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 문제 : 시간을 멈추게 하는 마법 상자는?

우선 시간을 조절하는 마법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기쁠 때는 길게 조절하고, 슬플 때는 짧게 조절해서, 즐거움을 길게 하고 힘들 때를 줄일 수 있을 텐데…  될 성 싶지도 않은 상상을 하고 있노라면 누군가 따끔한 충고를 피할 수 없다. 시간이 멈추면 늙지도 않을 텐데.

그렇다면 시간을 멈추게 할 수는 없을까? 의외로 쉬운 방법이 주변이 널려있다. 물론 잠깐이지만 가능하다. 그 옛날에는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요즈음은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시간을 멈추게 하는 마법의 상자를 들고 다니고 있다. 그 마법의 상자는 다름아닌 “사진기”. 사진기는 시간을 멈추게 하는 마법을 가지고 있다. 그렇지 않은가? 사진을 찍었을 당시를 그대로 보존해 주고 있으니 말이다.

위의 사진은 지금부터 약 40년전 강원도 원성군 간현면 간현유원지에서 사진사가 찍어준 사진이다.  이사진은 지금 7순이 넘은 모친과 이모, 그리고 50이 된 큰 누님과 70을 바라보는 외삼촌이 담기어 있다. 다소곳이 앉아 계신 외할머니의 모습도 가물가물한 내 기억력에 일침을 가한다. 아마도 때는 여름임이 분명하고, 배가 불뚝한 어린 녀석은 내가 틀림없다. 오른손으로 참외 한 조각을 쳐다보느냐고 사진기의 찬스에 눈을 마주치지 못한 모양이다.

나는 이 사진이 담겨 있는 때를 참으로 행복했던 순간으로 기억하고 있다. 마치 어제처럼. 40년 전의 기억이 지금까지 남아있는 것은 마법의 상자가 가지고 있는 마법 덕분이다. 그리고 내가 열 살 때나 스무 살 때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옛날 그때, 그날, 그 시간에 마법처럼 정확하게 멈추어서 한결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 마법의 상자는 시간을 멈추게 하는 마법을 가지고 또 다른 재주를 부린다. 즐거운 시간, 놓치고 싶지 않은 순간을 더 많이 담는다는 것이다. 이 마법의 상자를 늘 같이 하는 사람은 늘 즐거움을 담으려 하는 사람이고 그 즐거움이 멈춘 사진이 많아질수록 우리네 인생에서 즐거운 시간이 늘어나지 않을까?

사진을 찍는 다는 것은 시간을 멈추는 마법을 거는 것이 외에 즐거움을 담아놓는 일들을 하는 아주 특별한 마법을 터득하고 실천하는 이가 아닐까? 물론 즐겁고 행복한 순간은 빠뜨리지 말고 마법의 상자에 담아 남기자. 그러면 인생이 더욱 즐거워질 수 밖에 없다.

사진기는 시간을 멈추게 하는 마법의 상자이면서, 행복을 담아내는 마법의 상자이다. 이젠 핸드폰에도 있는 카메라. 장롱에 있는 카메라 녹슬게 말고 항상 마법의 상자로 쓰자. 더 행복해 지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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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을 받는 사람보다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어라. 그것은 바로 지배력의 원천이다. -그라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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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8, 2007 23:59 11 8, 2007 23:59
개구리운동장

대한민국은 CEO와 직원들의 "취미가 같다?"

Canon | Canon IXY DIGITAL 55 | Multi-Segment | 1/100sec | F2.8 | F2.8 | 0EV | 5.8mm | No Flash | 2006:02:26 13:00:44 | 574 x 574 pixels

과거 미술품 감상이 취미인 윗사람을 만나 곤혹을 치룬 기억이 있으십니까?

가끔 주변을 돌아보면 우리가 일상에서 얼마나 쉴 새 없이 달려가고 있는지 느끼게 된다. 우리는 항상 일에 치여 가끔 허락된 휴식조차도 습관처럼 맞이하고 습관대로 휴식한다. 그러나 일상의 에너지를 충전하여 나 자신을 앞서기 위해서는, 휴식에도 준비가 필요하다. 우리네 직장인들은 끊임없는 일과 상하의 보이지 않는 감시, 성과주의 평가 시스템에 쌓여서 제대로 쉬지 못하고 있고, 근면과 성실을 최고의 덕목으로 치는 사회적 분위기도 휴식에 대한 비정상적인 이미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두뇌가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적당한 휴식이 필요하다.‘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라는 카피는 이제 ‘열심히 일하려면 쉬어라’로 바뀌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다.

휴식은 계획적이어야 하고 준비가 필요하다. 휴식은 여가하고도 연결되어질 수 있는데, 그 여가는 취미 등과 관계를 맺고 있다. 그런데 대부분은 본인의 여가나 취미를 주장하는 것에 대해 옹색하다. 그래서 취미는 잠을 자다가도 설레이고 일을 하다가도 멈칫 앞으로의 즐거움에 대한 기대치로 자리잡을 정도가 되어야 한다. 그 정도의 취미가 없다면 만들어 내고 찾아내야 한다. 그래서 준비가 필요한 것이다. 이는 곧 일상에 대한 만족과 자신감으로 연결되어 일상에 에너지를 제공해주는 원천이 될 수 있다.

일주일에 딱 하루 쉬는 날마저 취미활동 등 외부활동에 투자했을 때 오히려 더 피곤한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 수도 있다. 그러나 본인의 취향에 근거한 여가는 보내는 사람들이 정신적•신체적 피로를 더 잘 풀 수 있다고 확신한다. 뿐만 아니라 여가 생활을 즐기는 것은 원기를 회복시켜 주고, 스트레스나 욕구불만, 갈등, 좌절감 등을 해소시켜 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 주변 사람이 클래식 연주회에 가는 나의 여가에 대해서 엄청난 위로를 표했다. 아니 그 소음에 얼마나 고생이 많을까 하는 애초로운 표정까지 지으며! 전인교육을 받은 우리네가 개성없는 취미로 물들어 있음이 개탄스럽기도 한데. 아무튼 내 취미는 나의 취미이다. 남들이 하는 것을 그냥 할 수 없이 따라하는 것은 취미가 아니다.

가끔 전직원들이 산정상에서 프랭카드를 들고 같은 복장으로 사진을 찍어 신문에 올린 보도 자료를 본다. 이미 알아서 기는 이들의 작품임에 틀림이 없다. 아마도 등산을 실행하기 전에 CEO의 취미를 파악한 머리좋은 임원이 말알아 듣는 부서장에게 "동호회"결성을 지시하고 완벽한 사전 준비에 따라 자연스럽게 취미가 등산인 사람들만의 등산이 이루어진다. 물론 취미가 같은 직원들이 합세를 하기도 한다. 그러나 "사람 수"가 적정수 이상이어야 다른 CEO들에게 얘기거리가 되니, "동호회원"모집은 암묵적으로 목표처럼 배분도 이루어진다. 등산에는 홍보실 사진촬영 담당이 참석하고, 복장과 프랭카드도 준비된다. 물론 정상에서의 단체사진 촬영은 필수이다. 사진촬영 대형에서 CEO옆에는 진급을 앞둔 아랫사람들이 서로 끼어들고... 홍보실 직원들은 등산이 끝난 피곤에 지친 저녁이라도 젠걸음으로 회사로 뛰어들어가 "취미" 보도자료를 만들고, 눈비비고 일어난 아침 일찍,  각 신문사로 보도자료를 돌리고는, 평상시 만만한 기자들과 거한 점심을 먹이며 게재를 부탁한다. 그 보도자료가 사진까지 실려서 신문에 나면, 홍보실 직원은 신문을 오려서 득달같이 CEO에게 달려간다. CEO는 아침부터 홍보실 직원의 호들갑을 반갑게 맞이하여 보도자료가 난 신문을 챙긴다. 주간단위 취미의 시작이자 마무리이다.

우리 회사 직원들은 "등산회"를 조직하여 취미 여가활동을 활발히하여 매주 전국 명산을 누비고 있다고. 우리는 창조적인 회사업무를 위해 이렇게 여가를 즐기고 있다고 신문에 대문짝하게 나면 홍보담담 임원은 그제서야 어깨가 우쭐해진다. 물론 등산회 회원은 CEO을 비롯한 주요 임원과 부점장이고 기획, 총무, 인사, 홍보부서원들이 빠짐없이 등장한다. CEO의 취미는 전직원들의 취미와 같아지는 상황으로 전개된다. 눈도장을 꼭 찍어야 하기 때문에 아파도 빠지면  안되고, 건강함을 과시해야 하기 때문에 무리해서 속도를 내야하고, 회사에 목숨을 걸었기에 친인척 애경사도 미루는 대범함을 보여야 한다. 이 정도가 되면 등산이 취미가 아니라 웬수가 되는 것이다.

대한민국 회사원의 취미는 모두가 CEO의 취미와 같아야 된다고 착각하는 CEO들이 많이(!!!) 있다는 것은 정말 안타깝다. CEO 혼자 산에 오르면 산이 무너지나? 꼭 달고 다리려고 하는데 싫어하는 아랫사람의 눈치를 전혀 알아채지 못한다는 것도 안타깝다. 아무리 유일한 취미가 등산이더라도 오늘같이 황사가 심한 날이면 취소할 수도 있어야 한다. 취미가 등산이라면 말이다. 오늘은 황사가 아주 그득한데, 마눌님의 지극정성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짤리면 니가 책임질텨? 사장도 임원들도 다 오는데 황사가 무슨 상관?" 하면서 산에 오른 친구녀석이 한가로이 카메라를 만지작거리는 나에게 휴대전화로 불평을 털어 놓았다. 목소리를 들으니 아마 몰래 숨어서 가슴조이며 전화를 하는 모양이다. "넌 이러구 살지 마라!"

대한민국 회사원들에게 취미의 자유를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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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로 가는 길 위에서 나폴레옹을 패배시킨 것은 대포가 아니라 작은 눈송이의 힘이었다. -제임스 라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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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2, 2007 00:10 04 2, 2007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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