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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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과성 허혈 발작(TIA)을 대하는 시니어의 판단과 준비

일과성 허혈 발작, 이른바 ‘미니 뇌졸중’은 이름 그대로 증상이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특징을 지닙니다. 바로 이 점이 문제의 출발점입니다. 통증이 없고, 몇 분 안에 정상으로 돌아오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를 대수롭지 않게 넘깁니다. 그러나 의학적으로 일과성 허혈 발작은 결코 ‘작은 문제’가 아닙니다. 오히려 본격적인 뇌졸중이 발생하기 전, 우리 몸이 보내는 마지막 경고에 가깝습니다.

기사 속 사례에 등장하는 베스 본네스 씨의 경험은 시니어 독자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던집니다. 그는 비교적 젊은 나이인 40대 후반에 일과성 허혈 발작을 겪었지만, 증상이 빠르게 사라졌다는 이유로 즉각적인 위기의식까지는 가지지 못했습니다. 바쁜 일상, 가족과의 약속, 이미 예정된 일정들은 ‘조금 이상했지만 지나간 일’이라는 판단을 부추겼습니다. 이는 많은 중·장년층이 공감할 수 있는 장면입니다.

시니어 세대는 오랜 삶의 경험을 통해 웬만한 불편이나 이상 증상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이 정도는 예전에도 있었지”, “조금 쉬면 괜찮아지겠지”라는 판단은 생활의 지혜이기도 하지만, 신경계 질환 앞에서는 오히려 위험한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일과성 허혈 발작은 통증 대신 기능 저하로 나타나기 때문에, ‘아프지 않다’는 이유로 위험 신호를 놓치기 쉽습니다.

의학적으로 일과성 허혈 발작은 뇌로 가는 혈류가 일시적으로 차단되면서 발생합니다. 원인은 고혈압, 당뇨병, 심방세동, 고지혈증, 흡연 등으로 비교적 분명합니다. 문제는 이 위험 요인 대부분이 시니어에게 이미 익숙한 만성 질환이라는 점입니다. 다시 말해, 일과성 허혈 발작은 예외적인 사건이 아니라, 오랜 시간 누적된 생활 조건과 건강 상태의 결과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기서 시니어 독자가 주목해야 할 점은 ‘증상의 강도’가 아니라 ‘증상의 성격’입니다. 한쪽 팔이나 다리에 갑작스러운 힘 빠짐이 나타나거나, 말이 어눌해지고, 시야가 가려지거나, 균형을 잃는 증상은 모두 뇌 기능과 직접 연결된 신호입니다. 이러한 증상이 몇 분 만에 사라졌다고 해서 안심할 근거는 없습니다. 오히려 빠르게 회복된다는 점이 일과성 허혈 발작의 전형적인 특징입니다.

미국심장협회와 미국뇌졸중협회가 반복해서 강조하는 FAST, 혹은 BE FAST 원칙은 단순한 캠페인 문구가 아닙니다. 이는 일반인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최소한으로 단순화한 생존 매뉴얼에 가깝습니다. 얼굴, 팔, 말, 균형, 시력 가운데 하나라도 갑작스러운 이상이 생겼다면, 그 순간의 판단 기준은 단 하나여야 합니다. ‘사라질지 지켜보자’가 아니라 ‘지금 바로 의료진을 만나야 한다’는 원칙입니다.

특히 시니어 세대에게는 또 하나의 현실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괜히 호들갑 떠는 것처럼 보일까 봐”, “자식들에게 걱정을 끼치기 싫어서”, “응급실까지 갈 일은 아닌 것 같아서”라는 심리적 장벽입니다. 그러나 의료진의 입장에서 보면, 일과성 허혈 발작은 과잉 대응이 허용되는 몇 안 되는 상황 중 하나입니다. 결과적으로 아무 문제가 아니라는 결론이 나오더라도, 그것은 ‘잘못된 판단’이 아니라 ‘안전한 판단’에 속합니다.

진단 이후의 대응 역시 중요합니다. 기사에서 언급된 것처럼, 일과성 허혈 발작 이후 발생하는 뇌졸중의 상당수는 예방이 가능합니다. 이는 약물 치료뿐 아니라 생활 습관 관리가 핵심임을 의미합니다.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 관리, 규칙적인 운동, 염분과 포화지방을 줄인 식단, 금연, 그리고 스트레스 관리가 모두 포함됩니다. 시니어에게 이러한 변화는 결코 쉽지 않지만, 이미 겪은 경고 신호를 헛되이 하지 않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기도 합니다.

본네스 씨가 뇌졸중 이후 삶의 속도를 조절하고, 창작 활동과 같은 정서적 균형을 중시하게 된 점은 시니어 독자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줍니다. 뇌혈관 질환의 예방은 단순히 약을 복용하는 문제를 넘어, 삶의 구조를 재정비하는 과정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얼마나 오래 사는가’보다 ‘어떤 상태로 살아가는가’라는 질문은 바로 이런 지점에서 의미를 갖습니다.

일과성 허혈 발작은 지나간 사건이 아니라, 앞으로의 선택을 요구하는 신호입니다. 잠깐의 증상이 남긴 흔적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이후의 삶의 궤적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시니어 독자에게 필요한 것은 공포가 아니라 분별력이며, 무시는 용기가 아니라 위험이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는 일입니다.