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은 지금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로봇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공장의 컨베이어 벨트 위에서 박스를 옮기고, 자동차 부품을 용접하며, 자율주행 로봇이 부품을 나르는 모습은 더 이상 영화 속 장면이 아니라 현실이 되었습니다. 지난해 중국 공장에 설치된 로봇은 약 30만 대, 이는 전 세계 나머지 국가들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습니다. 반면, 미국은 같은 기간 34,000대에 불과했습니다. 이제 ‘세계의 공장’이라는 별명은 ‘세계의 로봇 공장’으로 바뀌어야 할지도 모릅니다.
로봇 산업의 폭발적 성장
중국 정부는 오랜 시간 동안 제조업 자동화를 국가적 전략으로 삼아왔습니다. 값싼 대출, 정부 보조금, 외국 기업 인수 지원 등을 통해 로봇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마련했습니다. 그 결과 중국은 세계 최대 로봇 소비국일 뿐 아니라, 로봇 생산국으로도 자리 잡았습니다. 과거에는 일본이나 독일에서 수입해야 했던 로봇을 이제는 자국에서 생산하고 있으며, 수입 의존도를 줄이는 데 성공했습니다.
특히 가격 경쟁력이 두드러집니다. 예컨대, 중국산 기본형 휴머노이드 로봇은 약 6,000달러(약 820만 원)에 불과합니다. 이는 미국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제품에 비하면 ‘절반 이하’ 수준입니다. 더 정교한 모델은 8만 달러(약 1억 900만 원) 수준이지만, 여전히 글로벌 경쟁사보다 저렴합니다.
시니어 세대가 주목해야 할 이유
시니어 세대는 “이게 나와 무슨 상관이 있지?”라고 반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로봇의 등장은 곧 노동, 복지, 그리고 생활 전반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첫째, 노동시장의 변화입니다. 자동화가 확산되면 단순 반복 업무는 급격히 줄어듭니다. 젊은 세대뿐 아니라 시니어 세대의 재취업 기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로봇 관리, 유지보수, 데이터 운영과 같은 새로운 일자리도 생겨나게 됩니다.
둘째, 복지와 돌봄의 변화입니다. 일본과 한국에서도 시범적으로 도입된 ‘돌봄 로봇’은 노인 요양, 간단한 가사 지원, 병원 이송 서비스에서 활용도가 높습니다. 중국의 저렴한 로봇 가격은 이러한 기술이 더욱 빨리 보급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앞으로 요양원에서 로봇이 식사 서빙을 하고, 약 복용 시간을 알려주며, 심지어 정서적 교감을 시도하는 시대가 도래할 수 있습니다.
셋째, 국가 경쟁력의 차이입니다. 중국이 로봇 제조와 활용에서 앞서 나가는 것은 단순한 경제 문제가 아니라 국가 전략입니다. 로봇 기술을 확보한 나라는 제조업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게 되고, 이는 세계 무역 구조에도 변화를 불러옵니다. 한국 역시 이 흐름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로봇 산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정책이 필요합니다.
윤리적 과제와 사회적 논의
그러나 로봇 확산이 마냥 긍정적인 것은 아닙니다. 자동화가 급속히 진행되면 노동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고, 특정 계층은 일자리를 잃게 될 위험이 있습니다. 또, 휴머노이드 로봇처럼 인간의 행동을 모방하는 기계가 늘어나면 사회적·윤리적 논의도 필요합니다. 인간의 존엄성과 기계의 역할 경계가 모호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국가 간 경쟁이 첨예해지면서 기술 패권 다툼이 심화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기업 간의 싸움이 아니라 국가의 미래 전략과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앞으로의 길
시니어 세대가 로봇의 등장을 두려움으로만 바라볼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을 수 있습니다. 예컨대, 디지털 교육을 통해 로봇과 함께 일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거나, 로봇을 활용한 창업 기회를 모색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또한, 돌봄 서비스에서 로봇을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더 나은 삶의 질을 누릴 수도 있습니다.
로봇은 이제 단순한 기계가 아니라 인간의 동반자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어떤 태도로 이 변화를 받아들이고, 준비하느냐 하는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