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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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6세 구조대원 에드 러리언의 봉사 철학

“현장에는 더 이상 나가지 않지만, 저는 여전히 구조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 말은 76세 구조대원 ‘에드 러리언(Ed Lerian)’이 한 말입니다. 메릴랜드주의 체비 체이스 구조대에서 40년 넘게 봉사한 그는 이제 응급구조 현장에 직접 출동하지 않지만, 매일 아침 구조대에 출근하여 후배 대원들을 지원하고 장비를 정비하며 그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그는 3,300건이 넘는 응급상황에 대응하였고, 13,000시간 이상을 자원봉사로 기록했습니다. 그가 거쳐온 길을 보면 ‘생명을 지키는 시간’이 단순히 구급차 사이렌 소리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줍니다.

“은퇴 이후에도 남을 위한 삶을 원했습니다”

러리언은 한때 워싱턴포스트의 기술자로 일하며 평일에는 회사를 다니고 주말마다 구조대원으로 자원활동을 했습니다. 그렇게 40년을 살았습니다. 대단한 직함이나 보상을 바란 것도 아니었습니다. 단지 “사람들이 도움을 필요로 할 때 내가 있기를 바랐을 뿐”이었습니다.

그는 말합니다. “누군가 당신을 필요로 할 때, 그 순간만큼은 내가 살아 있다는 걸 실감합니다. 그들에게 진정 도움이 된다는 그 감각이 제 인생의 중심입니다.”

이는 우리 모두가 되새겨야 할 가치입니다. 은퇴 후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할 때, 러리언의 삶은 우리에게 길잡이가 됩니다. ‘나이가 들어도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삶, 그리고 역할을 갖는 삶’ 말입니다.

응급현장을 넘어선 봉사의 철학

러리언은 더 이상 구조 현장에 출동하지 않지만, 구조장비를 점검하고 신입 대원들을 교육하며 여전히 생명 구조의 일선에서 자신의 몫을 해내고 있습니다. 실제로 그가 장비를 꼼꼼히 점검한 덕분에 위급한 환자의 산소 공급이 문제없이 이뤄졌다는 사례도 많습니다.

그는 자주 이야기합니다.

“당신이 정확히 뭘 하고 있는지 알 때, 그것은 단순한 반복 작업이 아니라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준비’가 됩니다.”

그 말은 단순히 응급의료 현장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 적용할 수 있는 태도입니다. 비록 직접적인 행동은 멈췄더라도, 준비하고 돕고 이어주는 역할은 여전히 이어질 수 있습니다.

노년의 의미, ‘사회적 소속감’에서 다시 찾다

많은 시니어들이 은퇴 후 사회에서 자신의 존재가 축소되는 경험을 합니다. 하지만 러리언은 매일 아침 동료들과 커피를 나누며, 여전히 같은 유니폼을 입고, 동료들과 같은 목적을 갖고 일합니다.

그는 더 이상 “수혜자”가 아니라 여전히 “기여자”입니다.

은퇴 이후에도 ‘어딘가에 속해 있다’는 느낌은 단순한 위안이 아닙니다. 이는 우리 삶의 에너지를 지탱해주는 중요한 정체성의 일부입니다. 러리언은 구조대라는 공동체 안에서, 지금도 명확한 소명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 ‘출동하지 않아도 구조는 계속된다’

그는 구조대에서 매일같이 구급차를 정리하고, 장비를 정비하며, 새로 온 대원에게 장갑을 건네며 말합니다.

“자, 이제 당신 차례예요. 저는 여기까지 준비했습니다.”

그가 하는 일은 이제 직접적인 구조가 아닙니다. 하지만 그가 만든 ‘준비의 토대’는 누군가를 살릴 수 있는 결정적인 순간을 만들어 냅니다.

우리는 나이가 들수록 더 이상 세상에 쓸모없는 존재가 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러리언의 삶은 말합니다.

“출동하지 않아도, 구조는 계속된다.”

그리고 그 구조는, 어떤 이에게는 ‘삶의 목적’을 다시 찾게 하고, 어떤 이에게는 오늘 하루를 살아갈 희망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