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8월 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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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온 시간을 곱씹어볼수록, 한결같은 자세로 자신만의 길을 걷는 사람이 존경스럽게 느껴집니다. 아일랜드의 국민 가수 크리스티 무어(Christy Moore)가 바로 그런 인물입니다. 그는 올해로 80세가 되었지만, 지금도 매주 무대에 서며 노래를 부르고 있습니다. 오랜 세월이 무색할 만큼 그의 노래는 여전히 생생하게 관객의 마음을 울립니다.

무어는 아일랜드 킬데어 주에서 태어나, 젊은 시절에는 플랜크스티(Planxty)와 무빙 하츠(Moving Hearts)라는 전통 음악 그룹을 이끌며 국보급 가수로 떠올랐습니다. 그가 부르는 노래에는 아일랜드의 아픔과 기쁨, 저항과 사랑이 자연스럽게 담겨 있습니다. 그는 “나는 노래하는 아일랜드 사람”이라 말합니다. 이는 단순한 정체성 선언이 아니라, 그가 살아온 방식 그 자체입니다.

특히 무어는 젊은 세대에게도 큰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 그의 공연장에는 20대부터 60~7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모여듭니다. 그는 복잡한 무대장치나 과장된 퍼포먼스 없이, 기타 한 대와 목소리만으로 무대를 가득 채웁니다. 이러한 단순함이야말로 진정한 예술의 힘일 것입니다.

그의 음악은 시대를 꿰뚫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평화를 위한 노래, 잊혀진 사람들의 이야기, 소외된 이들의 목소리를 그는 결코 외면하지 않았습니다. 아일랜드 내전이나 우크라이나 전쟁, 팔레스타인 문제까지, 그는 언제나 시대를 응시하며 노래로 응답해 왔습니다.

최근에는 아일랜드 전통음악 아카이브가 그의 모든 기록을 수집하여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는 단지 한 가수의 회고전이 아니라, 아일랜드 현대사의 한 조각을 기념하는 일입니다.

우리 시니어 세대에게 크리스티 무어는 특별한 영감을 줍니다. 노래는 젊은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인생의 무게를 감당해 본 사람만이 부를 수 있는 노래가 분명 존재합니다. 그리고 그런 노래가 바로 오늘날 더욱 절실하게 필요한 것이 아닐까요?

80세의 크리스티 무어는 우리에게 말해줍니다. “당신의 노래를 부르세요. 그리고 그 노래가 세상을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다고 믿으세요.” 그가 여전히 무대에 서는 이유, 그리고 그 노래가 주는 울림을 우리 모두가 함께 되새겨 봤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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