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경험과 경영 철학을 담아, 조직에서 왜 감정을 배제하고 차가울 정도로 철저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지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경영 현장에서 수많은 리더가 범하는 가장 큰 착각은 사람의 마음, 즉 ‘의욕’이나 ‘애사심’으로 조직을 움직일 수 있다고 믿는 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경험하고 습득한 관점에서 볼 때, 이는 조직을 위태롭게 만드는 도박과 같습니다. 우리는 사람을 믿지 못해서가 아니라, 인간의 본질적인 약함을 보완하고 조직과 개인 모두를 승리하게 만들기 위해 시스템의 구축이 필요합니다. 그 구체적인 이유를 몇 가지 핵심 개념으로 풀어드리겠습니다.
첫째, 인간은 본질적으로 약한 존재라는 ‘성약설(性弱説)’을 전제로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많은 리더가 성선설이나 성악설을 논하지만, 조직 관리에서 중요한 것은 인간이 ‘약하다(弱)’는 사실입니다. 인간은 규칙이 없으면 본능적으로 편한 쪽으로 흘러가고, 감정에 따라 성과가 들쑥날쑥해지는 존재입니다.
만약 시스템 없이 개인의 의지에만 의존한다면, 그날의 기분이나 컨디션에 따라 업무 결과가 달라질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개인의 마음을 바꾸려 노력하는 대신, 누가 그 자리에 있더라도 올바르게 행동할 수밖에 없는 ‘규칙’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개인을 비난하지 않고 시스템을 수정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입니다.
둘째, ‘속인화(属人化)’라는 조직의 가장 큰 리스크를 제거하기 위함입니다.
속인화란 특정 개인의 능력이나 감각에 업무가 전적으로 의존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흔히 “이 일은 김 부장이 아니면 안 돼”라고 말할 때, 우리는 그것을 칭찬으로 여기지만 사실 경영자 입장에서는 공포를 느껴야 합니다. 그 사람이 아프거나 퇴사하면 조직이 멈추기 때문입니다.
감정을 배제하고 시스템을 구축하는 이유는 모든 구성원을 언제든 대체 가능한 ‘톱니바퀴’로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여기서 톱니바퀴란 부정적인 의미가 아닙니다. 조직이라는 거대한 시스템 속에서 누가 들어와도 완벽하게 맞물려 돌아가며 성과를 낸다는 뜻입니다. 역설적으로 자신이 없어도 돌아가는 구조를 만들었을 때, 비로소 그 사람은 현재의 업무에서 해방되어 더 높은 차원의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됩니다.
셋째, 불필요한 감정 소모와 ‘눈치 보기’를 없애기 위해서입니다.
규칙이 명확하지 않은 조직일수록 구성원들은 리더의 기분을 살피는 데 에너지를 씁니다. 이를 ‘사내 정치’ 혹은 ‘촌탁(忖度, 윗사람의 뜻을 헤아림)’이라고 합니다. 리더가 감정적으로 일을 처리하면 부하 직원들은 “일”을 하는 게 아니라 “상사의 비위”를 맞추게 됩니다.
반면, 감정이 배제된 기계적인 규칙이 있다면 구성원은 리더의 얼굴을 볼 필요 없이 오직 ‘룰’만 보면 됩니다. “이 선을 넘으면 페널티가 있다”는 기준이 명확할 때, 구성원은 그 안에서 오히려 안도감을 느끼고 업무 자체에만 집중할 수 있습니다. 시스템은 사람 사이의 마찰을 줄여주는 완충재 역할을 합니다.
넷째, ‘가짜 위로’가 아닌 ‘진정한 성장’을 이끌어내기 위함입니다.
리더가 성과를 못 낸 직원에게 감정적으로 설교하거나 위로하면, 직원은 “혼났으니 죗값을 치렀다”고 착각하거나 “상사가 나를 챙겨준다”는 잘못된 안도감을 느낍니다. 이는 행동 변화를 막는 면죄부가 됩니다.
조직이 개인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친절은 위로가 아니라 ‘성장’과 그에 따른 ‘물질적 보상’입니다. 따라서 리더는 감정을 섞지 않고 “결과가 미달입니다. 다음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행동을 수정할 것입니까?”라고 기계적으로 팩트만을 전달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직원은 변명을 멈추고 자신의 행동을 수정하여 성과를 내는 ‘프로’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조직에서 감정을 배제하고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비인간적인 행위가 아닙니다. 오히려 인간의 약함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불필요한 인간관계의 스트레스에서 구성원을 해방시키며, 누구나 노력한 만큼 공정하게 평가받고 성장할 수 있는 ‘가장 인간적이고 따뜻한 토대’를 만드는 과정이라고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