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7일
11-23-1800

– 腕(うで, 우데, 팔뚝, 1인 1기, Having a Special Skill)

19세기 말 산업화 이전에 일본은 매우 정교하게 발달한 가내 수공업 중심의 경제 체계를 가지고 있었으며, 그 안에는 수많은 장인(匠人)과 예술가들이 존재했습니다. 일본인의 생활 방식은 극도로 정제되어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음식 재료를 깍둑썰기 하는 일에서부터 소포를 포장하거나, 거대한 목조건축물을 짓는 것까지 어떤 일을 하더라도 비범한 솜씨를 보여주었습니다.

또한 일본에는 모든 개인이 어떤 형태로든 특별한 기술을 하나씩 익히는 전통이 있었는데, 이를 ‘おい芸(おいえげい, 오이게이)라고 불렀고, 특히 타인을 즐겁게 해줄 수 있는 기술을 의미했습니다. 사람들은 적어도 한 가지 단체 놀이에서 뛰어난 솜씨를 보이는 것에 큰 자부심을 느꼈습니다. 이러한 ‘일에서의 탁월함’, 그리고 ‘사적인 영역에서 최소 한 분야의 기술 추구’라는 태도는 1870~90년대 산업경제로 전환되는 과정에서도 사라지지 않았으며, 오히려 그 전환을 이끄는 핵심 요소였습니다. 그리고 약 100년 뒤 일본이 경제 초강국으로 부상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오늘날 일본인이 가장 흔히 추구하는 개인적 기술은 노래, 특히 ‘カラオケ(가라오케)’입니다. 가라오케는 ‘빈(empty)’이라는 뜻의 空(カラ, 카라)와 영어 ‘ オーケストラ(오-케스토라, 오케스트라,orchestra)’의 앞 음절을 합친 말로, 녹음된 반주에 맞추어 부르는 방식을 뜻합니다. 오케스트라가 필요 없다는 의미이지요. 많은 일본인은 또한 외국어, 대개 영어를 특별히 배우며, 사진 촬영이나 컴퓨터 게임 등을 집중적으로 익히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중요한 점은, 일본인은 수 세기 동안 문화적으로 특별한 ‘腕(うで, 우데, 팔뚝, 1인 1기, Having a Special Skill)—원래는 ‘팔뚝(forearm)’이지만, 일본어 일상 표현에서는 ‘능력’, ‘솜씨’를 뜻함—를 하나 이상 개발하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길러져 왔다는 사실입니다. 이러한 문화적 습관은 일본의 경제 성취에 엄청난 기여를 했습니다. 또한 겸손과 저자세를 유지하는 문화적 전통에 따라, 일본인은 자신의 ‘腕(うで, 우데)’를 절대로 자랑하지 않으며, 거만하게 보이지 않도록 언제, 어떻게 실력을 보여줄지 매우 신중하게 결정합니다.

따라서 학력·경력·전문성을 강조하는 서구식 관행은 일본인에게는 거슬리는 것으로 느껴지는 일이 많습니다. 일본인은 자신의 성취를 드러내기보다 차라리 언급하지 않거나, 축소해서 표현합니다. 이 때문에 서양인은 일본인의 능력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고 과소평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일본인이 자신들의 腕(うで, 우데, 팔뚝, 1인 1기, Having a Special Skill)를 드러내는 것이 적절한 순간도 있습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근무 시간 이후 가라오케에서의 사교 자리입니다. 이러한 상황은 공식적으로 ‘腕の見せ所(うで の みせどころ, 우데 노 미세 도코로)’—즉, “자신의 능력을 보여줄 시간과 장소”로 인정됩니다.

가라오케 외에도 회사 행사에서의 노래, 회사 여행에서의 재치 있는 소극(小劇) 공연, 스포츠 행사 참여, 결혼식장에서의 유머러스한 축사, 회사나 사회 행사에서의 사회자 역할 등도 ‘腕(うで, 우데, 팔뚝, 1인 1기, Having a Special Skill)’를 보여줄 수 있는 자리에 속합니다.

이와 같은 사교적 상황 외에도, 일부 일본인은 학술대회에서 논문을 발표하거나, 협상 자리에서 전문적 기술을 발휘함으로써 기술적 혹은 직업적 ‘腕(うで, 우데, 팔뚝, 1인 1기, Having a Special Skill)’를 보여주는 것이 적절합니다.

다만, 협상에서 ‘腕(うで, 우데, 팔뚝, 1인 1기, Having a Special Skill)’를 드러내는 것은 너무 이른 시점에 실력을 드러내면 상대가 경계할 수 있으므로, 시기와 방식에 대해 매우 신중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일본의 협상 전문가들은 — 미국인들이 흔히 하듯 — 처음부터 자신의 전문 지식을 장황하게 설명하지 않습니다. 대신 상대방의 말을 아무 말 없이 조용히 듣거나, 질문만 반복해서 던지는 방식을 취합니다. 일본인은 공식 협상이 모두 끝난 뒤 비공식 내부 회의에서만 전문가들이 의견을 밝히고 다음 전략을 세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일본 전문가들은 팀 내 다른 사람에게 질문을 맡기기도 하므로, 외국인은 협상을 끝낼 때까지 누가 진짜 전문가인지 전혀 모른 채 끝나는 경우도 흔합니다. 일본과 협상할 때는 ‘腕(うで, 우데, 팔뚝, 1인 1기, Having a Special Skill)’를 너무 쉽게 드러내는 것이 득보다 실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