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2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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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대학가에서 전해지는 소식은 실로 우려스럽습니다. 서양 철학의 근간을 이루는 플라톤의 저서조차 특정 이데올로기의 잣대로 인해 훼손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텍사스 A&M 대학의 한 교수가 플라톤의 ‘향연’을 강의하려다 대학 당국으로부터 제지를 받았다는 사실은, 오늘날 교육 현장이 직면한 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인류의 지혜가 집약된 고전이 ‘정치적 올바름’이라는 미명 하에 검열의 대상이 되는 작금의 현실은 매우 유감스럽습니다.

대학은 본래 진리를 탐구하는 상아탑으로서, 다양한 사상과 가치가 자유롭게 교류하는 공론의 장이어야 마땅합니다. 그러나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확산된 급진적인 ‘워크(Woke)’ 문화와 ‘캔슬 컬처(Cancel Culture)’는 이러한 대학의 본질적 가치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습니다.

다양성 존중이라는 명분 아래, 상반된 견해를 가진 이들을 배제하고 침묵시키는 전체주의적 행태가 자행되고 있는 것입니다. 플라톤의 ‘향연’이 특정 성적 이데올로기를 옹호할 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배제된 것은 이러한 흐름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수천 년간 사랑과 지혜의 본질을 일깨워온 고전이 현대의 편협한 시각으로 재단되는 상황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고전은 단순히 오래된 서적이 아닙니다. 이는 지난한 시련과 검증을 거쳐 전승된 인류의 정신적 유산입니다. 고전 속에는 시대를 초월하는 보편적인 가치와 통찰이 담겨 있으며, 이는 복잡다단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혜의 이정표가 되어줍니다.

불편한 진실을 담고 있다거나 현대의 가치관과 일부 상충한다는 이유로 고전을 도외시하는 것은, 우리 스스로 지적 성장의 기회를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참된 교육은 특정 사상을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관점을 비판적으로 고찰하고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역량을 함양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가치관의 혼란이 가중되고 급변하는 시대일수록, 시니어 세대의 역할은 더욱 막중해집니다. 우리는 산업화와 민주화라는 격동의 시기를 거치며 삶의 지혜와 경륜을 축적해왔습니다. 일시적인 사상적 유행이나 이데올로기에 쉽게 편승하지 않고, 사안의 본질을 통찰할 수 있는 안목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러한 우리의 경험과 통찰은 흔들리는 사회의 중심을 잡아주는 견고한 닻과 같은 역할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젊은 세대에게 전통의 가치와 고전의 중요성을 고취시켜야 합니다. 이는 낡은 것을 무조건 답습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정신으로, 옛것을 익히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것을 수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 젊은이들이 편향된 시각에 매몰되지 않고, 인류의 오랜 지혜가 담긴 고전을 통해 폭넓은 사고와 깊이 있는 통찰력을 함양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합니다.

아울러 잘못된 흐름에 대해서는 어른으로서 준엄하게 경계하고 올바른 방향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이 시대가 우리 시니어들에게 요구하는 진정한 품격이자 책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