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줌후리야(jumhuriyyah)는 아랍 세계의 근대 정치 개념과 그 현실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핵심 개념 및 용어입니다. 이 용어는 명목상의 ‘공화국’을 의미하지만, 그 실제 적용에서 깊은 아이러니와 복잡성을 드러냅니다.
다음은 줌후리야에 대한 논의입니다.
- 정의 및 기원:
- 줌후리야는 프랑스어 ‘régime’에서 차용된 아랍어 ‘jumhur’에서 유래한 용어로, 1870년대부터 **’대중의 통치(rule-of-the-mass)’**를 의미하는 **’공화국’**이라는 의미로 사용되었습니다.
- 이는 나폴레옹 시대의 이집트에서 처음에는 ‘마시야카(mashyakhah, 셰이크 통치)’라는 다소 기이한 형태로 시작되었습니다.
- 명목상의 의미와 현실의 괴리:
- 많은 아랍 국가들이 공식 명칭에 ‘공화국(jumhuriyyah)’이라는 용어를 포함하고 있지만, 그 용어의 본질적인 의미는 현실에서는 거의 그림자조차 찾아볼 수 없습니다.
- 명목상으로는 ‘인민대중(jumhur)’에 의한 통치를 의미하지만, 실제로는 시민(citizens), 즉 국가와 상호적인 권리-의무 관계를 맺는 법적 주체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 종(species)**으로 묘사됩니다. 이들은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의 멸종을 기다리는 초기 쥐 같은 포유류에 비유되기도 합니다.
- 정치적으로 아랍 세계는 **’하나의 거대한 쥐라기 공원’**으로 묘사되는데, 이는 **’영원히 현재하는 과거(ever-present past)’**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로, ‘공화국’이라 불리는 곳에서도 여전히 **’시민’이 아닌 ‘신민(subjects)’**을 다룬다는 비판적 시각을 담고 있습니다.
- ‘민주주의(dimuqratiyah)’ 개념과의 관계:
- 아랍 세계의 소위 ‘공화국’들은 **’역동적인 정치 질서’ 또는 ‘대안적인 민주주의 개념’**으로 여겨질 수도 있지만, 언론의 자유나 공정한 사법부가 부재하다는 점에서 민주주의의 허상에 불과하다고 지적됩니다.
- ‘디무크라티야’는 **’할부식 군주제(monarchy in instalments)’**에 더 가깝게 작동하며, 지도자들을 위한 90%대의 높은 득표율은 만장일치(unanimity)에 대한 지속적인 갈구를 반영합니다. 이는 고대 그리스의 ‘데모-크라티아(demos-kratia, 인민-권력)’나 현대적 민주주의와는 완전히 다른 의미론적 세계에 속합니다.
- 심지어 ‘디무크라티야’라는 외래어 대신 **’무바야아(mubaya’ah, 충성 맹세)’**라는 옛 아랍어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더 정직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옵니다. ‘무바야아’는 원래 상호적인 ‘거래(deal)’를 의미했지만, 실제로는 **’팔아넘기는 것(selling out)’**을 뜻하게 되었습니다.
- 핵심 개념으로서의 의미:
- 줌후리야는 **나흐다(Nahdah)**와 같은 아랍 각성(Arab Awakening) 운동이 추구했던 근대화와 자결의 이상을 담고 있는 용어이지만 , 동시에 이러한 이상이 아랍 세계의 복잡한 정치적 현실과 ‘영원히 현재하는 과거’ 속에서 어떻게 변질되거나 좌절되었는지를 보여주는 결정적인 사례입니다.
- 언어적 통일성(아랍어)을 바탕으로 한 민족주의적 열망이 실제 정치 체제에서는 권위주의와 분열이라는 형태로 나타나는 현상을 ‘줌후리야’ 개념을 통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는 아랍 정체성이 지닌 이상과 현실 간의 심각한 괴리를 상징하는 중요한 키워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