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체중을 줄이려 할 때, 우리는 흔히 과자를 멀리하라는 조언을 듣습니다. 하지만 최근 소규모 연구에서는 다크 초콜릿 비스킷이 오히려 다이어트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습니다.
다크 초콜릿의 코코아 풍미가 식욕을 조절하는 호르몬 분비를 자극해 포만감을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영국에서 발행하는 일간지 더 타임스는 2025년 5월 15일, 엘레노어 헤이워드(Eleanor Hayward) 건강 담당 기자가〈다크 초콜릿이 체중 감량에 도움될 수 있다면? (When dark chocolate aids weight loss)〉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습니다.
이탈리아 동부 피에몬테 대학(University of Eastern Piedmont)의 연구진은 다크 초콜릿과 쓴맛을 내는 쑥 추출물(Artemisia absinthium) 성분을 활용해 특별한 비스킷을 만들었습니다.
연구에 참여한 참가자들은 아침으로 이 비스킷을 섭취한 후, 혈액 검사를 통해 호르몬 수치를 측정하고, 식욕에 관한 설문지에도 응답했습니다. 탄수화물 양이 동일한 당 음료를 마신 그룹과 비교했을 때, 이 비스킷을 먹은 사람들은 더 큰 포만감을 느꼈고 식욕 억제 호르몬 수치가 증가했습니다. 특히 GLP-1이라는 호르몬이 활성화되었는데, 이는 체중 감량 주사제인 웨고비(Wegovy)나 누잼픽(Noujaro)와 동일한 타겟 호르몬입니다.
쓴맛 성분이 없는 일반 초콜릿 비스킷과 비교했을 때, 쓴맛을 내는 식물 추출물이 추가된 비스킷은 더욱 강한 효과를 보였습니다.
연구 책임자인 플라비아 프로담 박사는 “이 비스킷을 먹은 참가자들은 저녁 식사 전에 배고픔을 덜 느꼈고, 식사량도 줄어들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미 코코아와 다크 초콜릿이 포만감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으나, 이번 연구는 쓴맛 성분이 이러한 효과를 더욱 강화시킬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그녀는 “GLP-1 수용체가 쓴맛 성분에 의해 조절될 수 있는지 추가 조사가 필요합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해당 쓴맛 성분은 일반 간식에 쉽게 적용할 수 있으며, 맛도 기존 초콜릿 비스킷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합니다.
이번 연구는 건강한 체중을 가진 11명을 대상으로 한 초기 실험이었으며, 연구진은 향후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시험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프로담 박사는 “비만 치료에서 감정적인 식습관을 다루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람들은 위로가 되는 음식을 찾는 경향이 있으므로, 포만감을 높여주는 간식을 제공하는 전략이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스페인 말라가에서 열린 유럽비만학회(European Congress on Obesity)에서 발표되었습니다. 기존의 여러 연구들에서도 다크 초콜릿이 식욕을 조절하고, 공복 호르몬인 그렐린(ghrelin)의 수치를 낮출 수 있다고 보고된 바 있습니다.
한편, 일부 영양 전문가는 다크 초콜릿 비스킷이나 소위 ‘버번 비스킷’과 같은 간식류에 대해 자제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합니다.
영양사 캐리 럭스턴 박사는 “식욕을 억제하고 포만감을 높이는 보다 효과적인 방법은 식이섬유와 단백질 섭취를 늘리는 것입니다. 식이섬유는 칼로리가 낮고 소화 속도를 늦추기 때문에 포만감을 오래 유지시켜 줍니다. 단백질은 GLP-1 수치를 증가시켜 식욕을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녀는 이어서 “추천하는 간식으로는 삶은 달걀, 땅콩버터를 바른 토스트, 팝콘, 삶은 완두콩, 구운 병아리콩, 에다마메콩 등이 있습니다”라고 조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