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2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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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역사는 도구의 발전과 함께해왔습니다. 돌도끼에서 증기기관으로, 그리고 컴퓨터에서 이제는 스스로 학습하고 추론한다는 ‘인공지능(AI)’의 시대로 접어들었습니다. 최근 인공지능이 수십 년간 인간 수학자들을 괴롭혀온 난제를 해결했다는 소식은 우리에게 경이로움과 동시에 막연한 두려움을 줍니다. “기계가 인간의 지성을 넘어서는 것은 아닌가?”라는 질문 앞에, 우리 시니어 세대는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할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인간, 특히 오랜 세월을 통해 축적된 시니어의 ‘지혜’는 결코 대체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AI의 성과를 두고 세계적인 석학 테렌스 타오 교수는 “시험공부는 완벽히 했지만, 깊은 이해는 부족한 똑똑한 학생 같다”고 평했습니다. 이는 매우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암기하고 패턴을 찾아내는 ‘속도’와 ‘효율’의 영역에서는 인간을 앞설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 결과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왜 중요한지, 그리고 그것이 우리 삶에 어떤 가치를 주는지 판단하는 ‘통찰’의 영역은 여전히 인간의 고유한 영토입니다.

우리는 흔히 나이가 드는 것을 ‘쇠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AI 시대에 나이 듦은 ‘숙성’이자 ‘검증된 데이터의 축적’입니다. AI가 답을 내놓을 때, 그 답의 진위와 가치를 가려내는 눈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수많은 시행착오와 성공, 실패를 겪으며 다져진 시니어의 직관이야말로,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올바른 길을 찾는 나침반이 됩니다.

한 연구자가 고백했듯, AI가 내놓은 결과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매우 깊은 전문 지식”과 경험이 필요합니다. 즉, AI라는 명마(名馬)가 등장했다 하더라도, 그 말의 고삐를 쥐고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기수는 바로 연륜 있는 우리 인간이어야 합니다.

보수적인 관점에서 볼 때, 기술은 어디까지나 인간을 이롭게 하는 도구에 머물러야 합니다. AI가 아무리 똑똑해져도, 그것은 차가운 논리와 계산의 산물입니다. 인간의 존엄성, 도덕적 가치,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따뜻한 유대감은 기계가 계산할 수 없는 영역입니다.

시니어 여러분은 이 변하지 않는 가치들의 수호자입니다. 급변하는 디지털 세상에 휘둘리기보다는, 중심을 잡고 기술을 현명하게 이용하는 주체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지금 인류 문명사적 전환기에 서 있습니다. 새로운 문물인 AI를 배척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나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지적 호기심을 채우는 비서로 활용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 주인은 언제나 ‘나’ 자신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기계가 계산을 대신해 줄 때, 우리는 사색해야 합니다. 기계가 정보를 찾을 때, 우리는 지혜를 발휘해야 합니다.

건강한 사회는 노인의 지혜와 청년의 패기, 그리고 첨단 기술이 조화를 이루는 사회입니다. AI가 흉내 낼 수 없는 삶의 깊이와 통찰력을 가진 여러분이야말로, 이 혼란스러운 AI 시대를 항해하는 등대입니다. 기술의 파도가 높을수록, 그 파도를 타고 넘는 시니어의 연륜은 더욱 빛을 발할 것입니다. 당당하게, 그리고 현명하게 이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