가율이나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비정상적인 상승은 아니다"

-한국 정부는 직접적으로 주택시장을 통제해 집값을 안정시키는 방법을 쓰고 있는데, 이게 적정한가. 또, 한국 정부는 경기 조절수단으로 주택 부양책을 쓰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주택거래신고제라고 들었다. 거래제한은 물론 집값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큰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주택거래나 공급과 관련한 연관 산업이 희생된다. 다른 내수부분의 희생을 치르게 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경기 조절수단은 금융이나 재정정책을 써야 한다. 특정 산업부분을 건드려서는 안된다. 특히, 주택으로 경기를 잡겠다고 하면 다른 연관산업의 희생이 초래된다. 주택산업의 적정수익이 없어지면 투자가 감소하고, 결국 국민 주거복지의 하락을 불러온다. 적합하지 않은 정책이다."

-모건스탠리,론스타 등 외국 자본이 국내 빌딩을 매입하는 이유와 향후 전망은?
"한국은 어쨌든 매년 5% 이상 GNP성장률을 기록했다. 미국과 유럽은 아무리 좋아도 3% 이내였다. 특히 한국에는 부동산 수요도 왕성하다. 반면, 업무용 빌딩은 공급이 제때 이뤄지지 않았다. 공급이 부족한데 수요는 많은 것이다. 장기적으로도 이런 현상은 지속될 전망이다. 부동산은 진입비용이 적지 않지만, 아시아 경제가 좋아지면서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아시아, 특히 한국 시장을 겨냥한 외국자본의 진출은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앞서, 한국 집값이 비정상적 상승은 아니라고 했는데, 어느정도 돼야 비정상적 상승이라고 볼 수 있나?
"주택 임대수익률과 장기 채권 수익률을 비교하는 방법이 있다. 임대수익률이 장기채 수익률보다 현저하게 낮아지면 가격 상승률이 지나치게 높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비슷한 질문인데, 규제를 통한 한국 정부의 가격 안정책에 대한 평가를 한다면?
"정부는 항상 시장에 개입하려는 유혹을 느낀다. 하지만, 앨런 그린스펀 FRB의장은 IT버블이 한창일때, 정부 개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왜 우리가 개입해야 하느냐?"고 오히려 반문했다. 정부의 시장개입이 부적절한 이유는 첫째 정부가 민간보다 잘할 수 있다는 확신이 없다. 시장정보에 대해 정부가 더 잘알고 있다고 할 수가 없다. 둘째, 시차문제이다. 정부 정책은 항상 시차가 존재하기때문에 개입 안하는 게 낫다는 것이다. 정부의 개입은 오히려 시장의 불확실성만 증폭시킬 뿐이다. 정부개입이 없어도 시장 반응은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오히려 정부가 나서면 이런 반응을 더욱 느리게 만들뿐이다."

- 그럼, 한국 정부가 어떻게 하는 가 바람직한가?
"가장 중요한 것은 주택 공급의 비탄력성을 탄력적으로 만들어 주는 것이다. 주택가격 변동에 따른 공급의 탄력성을 늘리려면 택지공급을 확대하는 정책이 가장 중요하다."

-정부가 수도 이전해서라도 주택공급을 늘리겠다고 하는데?
"인위적인 신도시 건설이 성공한 사례는 거의 전무하다. 주택은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해야 한다. 서울의 주택가격 상승은 서울만의 현상이 아니다. 지금 세계의 모든 리딩 도시에서는 다 겪고 있는 문제이다. 서울의 집값 상승이 저금리에 영향받은 면은 있지만. 세계화의 관점에서 살펴볼 필요도 있다. 세계가 네트워크화되면서 서울이란 입지가 중요해지기때문에 집값이 오르는 것이다. 즉, 생산성 향상에 따른 주택수요가 많아지기때문에 가격이 오른다. 지금 세계는 글로머레이션(GLOBAL+CONGLOMERATION), 즉 세계화된 집적도시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정보화 과정에서 도시의 중요성이 더 높아지고 있다. 인터넷이 발달하고, 지식경제 사회가 도래해도 실제 중요한 일은 얼굴을 맞대고 이뤄진다. 공간의 센터에 대한 수요는 더욱 커지는 것이다."

- 정부가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이전시키려고 하는데?
"집적도시에는 공공과 민간의 교류가 중요하다. 상호교류를 끊으면 서울의 생산성은 크게 떨어진다."

-그럼, 시장에서 생기는 부작용은 어떻게 치유하나?
"물론 정부가 시장의 실패에 개입할 수 있다. 하지만,. 정부가 스마트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어떤 부분이 실패했는 가를 알아내야 한다. 정부의 시장 개입정책이 특정지역에 대한 가격안정을 위한 수요억제대책이라면, 단기 효과는 보겠지만,. 장기적으로 수요,공급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뿐이다. 그래서 미국의 주택정책은 자기 소득에 맞는 주택을 구입하는 능력(housing affordability)을 향상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가격안정에는 관심이 없다. 정부의 개입으로 가격 안정이란 착시현상이 생기지만, 결국 주택부족 현상은 지금도 진행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서울 집값 해결은 주택공급을 늘리는 방안이 최선이다."

-------------------------------------------------------------------------------- 조선일보 인용  ---

정부는 무정부로 대처하라.는 것이 나의 주장이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

Wise Saying
재능은 칭찬에 의해 어지럽혀진다. -쥬벨
이올린에 북마크하기(0) 이올린에 추천하기(0)
12 14, 2004 23:42 12 14, 2004 23:42
개구리운동장
Copyright © 2009 김형래의 개구리운동장 :: KimHyeongRae.com, Powerd by Textcube, Designed by criuce
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