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8월 05일
#082

– 이탈리아 시골 마을에서 찾는 제2의 삶

은퇴 후 새로운 삶의 무대를 꿈꾸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고단한 생계를 벗어나 여유로운 전원생활을 시작하고 싶은 마음, 이해합니다. 그런데 혹시 ‘1유로 주택’이라는 말을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최근 이탈리아의 여러 마을에서는 고령화와 인구 감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버려진 빈집을 단돈 1유로에 매각하는 제도를 운영 중입니다. 그 배경과 진실을 들여다보면, 단순한 부동산 거래를 넘어 ‘노년의 삶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과 마주하게 됩니다.

“이 집, 1유로면 됩니다” – 진짜일까?

실제로 이탈리아 시칠리아와 사르데냐, 토스카나 등 70개가 넘는 마을에서 이 제도를 시행 중입니다. 가격은 고작 1유로. 한화로는 약 1,500원 정도입니다. 커피 한 잔 값도 안 되는 금액으로 이탈리아의 오래된 주택을 소유할 수 있다는 것이죠.

하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습니다. 대부분의 마을에서는 집을 구입한 후 몇 개월 내 개보수 계획서를 제출하고, 2~3년 내 리모델링을 완료해야 하는 의무를 부과합니다. 집의 상태는 대부분 심각하게 낡아 있으며, 수리에는 수천만 원에서 억 단위의 비용이 들기도 합니다. 일부 마을에서는 보증금까지 요구합니다.

또한 문화재 보호 구역일 경우 역사적 외관을 유지하면서 공사해야 하기에 건축 규제도 만만치 않습니다.

성공 사례는 있지만, 모든 이에게 맞는 선택은 아님

가디언지에 따르면, 일부 외국인들은 실제로 이 제도를 통해 삶을 바꾸었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온 한 여성은 시칠리아의 고요한 마을에 집을 사서, 주말마다 남편과 함께 직접 수리하며 새로운 공동체에 정착했습니다. 이들은 평생 도시에서만 살아왔기에, 이러한 전원생활이 큰 전환점이었다고 말합니다.

반면 또 다른 이들은 고립감과 문화적 간극으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특히 외국인 방문이 드문 마을에서는 지역 주민들과 교류가 쉽지 않았고, 현지 관공서와의 행정 처리에도 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외부인이 지역의 고유한 문화를 침범한다고 느끼는 주민들도 있었습니다.

시니어에게 주는 새로운 메시지: ‘당신의 삶을 다시 설계해 보세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제도는 시니어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나는 어디서 어떻게 노년을 살아갈 것인가?”
“삶의 속도를 늦추고, 자연 속에서 나만의 시간을 보낼 수는 없을까?”
“지금이 아니면 언제 또 도전해보겠는가?”

인생의 2막은 반드시 편안한 도시에만 존재하지 않습니다. 때론 낯선 전원 마을, 오래된 골목, 지중해의 햇살 속에서 새로운 의미를 찾을 수도 있습니다. 비록 집값은 1유로지만, 그 안에 담긴 결정은 무겁고도 값진 것입니다.

현실적 조언: 꿈을 꾸되, 준비하라

이탈리아 1유로 주택에 관심이 있다면, 다음과 같은 점을 꼭 고려하셔야 합니다.

⊙ 비자와 체류 조건: 장기 체류를 위한 합법적 절차 확인 필요
⊙ 수리비용 추산: 전문가의 견적을 받아보고 예산 대비 여유 확보
⊙ 현지 언어와 문화 적응력: 지역사회와의 관계 맺기 준비
⊙ 관리 부담: 나이와 건강상태를 고려한 현실적 선택

즉흥적인 결정보다는, 장기적인 계획과 충분한 사전 조사를 바탕으로 움직이시는 것이 좋습니다.

마무리하며

‘이방인에게 문을 열면 공동체의 정체성을 잃는 것인가, 아니면 외부의 활력이 새로운 미래를 여는 것인가?’

이 질문은 비단 이탈리아 마을만의 것이 아닙니다. 우리 사회 역시 고령화와 인구 감소라는 같은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 실험은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자신에게 보내는 하나의 제안일지도 모릅니다.

1유로라는 숫자에 담긴 상징은 이렇습니다.

“이제는 당신의 삶도, 한 번쯤 새롭게 설계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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