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甘い(あまい, 아마이; 달콤한) 甘く(あまく, 아마쿠; 경시하다)
일본은 오랫동안 아이들을 위한 낙원으로 여겨졌습니다. 일본의 어머니들은 유아와 함께 잠을 자고, 집안일이나 장을 볼 때 몇 시간씩 아이를 등에 업거나, 형제자매의 등에 아이를 얹어 함께 돌아다니게 했습니다. 어린 자녀를 바닥에 눕혀 혼자 있게 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이러한 지속적인 신체 접촉과 상호작용의 결과로, 일본의 유아나 어린아이가 거의 울지 않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1996년 대우증권에 근무하면서 일본 다이와총합연구소에서 펀드매니저 과정을 공부할 때, 시모오치하이(下落合駅) 근처의 합숙소에서 출퇴근하면서 특이하게 목격했던 장면은, 매우 어린 아이들이 제법 가파른 수직 제방이 있는 운하 가장자리에서 혼자 노는 모습이었습니다. 이 제방에는 안전장치가 없었으며, 어머니들은 아이들에게 소리를 지르거나 주의를 주는 일도 없었습니다. 아이들이 운하에 빠질까 봐 걱정하는 기색조차 보이지 않았고, 실제로 빠진 아이도 없었습니다. 그 이유는 아직도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일본의 어머니들이 유아에게 지극히 관대한 아마이(甘い, あまい; 달콤한) 태도를 보였다는 점입니다. 잘못한 아이를 꾸짖는 일은 거의 없었고, 특히 남자 아이에 대해서는 더욱 관대했습니다. 이러한 아마이 성향은 전통적인 남성 우월주의 문화 속에서 일생 동안 이어졌던것 같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어머니로부터, 결혼 후에는 아내로부터, 그리고 밤문화 업소 여성(남성에게는 아주 관대한 문화)들로부터 남성은 끊임없는 관용과 돌봄을 받았습니다.
학교에 다니는 학생, 특히 아들에 대해 어머니들이 보이는 아마이 태도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이들의 원동력은 우수한 학교에 보내야 한다는 사회적 압박감 때문입니다.
한편, 많은 일본 아내들이 더 이상 남편의 모든 요구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거나 외도를 묵인하지는 않지만, 어른 남성 대상의 아마이 문화는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일본 전역에는 수십만 개의 바(bar), 캬바레, 클럽, 온천 료칸, 은밀한 접대업소가 존재하며, 이곳에서는 남성들이 마음껏 관용과 애정을 즐길 수 있습니다.
이와 동시에 아마쿠(甘く, あまく; 맛이 달콤하다, 마음이 느긋하지고 경시한다, 가볍게 본다) 라는 개념도 존재합니다. 이는 남성이 여성을 하대하고, 그 능력이나 가치를 깎아내리며, 여성을 아이처럼 대하거나 장난감처럼 여기는 태도를 말합니다. 일본 남성들은 외국 여성뿐 아니라 외국 남성에게도 이와 유사한 아마쿠 태도를 보이며, 자신들의 교육, 규율, 정신력이 우월하다고 믿는 경향이 있습니다.
제가 출장기간 동안 느낀 일본 비즈니스맨들과 업무를 하면서 느낀 아주 강한 아마쿠(甘く, あまく)에 눌리지 않으려 기를 쓰고 그들의 약점인 영어로 회의를 이끌었던 기억이 너무 생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