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8월 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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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의 속마음 #001] 가짜 미소를 조심하라

외국인들이 일본인을 두고 하던 폄하 중 하나는, 가까운 가족이나 지인이 큰 비극을 겪거나 죽었을 때조차 눈물을 흘리기보다 웃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일본인들도 비극과 죽음을 맞이했을 때, 타인과 마찬가지로 깊은 슬픔을 느낍니다. 다만, 그들은 타인을 불편하게 하거나 당황하게 하지 않기 위해 공공장소에서 감정을 억제하도록 문화적으로 훈련되어 왔습니다.

바깥세상에 보여지는 그 미소는 자신들의 감정을 숨기고 타인을 배려하기 위한 방식이었습니다.

이러한 문화적 조건은 현대 일본 사회에서는 거의 사라졌습니다. 이제는 공공장소에서 강한 감정을 드러내는 것이 금기시되지 않으며, 자주 목격되기도 합니다.

다만, 오늘날에도 “あいそ笑い (愛想笑い, 아이소 와라이; 상대의 기분을 얻기 위해 만들어진 웃음)” 또는 ‘가짜 미소’는 현대 일본인들의 행동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많은 일본 비즈니스맨들이 고객을 위한 긍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얼마나 진지하게 행동하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입니다.

일본을 방문한 대부분의 외국인들은 백화점이나 대형 상점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태도에 깊은 인상을 받습니다. 직원들은 거의 항상 친절하고, 고객을 도우려는 적극적인 태도를 보입니다. 하지만 이들의 친근한 미소와 표정은 반드시 자연스러운 것은 아닙니다.

일본의 호텔, 식당, 카바레, 소매점 등 공공서비스 업종에서는 직원들이 고객에게 행복감과 감사를 표현하는 표정을 지을 수 있도록 전통적으로 교육받습니다. 어떤 기업은 직원 교육 자료에 ‘얼굴 표정’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까지 담고 있으며, 이는 고객에 대한 사랑과 감사의 표현을 지속적으로 연습하라는 지시입니다.

이러한 인간관계의 기술은 일본의 야간 유흥업계, 특히 카바레나 호스티스 바와 같은 곳에서 극대화됩니다. 이러한 곳의 주요 목적은 고객에게 기분 좋은 경험을 제공하고 걱정을 잊게 하는 것입니다.

가장 성공적인 호스티스는 대개 밝고 잘 웃는 얼굴을 가지며, 이와 동시에 감각적이고 유혹적인 행동을 적절히 섞어 단골 고객을 끌어들입니다. 그런 성격이 자연스럽지 않은 호스티스는 연습된 “あいそ笑い (아이소 와라이)”와 때로는 성적 매력을 동원해 자신의 인기를 유지합니다.

일본인들은 전통적으로 이러한 인공적인 미소를 잘 구분해내지만, 그것이 사용된 장소나 상황이 적절하다면 가짜라는 점이 그 가치를 떨어뜨리지는 않습니다. 이런 맥락에서는 가짜 미소도 하나의 정당한 역할극으로 인정되며, 비즈니스와 감정적 안정을 도모하는 수단이 됩니다.

하지만 외국 비즈니스맨이나 정치인이 일본 측 인사에게 지나치게 따뜻하고 웃는 태도를 보이는 것은 역효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일본인은 일반적으로 외국인의 태도를 피상적이고 불성실하게 느끼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공식적인 자리에서 지나치게 웃고 농담을 하는 것은 일본인에게 부정적인 인상을 줄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일본인의 속마음은 따로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은 오랜 기간 동안 그리고 가장 많이 출장과 여행을 다녀온 외국입니다. 때마다 하나 하나 깊이 관찰되어지고 한국인과 다르게 느껴졌던 일본인 그들의 속마음이 어떤 이유에서 어이렇게 표출되는 것 아닐까 하는 소소한 기록과 개인적인 느낌을 정리해서 칼럼 형식으로  공유하고자 합니다. 제가 만난 아주 소수의 일본인을 통한 사사로운 의견이기에 가벼운 느낌으로 읽어주시기를 바랍니다. – 편집장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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